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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경찰서/우리동네 경찰서

(강북) 죄는 미워했지만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다.

강북홍보 2015. 8. 20. 18:24

죄는 미워했지만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오전.
“안녕하세요, 별일 없으시죠?”수유3파출소 젊은 경찰관은 자기 할머니라도 되는 듯 인사를 건네며 문안순찰을 합니다.
 그러나 안색이 안 좋으신 할머니께서 어렵게 꺼낸 한마디,
“집 앞에 참깨를 말리려고 놓아뒀는데 없어졌지 뭐야. 이런 것도 경찰관이 찾아줄 수 있나?”
뜻밖의 답변에 할머니께 “꼭 찾아 드릴게요 할머니 너무 걱정 마셔요.”라는 말로 안심시켜 드렸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먼저 주변 골목길 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았으나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모습은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범인의 모습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이 또한 수사의 단서일 수 있다고 파악한 경찰관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할머니께서 거주하는 골목길에 약 10세대가 있으니 범인은 분명 여기에 있을 텐데...’
나름의 확신을 한 경찰관은 주민들이 모여 있는 곳에 다가가 얘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이웃집 주민이 참깨를 도둑맞았다고 하는데, CCTV 분석 해보니 밖으로 가져간 사람이 없네요. 과학수사하면 쉽게 범인을 밝혀지겠지만, 그전에 사실대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골목 사람들에게 소문을 퍼뜨려 범인이 자수할 수 있도록 기지를 발휘한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경찰관이 오가고 사건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자 되기 시작하자 범인은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사건 후 4일이 지나 피해품을 들고 피해자를 찾아가 용서를 구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절도범을 처벌하면 사건은 깔끔하게 마무리하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러나 범인은 70세로 월세 생활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노인이었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인 할머니 또한 처벌을 원치 않았고 피해액이 소액인 점을 고려하여 즉결심판 조치로 사건을 일단락했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섭섭하지요.
 경찰관은 동네주민 간 사이가 소원해지지 않도록 신경 써 드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집 모두 창문경보기를 설치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달 말에 방범창 무료설치와 가스 배관 그리스 도포지역으로 선정하여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을 약속했습니다.

절도 행위 자체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참깨를 훔친 할아버지 또한 우리가 보호해야 할 국민의 한 사람으로 여겨 지혜롭게 해결한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밤낮으로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강북경찰서 수유3파출소 직원들(경장 김창원, 이길호, 김종필 순경 김윤경)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