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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이야기/현장영웅 소개

대학교 입학식 날 "불합격" 통지 받은 사연

서울경찰 2012. 3. 26. 09:26
고3이면 누구나 꿈꾸는 것.
그건 바로 대학교 진학입니다.
게다가 명문대학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겠죠?


당당하게 합격통지서를 들고 대학교 입학식에 참석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캬~~
입시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는 한방에 날아가고, 미팅, MT 계획으로 배고픔도 잊겠네요.^^

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입학식에서 합격통지서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말이죠.

에이~~ 설마요~~ 경찰아저씨~~그게 말이나 되요?
어느 바보가 가짜 합격통지서를 진짜라고 믿겠어요?
명문대학에 합격할 정도면 바보가 아닌 천재일테고, 대학교에 직접 원서접수를 하고 합격통지서를 받았으니 진짜 합격통지서겠죠?

하하하. 그런가요?
하지만 명문대학에 합격하기엔 수학능력시험 점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까요?
그 와중에 기부입학을 시켜주겠다는 분이 구세주 처럼 짠~~하고 나타났다면요?

이 이야기는 어느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랍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예요.
 

서울수서경찰서는 2005년 6월부터 최근까지 대학입시컨설팅 사무실을 운영하며 입시준비중인 학생 6만5천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하여 입시상담 및 홍보에 이용, 찾아온 학부모들을 상대로 유명 대학교 특별전형ㆍ기부입학을 시켜주겠다고 속여 20억 원을 받은 혐의로 오 씨를 검거하였습니다.

오 씨는 중학교 졸업식장을 찾아 졸업앨범에 기록된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학부모들에게 "서울에서 입시컨설팅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어 원하는 대학에 진학을 시켜줄 수 있고, 사립대학에는 사외이사가 있는데 그 사람들을 통하면 등록하지 않는 학생대신 합격을 시켜줄 수 있다"고 속였답니다.
학부모들의 신뢰감을 얻기 위해 그 때마다 해당 대학총장 명의의 각종 문서를 위조하여 학교 내에 설치된 우체국에서 대학명의가 인쇄된 대봉투를 이용하여 발송 후, 발신자번호를 대학 대표 전화번호로 조작하여 SMS을 발송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군요.
  

대학입시컨설팅 원장 오씨가 위조해 피해자에게 보낸 서울대 합격자 증명서


 오 씨에게 속은 학생 중에는 대학 입학을 포기하거나 한 학기 동안 속은 걸 모른채 대학을 다닌 학생도 있다고 하니, 경찰관인 저도  참 놀랍습니다.

대학진학을 앞둔 학부모들의 절박함과 서울에 있는 유명대학에 입학시키고자 하는 부모의 심리를 이용하고, 사기범행 후에도 부적절한 청탁 때문에 고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지요.

속은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가 입은 충격은 둘째 치더라도, 대학입학 합격증을 받고 입학식에 참석하였다가 속은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에겐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가 되겠죠?
 그야말로 명문대학만 바라보는 한국사회와, 부모의 잘못된 사랑이 낳은 참극이네요.

경찰관인 저로서는 피해자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고 해당 대학교에 문의를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런 사기 사건들이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고, 지능화되어 가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여러분의 주의와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