대통령 취임식이 경찰아줌마에게 미치는 영향
- 3살 아들을 둔 경찰엄마의 첫 여성대통령에게 바라는 점-
지난 금요일 제주도에서 친정어머니가 올라오셨습니다.
주말동안 서울에 살고 있는 3살짜리 손자를 봐주시기 위해서죠 ㅡ.ㅡ;;
사위(제 남편 입니다)는 일주일째 해외 출장 중이고 막내딸(접니다..)은 지난 토요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동원 근무 때문에 주말에 집을 비울 수 밖에 없었답니다.
오늘은 월요일이니 친정어머니는 오전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내려가셨습니다.
제주도에 있는 둘째딸 애들을 돌봐주기 위해서죠 ㅡ.ㅡ;;
(둘째 언니도 워킹맘입니다. 조카들은 첫애가 초등학교 2학년, 둘째애가 5살입니다.)
서울로 시집을 와서 30살이 넘었는데도 친정어머니에게 이런 고생까지 시키니 죄송할 따름입니다.
저에게는 어제 일요일 저녁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제 아들과 안방에서 주무시고 저는 마루에서 혼자 오징어를 뜯으며 TV를 보면서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갖을 수 있었죠.
“내일은 첫 여성대통령, 박근혜 제 18대 대통령이 국회에서 공식 취임합니다.”
TV에서는 연일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시작을 알리는 보도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내일은 우리경찰들이 많이 바빠지겠군’
지난 대통령 취임식에 국회 외곽을 경비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새벽부터 동원이 되어 여의도 한강의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취임식이 끝나 행진이 끝날 때까지 계~속 서있었죠. (복장도 정장이라 너~무 추웠습니다 ㅜ.ㅜ)
‘내일 취임식이 무사히 끝나야 될텐데..’
제가 경찰이다 보니 무엇보다 행사의 안전이 저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서 오징어 마지막 다리를 뜯는 순간!!
갑자기 불안감이 몰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헉....내일.......혹시....임시공휴일인가?????’
갑자기 대통령 취임식이 임시공휴일인지 아닌지가 저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어버렸습니다.
내일이 임시공휴일이라 할지라도 저는 경찰이기에 출근을 해야 하고, 친정어머니는 제주도로 가시면, 우리 아들을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죠.
저는 벌떡 일어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질문 : 대통령 취임식은 임시공휴일인가요?’
‘답변 : 애석하게도... 임시공휴일이 아닙니다.’
만세!!
‘애석하게도’라는 단어가 저에겐 ‘다행이도’로 보였습니다.
저는 내일 마음 놓고 아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을 하고, 대통령 취임식이 안전하게 끝나기만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이번 대통령 취임식은 저에겐 특별한 날이 되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엄마가 된 후 처음 맞는 대통령 취임식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도 여자이기 때문에 첫 여성대통령이라 더욱 특별하게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자이고 경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박근혜대통령이 펼치게 될 여성관련 정책, 그 중에서도 경찰관련 정책이 궁금합니다.
예전에 미용실에서 여성잡지를 읽다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여성정책 주요 공약 관련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여성정책 주요 공약(여성 일자리, 여성 대표성 확대, 취약계층 여성 지원, 성범죄 강력 대처) 중에 ‘성범죄 강력 대처’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범죄 강력 대처 공약 1. 한국판 CSI 성범죄 전담반 신설 2. 16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집행유예 금지 3. 무료 법률 지원 확대 등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책 시행 |
우리 경찰에서도 여성과 청소년 대상으로 한 범죄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20일 서울경찰청 소속 31개 경찰서 중 27개서에 여성청소년과가 신설됐죠.
현재는 생활안전과 밑에 여성․청소년 대상 범죄 업무를 담당하던 여성청소년계가 ‘과’로 승격됨에 따라, 여성청소년과 밑에 아동여성계․청소년계도 더불어 신설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조직개편으로 서울경찰청에 117명의 인력이 증원될 계획이며, 향후 충원된 인력으로 폭력 대응뿐만 아니라 범죄예방을 위한 유해환경 단속․정화 및 청소년 선도 등 장기적 활동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입니다.
지난 2월 20일에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학교경찰관 발대식이 열렸습니다.
올해 3월 새 학기부터는 62명에 불과했던 서울지역 학교전담경찰관이 208명으로 대폭 늘어난다고 합니다.
다행히 오늘 대통령 취임식은 저의 바람, 경찰들의 바람대로 안전하게 마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찰에게 힘을 불어 넣어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살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임시공휴일에도 저처럼 자녀 맡길 곳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없는, 워킹맘이 맘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도 꼭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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