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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이야기/현장영웅 소개

도굴품을 구매한 박물관장??

서울경찰 2014. 9. 29. 07:47

  아니, 박물관장이 도굴된 장물을 구매한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광역수사대를 방문했습니다.

 


<광역수사대 지능3팀장 장보은 경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선 중종의 손자 풍산군 이종린의 분묘(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36호) 등지에서 도굴된 '지석' 558점을 은닉해 온 사립박물관 관장 권 모 씨(73)를 불구속 입건하고 이를 알선한 문화재 매매업자 조 모 씨(65) 등 3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했습니다.

 

 

  '지석(誌石)'은 죽은 사람의 인적사항이나 무덤의 소재를 기록하여 묻은 판석이나 도판을 말하는 것인데요. 봉분이 무너져 분묘를 잃을 경우를 대비해 주로 사회적으로 높은 계층에서 사용되었답니다.

 

  특히, 매장자의 생몰시기, 개인의 일생, 가족사, 관직행적, 덕망, 당시의 사회사 및 상 · 장례 제도 등 다양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일종의 '타임캡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역사적 ·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합니다.

 


<피의자에게서 압수한 다양한 재료와 형태의 지석>

 


<지석에 대해 설명 중인 문화재청 유승민 문화재감정위원>

 

  이번에 회수된 지석은 조선 전기부터 후기까지 광범위한 기간에 걸쳐 제작된 것들로 조선 9대 성종의 아들 양원군, 중종의 손자 이종린 등 왕가의 것부터 형조판서 김종정, 대제학 김진규 등 당대에 이름을 떨친 세도가의 것까지 실로 다양했습니다.

 


<피의자 권 모 씨가 지석을 은닉한 창고>

 

  피의자 권 모 씨는 2003년경부터 다수의 문화재 매매업자들로부터 구매한 지석을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타인 명의의 창고에 은닉해 왔는데요.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고 공소시효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기 위함이었다고 하니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조상의 지석을 바라보는 피해자>

 

  더군다나 조상묘의 지석을 도난당한 피해자들이 받은 충격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매장문화재인 지석의 특성상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었는데요.

 


<전주 이씨 문중 이사장>

 

  브리핑에 참석한 전주 이씨 문중 이사장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당시 심정을 밝히며, "자칫 돌려받지 못 할뻔한 조상의 발자취가 담긴 소중한 기록을 되찾게 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경찰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광역수사대 지능3팀 3반>

 

  광역수사대 수사관의 말에 따르면 문화재는 오래될수록 그 가치가 오르기 때문에 도굴된 문화재는 해당범죄 공소시효 완성 이후에나 유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현금거래를 통해 매매가 진행되어 수사 진행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어려운 수사여건에도 소중한 우리문화 유산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광역수사대에 박수를 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