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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철수야, 다시 시작해보자!!

남대문홍보 2015. 10. 6. 15:40

철수(가명)야, 다시 시작해보자!!
- 남대문署 왕태진 경위의 「학교 밖 청소년」 상담·지원 우수사례 -

다음은 가출과 장기 결석으로 유급 위기에 처한 학교 밖 청소년 철수(가명, 15세, 남)를 지속해서 보살피고 상담하고 지원해 다시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하고, 또 기초생활 수급 및 심리치료도 받게 지원한 우수사례의 주인공인 왕태진 경위가 쓴 이야기입니다.

 

# 가정폭력, 부모이혼 그리고…. 가출
철수를 등교시키기 위해 이른 아침 철수의 집을 찾아가자 강아지 짖는 소리를 뒤로하고 복대를 착용한 철수의 어머니가 힘겹게 모습을 보였다. 수술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아 거동이 몹시 불편하다고 했다.

 


“엄마 잔소리에, 학교도 재미없어요.”
가출한 뒤 58일간 무단결석을 하며 유급까지 단 5일만을 남겨두고 귀가한 철수의 첫마디였다. 지방 쉼터를 전전하며 가출팸 청소년들과 어울려 생활했다고 한다. 철수의 부모님은 어릴 적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불화로 철수가 초등학교 시절 이혼을 했고, 현재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었다.

 

# 학교로 돌아가는 길…
메르스 여파로 한창 혼란스럽고 긴장된 6월 중순. 철수는 장기가출로 인해 심한 열과 기침 증세를 보였고, 학교를 데려간다고 한들 정문에서부터 선생님들이 체온점검에 손 소독제를 뿌려주는 등 긴장된 분위기에 정상적인 등교는 어려운 상황이다. 먼저 철수를 가까운 내과에 데리고 가서 진료 후 주사 등 처방을 하고 격리장소에서 담임과 생활지도부장을 만나 간단한 등교절차를 마쳤다.

 


사실 철수는 중 1학년 때부터 잦은 결석(약 80여 일 가출)으로 Wee센터 연계, 상담도 필요한 터라 나는 근무 중 틈틈이 철수와 동행하며, 지속해서 대화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낯선 나의 손길을 거부하던 철수도, 이제는 자신의 친구들 이야기, 자신만의 놀이문화를 얘기하는 등 마음을 열어주었다. 철수와 편한 관계가 된 요즘, 이제 학교 밖에서 여자 친구들한테 노래도 잘해 인기가 많다는 등 사적인 자랑도 스스럼없이 한다.

 


철수의 손에 먹거리를 들리고 충분한 휴식과 약 복용을 당부한 뒤, 다음 날 아침 등교 동행을 약속하고 뒤돌아 오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 귀가와 등교는 성공! 하지만 집엔 공과금 체납…
철수의 손을 잡고 등교시키는 모습을 본 학교장님은 우리보다 철수를 더 잘 알고 신경을 써주어 고맙다고 했다. 장기가출과 결석에서 귀가와 등교로 안심은 되었다고 하지만 이제 근본적인 치유가 필요했다.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생활에 기본적인 공과금을 낼 수 없을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철수와 어머니에게는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했다. 용산구청 사회복지사와 협의하여 기초생활수급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논의를 했고 2달여간의 설득 끝에 매월 80만 원씩 지원이 결정되었고, 2015년 7월분부터 소급 입금을 받게 되었다.
또한, 남대문경찰서 청소년문화발전위원회에 철수의 사연을 안건으로 공식 상정, 위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끝에 철수에게 교육지원비를 매월 일정액 지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장기간 결석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철수를 위해 용산구청 청소년지원센터에 협조하여 주 1회씩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남대문경찰서 자체 선도프로그램 ‘꿈 터’, ‘꿈 트리’에 참여하도록 하여 또래 학생들과 함께 직업체험 및 견학을 하는 등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지원을 위해 담당 사회복지사와 연락을 취하던 중 “철수 어머니로부터 학교도 가지 않고 집을 나가는 아들을 데리고 학교에 가는 등 도움을 주는 참으로 고마운 경찰이 있다는 말을 듣고 누군가 궁금했었다”며 반겨주는 순간 가슴 뭉클해졌다.

              

< 왕태진 경위 : tbs교통방송 출연 모습 >

 

# 이제 집 나가지 않고 학교 잘 다닐게요.
학기 중에는 학교에 데리고 간다고 자주 보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다, 방학이 시작되자 자주 볼 수 없는지라 철수는 뭐할까? 집은 나가지 않았는지? 궁금함에 2∼3일에 한 번 전화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나거나 영화를 함께 보는 사이 어느덧 우리는 절친이 되어가고 있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저 이제 집 안 나가고 2학기부터는 학교에 잘 다닐 거에요.”라고 하는 모습이 그렇게 대견스럽고 보람 있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철수뿐만이 아니라 철수의 주변 친구들까지 먹거리 만남을 하며 친해진 덕에 이제 그 친구들도 함께 철수를 걱정해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만으로 가득 찼던 철수가 지금은 미래의 꿈을 이야기하고, 친구들에 관해 이야기도 하는 멋진 학생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학교생활을 포기하려 했는데 친구들과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된 것이 마냥 좋다”는 철수를 위해 나는 든든한 희망의 울타리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