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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이야기/현장영웅 소개

나는 형사다

서울경찰 2012. 2. 21. 20:44


 

서울경찰 숨은 영웅을 찾아서…

나는 형사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형사를 만나다...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민생치안 침해사범, 바로 남대문 시장 사건이다. 시장 상인들을 보호해야 할 관리회사와 경비원들은 상인 위에 군림했다. 자릿세를 뜯고 청소비도 강제로 물렸고, ‘부실’손수레를 만들어 강압적으로 떠넘겼다.



이 사건을 기획하고 수사한 형사를 만났다

서울경찰청 형사과 폭력계 형사들이다.

서울경찰청 폭력2팀 형사들이다.
여섯 명의 형사들이 지난 일 년간 끈질기게 수사한 그 사건의 뒷이야기와
형사들의 삶을 살짝 들여다본다.


 

이번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정훈 형사가 있었다.

폭력2팀의 기둥 같은 존재다.

생긴 외모도 기둥(?)같았다.


“키가 몇 이예요?”

“185에 100킬롭니다”

참 형사다운 말투다!

짧은 어투, 묻는 것만 짧게 짧게 대답하는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다.


 

 

형사들이 운전하는 승합차에 올라탔다.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이런 저런 개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정훈 형사는 경남 마산이 고향이란다.

경남에서 경찰생활을 하다,

총각때 서울 경찰동기 집에서 하룻밤 자다, 그만 지금의 아내를 만났단다.^^

그러니까, 동기의 처재와 한눈에 사랑에 빠져, 6개월 만에 결혼을 했다고 한다.

목포처자와, 마산총각의 결혼...

생각만 해도 영화 같았을 것 같다!!


한참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더니, 불쑥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더니, 이내 전화기를 꺼내, 무뚝뚝한 말로 집에 전화를 건다

“지금 집에 간다. 그런데, 나만 가는 게 아니고, 홍보실 직원이랑 같이 간다.

와이프가 뭐라고 했는지

“자세한건 나도 몰라, 그냥 간다! 애들 있나?”

“잔다고, 깨워라!!”

덩치만큼 간(?)도 큰 남자가 분명하다.

대뜸, 집에 전화를 걸고,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간다고 하는 게...


암튼 이렇게 이정훈 형사에 집에 도착을 했다.



형사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미모의 부인이 우리를 맞아줬다

“남편이 어떤 사람이예요?”

“남편이요! 제가 아닌 일과 결혼한 사람이예요!!”

망설임 없는 부인의 말에 이형사가 멋쩍어 한다!


지방에서 처음 올라와 배치 받은 경찰서 서장을 무작정 찾아가 이야기했단다.

“서장님! 저 형사하고 싶습니다! 형사 시켜주십시오!”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정훈이란 사람은 뼛속까지 형사다. 마약수사 유공으로 특진도 하고, 항상 자신보단 가정 가정보다는 일을 위해 살았다고 했다.


이정훈 형사의 큰 아들이다, 이 형사는 아들만 둘이다.

요즘은 남대문시장 사건이 끝나, 며칠 집에 일찍 들어왔더니,

아들 녀석이“아빠 회사에서 잘렸어요? 왜 이렇게 일찍 들어오세요?”하더란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지만, 지금도 범죄현장에서 범인검거를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을 형사들께 박수를 보낸다.

 

이정훈 형사는 검도 선수다. 서울경찰청 검도 선수로 여러 번 대회에 나가 수상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현재 검도 공인4단이고, 5단 승단심사를 준비 중인데, 지난해는 너무 바빠, 검을 잡아 본게 손에 꼽을 정도라고 이야기 했다.


 

“남대문 시장 사건 이야기 좀 해주세요?”라고 말을 했더니, 짧게 말하던 사람이 돌연 진지하게 변하고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남대문 시장에 대한 첩보로 입수하고, 수사를 개시하고부터 종료 할 때까지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지난 해 겨울에 시작해서,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에서야 수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수사 서류만 10,000페이지가 넘는단다. 수사서류를 책으로 편철했더니, 서른 권이 넘게 나왔다고 하니, 수사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다.

사건 피의자가 91명이나 되니, 얼마나 크고 깊은 사건인지 짐작이 간다.



일 년 가까이 수사를 하는 동안 힘든 게 뭐였냐고 물었더니,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보복과 경찰 수사의 신뢰 등 문제로 피해 진술을 꺼려 한다고 했다. 상인들의 고민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이 사건은 장기전이 될꺼라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했다고 한다.

형사들은 매일 아침 남대문 시장으로 출근을 했고, 상인들과 친해지기 위해 이들이 팔고 있는 안경, 홍삼, 양말, 장난감 등 집의 생필품은 물론 때론 필요 없는 물건도 사야만 했다. 

이런 열심과 성의 때문이었는지, 상인들이 한명 두 명씩 진술을 해 주기 시작했고, 160명이 넘는 피해자들을 여러방식을 통해 만나 진술을 받았고, 그 기간만 무려 6개월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수사를 한 형사의 입장으로 남대문 시장의 시간은 70년대에 정지되었다고 한다. 시장 상인들에게 경찰보다는 자신들을 괴롭히는 경비원이 더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니, 수사에 진전을 보이기 쉽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었다.


외국인이‘한국’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중에 하나인‘남대문 시장’의 뒷모습은 그리 밝은 곳만은 아니었다.





 

이 들은 무엇 때문에 이토록 끝이 보이지 않았을 것 같았던 수사에 온 힘을 다했던 것일까? 같은 경찰로 한참을 생각했다. 쉽게 근무하면서 지낼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 힘든 것은 대충 피해 지나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열정! 분명 형사들 마음 가운데는 이들을 이토록 미치게 만드는 또 다른 에너지가 있다. 그 열정이 다소 거칠 수 있지만, 이들 마음가운데 들어오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이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뜨거운지를 긴 시간 같이 있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형사들이 웃으며 또 회의를 한다. 자신들의 도움이 필요한 어딘가에 자신들의 열정을 멋지게 태울 곳을 찾는 것이다.

 형사!

 당신이 서울경찰의 숨어 있는 영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