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생명을 구하다."
지난 18일 평화롭던 일요일 오후 5시.
강북 미아지구대에 아이가 없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잃어버린 9세의 남자아이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더더욱 걱정되기만 했습니다. 빌딩5 층에 자리한 교회에서 아이가 없어져 애를 태우며 신고한 아이 부모는 건물 이곳저곳 샅샅이 찾고 또 찾습니다. 출동 경찰관, 아이 부모 그리고 교회 사람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한마음이 되어 아이를 찾기 위해 애쓰던 찰나,
“경찰관님 저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요.”
손인호 경위는 차량 운송용 엘리베이터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주변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혹시 아이가 호기심에 엘리베이터에 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손 경위는 조심스럽게 두꺼운 철문을 두드려봅니다.
“아아... 흐어어엉~~ 흑흑.”
철문 안에서 아이의 울음과 신음이 묘하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귀를 의심한 손 경위는 아이를 다시 한 번 불러 아이를 안심시킵니다. 20여 분 동안 캄캄한 곳에서 떨고 있었을 아이를 생각하니 빨리 어떤 조처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경찰 장비로는 아이를 구출하는 데 도움을 줄 수가 없었기에 119도움을 청했습니다.
곧이어 출동한 119대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신속 정확하게 엘리베이터 문을 뜯어냅니다.
철문이 열리는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와~~’ 하며 환호성이 터지며 동시에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두꺼운 철문 안에 한 줄기 빛이 들어간 순간 엘리베이터 한쪽 귀퉁이에서 쪼그리고 앉아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어린아이가 보였습니다. 아이는 한눈에 보기에도 몹시 지쳐 보였습니다. 구조되기까지는 20여 분 이었지만, 아이에게는 그 어떠한 시간보다 길게 느껴졌을 테니까요.
어린아이의 부모님은 어찌나 놀랬던지 쉽게 가라앉지 않은 마음으로 아이를 한참 동안 부둥켜안습니다. 구조된 아이도 부모님을 만나 반가웠던 것인지 아니면 자기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이 있어서 어안이 벙벙했던 것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어머니 품에 안겨 있습니다.
쉽게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세심한 수색을 통해 끝까지 임무를 다한 미아지구대 손인호 경위, 최종현 경장, 철문을 열어준 119구급대 그리고 한마음이 되어 걱정해준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아이를 다시 부모님 품에 안겨드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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