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 길가에 아무렇게나 서 있어요. 좀 위험해보여요.”
지난 6월 1일 정오쯤에 신촌지구대에 신고가 하나 접수됩니다.
도로 갓길 쪽으로 승용차 한 대가 비스듬히 위험하게 서 있어서 다른 차들 통행에 방해가 되고 위험해 보인다는 신고.
신고를 접수한 허정무 경위와 현민우 순경이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현장에 도착한 허 경위와 현 순경. 한 차량이 보닛 부분만 갓길 쪽으로 향하고 뒷 부분은 길가 쪽으로 나와 비스듬히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차 안에는 한 남자가 운전대에 팔을 얹고 엎드려 있었습니다. 운전자를 검문해 보기 전에 먼저 경찰조회를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차량, 도난 차량으로 조회되는 겁니다.
사건이 갑자기 심각해졌습니다. 운전자를 검문해 보아야 했습니다.
“똑똑똑, 잠시 검문 있겠습니다.”
운전석 유리창을 노크했습니다. 운전석에서 머리를 들고 부스스 운전자가 일어났습니다. 경찰을 보고 눈이 커지며 놀라는 표정을 짓나 싶던 그 찰나, 황급히 시동을 걸어 엑셀을 밟고 도망갑니다. 옆 차선을 진행하던 택시도 쿵! 충돌하고 멈칫하더니 다시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한시가 급했습니다. 허 경위는 택시에 승차해서 뒤쫓고, 현 순경은 순찰차로 그 뒤를 쫓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길에 다니는 차량이 많아 도주차량은 시야에서 이미 놓쳐버린 뒤였죠.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도주 차량의 예상 진로를 계속 무전을 해서 다른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어어, 저 차 아니야? 저 차 맞네”
그렇게 뒤쫓던 그 때, 허 경위와 택시 기사의 눈에 용의차량이 들어옵니다.
용의자가 갓길에 나 아닌 척- 하고 앞뒤 두 차 사이에 살포시 정차를 시켜놓았던 것이지요.
열심히 앞만 보며 쫓을테니 못 보고 그냥 지나칠 것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무전을 듣고 출동한 다른 순찰차 여러 대로 용의차량이 도망가지 못하게 둘러쌌습니다.
“똑똑똑, 잠시 검문 있겠습니다. …똑똑똑, 문 좀 열어보세요.”
아무리 두드려도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대치하기를 30여분.
결국 강제로 문을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삼단봉으로 차량 유리창을 깨서, 드디어 이 용의자를 검거하게 됩니다.
검거 후 이 남자, 확인해보니 정말 가관입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3%의 만취상태에 이미 다른 죄로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만취&수배자&차량절도의 3종 세트였습니다.
서대문 경찰과 택시 기사의 멋진 콜라보레이션 검거 작전.
앞으로는 이런 멋있는 장면은 없어도 되니, 이 세상의 범죄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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