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와 학교폭력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던 영만이(가명, 중학생)와 서울 양천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이완재 경위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12월 어느날 아침,
이완재 경위는 평소와 다름없이 사무실 책상에 앉아 오늘 상담할 학생들의 자료로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경위의 휴대전화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걸어온 건 양천구의 ○○중학교의 한 학생.
“선생님!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
이 경위는 영만이의 고민을 듣기 위해 직접 만나보기로 하였습니다.
영만이를 만나 그 동안의 고민과 힘들었던 사정을 듣고, 영만이의 상태가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영만이는 지방에서 1년 전 양천구의 ○○중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영화배우가 꿈인 영만이는 활기차게 학교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가정불화로 영만이의 학교생활은 급격히 소심해지고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같은 반 남학생 5명은 의기 소침해있는 영만이에게 사투리를 쓴다며 장난스러운 욕설, 인디언밥 놀이 같은 폭행 등으로 괴롭혔습니다.
영만이는 점점 대응할 힘도 없어지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느낌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겠나?,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경위는 가정문제를 원상태로 돌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우선 가해 학생들을 모두 불러 조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학교에 통보조치 후 부모님들을 모두 불러 가해 사실을 확인시키고 영만이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도록 끌어냈고,
영만이는 처음에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결국 친구들의 마음을 받아들여 용서하기로 하여 학교폭력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영만이의 심각한 우울증은 걷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경위는 수시로 영만이를 만나 떡볶이, 햄버거, 자장면 등 간식을 함께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 가족 이야기가 나왔는데, 영만이가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아저씨가 우리 아빠였으면 좋겠어요!”“아빠에게 전화 좀 해주시면 안 돼요? 아빠 돌아오시라고.”
이 경위는 남의 가정사에 개입한다는 심적 부담이 컸지만 한 학생을 벼랑 끝에서 구한다는 생각으로 전화기를 들어 영만이의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
“저는 영만이를 살리려고 전화하였습니다. 부모님들의 갈등으로 한 아이의 삶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가정으로 빨리 돌아오실 생각이면 빨리 돌아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전화기 속에서는 아무런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서로 인사도 없이 전화를 끊었습니다.
한 달여 뒤 이 경위는 다시 영만이의 아버지에게 문자를 또 남겼습니다. “영만이가 기다립니다. 빨리 집으로 돌아오세요!”라고..
하지만 역시나 아버지의 대답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난 4월,
이 경위는 영만이로부터 기분 좋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저씨 아빠가 돌아왔어요!”
“잘됐다. 좋니”
“좋아요.. 아저씨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전화를 받은 이 경위는 큰 보람을 느꼈고, 용기 내어 아버지께 전화를 했던 것이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완재 경위>
영만이는 지금 영화배우의 꿈을 위해 활기찬 생활을 하며 모범학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영만이의 용기 있는 전화, 학교전담경찰관의 아버지와의 용기 있는 전화, 아버지의 용기 있는 선택이 한 가정의 행복과 영만이의 삶에 희망을 가져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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