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경찰 농구단」 LB POL

2014. 4. 18. 11:01

 

 

 

 

 

 

 

 

 

  NBA 공룡센터 샤킬 오닐은 마이클 조단의 은퇴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먼 훗날 나의 손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이 할아버지가 한때 위대한 농구 황제 조던과 함께 코트에서 뛰었단다. 이게 내 농구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다."

 

 

 

 

  90년대 마이클 조던은 전 세계 청소년들을 농구코트로 불러냈고,

  당시 아이들은 마이클 조던의 그림이 새겨진 운동화를 신은 친구를 최고로 부러워했었죠.

  조던의 운동화를 생산하던 한 회사는 단숨에 스포츠 용품 세계 1위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조던의 농구를 보며 꿈을 키우던 한국 청소년들이 경찰에 입문했습니다.

  그리고 '농구'라는 이름으로 하나 둘 모여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1999년 '농구 동호회'를 결성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농구 실력을 겨루기 위해 직장인 농구리그에 참석하기로 합니다.

 

 

 

 

  2003년 YMCA 배 직장인 농구대회 결승전!

  결승전에 오른 팀은 삼성전자 직장인 농구팀입니다.

  삼성전자팀은 리그 전승으로 결승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당시 39연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아마 농구의 최강자였습니다.

 

  상대팀은 신생 경찰청 농구팀, 누가 봐도 상대가 안 될 시합이었습니다.

  삼성전자팀은 2년 연속 우승팀으로 3연속 우승하면 YMCA 우승기를 평생 가져갈 수 있다고 합니다. 당시 삼성전자팀은 이미 우승을 예견한 듯 자체 현수막과 와인 등 축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2점 차로 경찰청 농구팀에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이 경기를 계기로 경찰청 농구팀은 아마추어 신생 강팀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경찰청 농구팀!!

  아마추어 리그에 처음 참가한 신생 경찰팀 우승!

  삼성전자의 39연승의 전설을 깨다!

  이처럼 스포츠 신문에 기사가 나갈 법도 한데~~ 조용~~

 

  아무도 모르는 우리만의 전설 경찰청 농구팀 'LB POL (Legendary Bird Police)'을 서울경찰 뉴스레터가 소개합니다.

 

  먼저 2003년 화려한 등장한 경찰청 농구팀의 전적입니다.

 

 

 

 

 

 

  경찰청 농구단 창단 맴버이자 농구단 최고령인 서대문경찰서 형사과 고정희 경위(44)를 만나 경찰청 농구단이 창단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999년 서울경찰청 101경비단 소속의 젊은 경찰관들이 주축이 되어 농구팀을 만들게 됐습니다. 지금은 서울 전역의 경찰관 42명으로 구성됐고, 소수지만 타 지방경찰청 경찰관들도 농구가 좋아 참여하고 있습니다."

  "농구단 인원이 생각보다 많네요. 고 경위도 주전 선수인가요?^^"

  "저는 현재 주전 선수는 아닙니다.^^ 10년 전 만해도 주전 가드로 활약했는데, 이제는 몸무게도 10Kg이나 늘었고, 바쁜 업무 때문에 자주 참석하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늘 농구코트에 있습니다."

 

 

 

 

  경찰청 농구단은 매년 2~3개의 리그에 참가한다고 합니다.

  경기 참석은 형편이 되는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참석하는데 평균 한 경기에 5-8명 정도가 참석한다고 합니다.

 

 

 

 

  한 고등학교의 체육관입니다. 이곳에서 아마추어 농구팀들의 리그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농구팀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경기 시간과 경기 룰은 프로농구와 같습니다.

  심판도 있고, 전광판도 있으며, 팀파울도 있고 심지어 경기를 중계하는 장내 아나운서도 있습니다.

 

  또한, 모든 경기는 실시간 인터넷에 중계된다고 하니 그냥 길거리농구를 생각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뉴스레터 필자가 도착했을 때

  직장인 리그팀인 롯데백화점팀과 홈플러스팀이 경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양 팀 모두 선수 출신의 감독이 있어 작전을 지시하고 선수를 관리하는 모습이 흡사 프로농구팀을 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날 경기는 홈플러스팀이 62대 32로 대승을 거뒀습니다.

 

  롯데백화점에는 선출(선수출신)이 한 명 있었음에도 지는 걸 보니, 다섯 명이 하는 농구는 한 명만 잘한다고 이기는 건 아닌가 봅니다.

  다음 경기가 막강한 우승후보인 KB국민은행팀과 경찰청 농구팀인 LB POL팀의 경기입니다.

 

여기서 잠깐!

  직장인 리그에만 있는 재미있는 룰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이곳 리그에 참석하고 있는 팀은 모두 59개 팀입니다.

 

 

 

 

 

 

  경찰청 농구팀(LB POL) 감독은 마포경찰서 오원석 경위입니다.

  직장인 리그는 매 주말 경기를 하지만 경찰의 교대 근무 특성상 매주 참석하는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감독 겸 선수인 오 경위도 교대 근무자입니다. ㅠㅠ

 

  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 농구팀과 비교해도 열악한 실정입니다.

  코치나 트레이너도 없습니다.

  물론 전용 연습장도 없습니다.

  회사 지원금(리그 참가비 등)도 확실히 없습니다.ㅠㅠ

 

  경기 당일 연락이 되는 선수들이 모여 손발을 맞추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여러 차례 우승도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바로 경찰청 농구팀이 전설인 이유입니다.

 

워너비 드림팀!

  경찰청 팀은 아마추어 농구선수라면 누구나 뛰어 보고 싶은 드림팀입니다.

  열악한 경찰청 농구팀의 일원이 되고 싶어 경찰이 되려는 이상한 경우(?)까지 있습니다.^^

 

 

 

 

  마포경찰서 교통과에 근무하는 추상원 순경도 길거리농구선수 시절 경찰청 팀을 알게 돼 경찰관이 되어 팀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오늘 처음 이곳에 온 서초경찰서 심혁보 순경입니다.

  심혁보 순경도 농구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농구를 하다 경찰청 팀을 알게 됐답니다.

 

  열심히 공부해 경찰관이 된 심혁보 순경과는 대조적으로

  친구는 경찰청 농구팀의 일원이 되기 위해 지금도 체육관이 아닌 노량진 고시촌에서 칼을 갈고 있답니다.^^

 

 

 

 

  심 순경의 여자친구도 함께 왔습니다. 심 순경과 곧 결혼할 사이인 여자친구도 전직 농구선수라네요^^

  고참들은 이날 처음 농구장에 나온 심 순경을 가장 부러워합니다.

 

  이유는 아시죠?^^

  주말 가족의 따가운 눈총을 피해 농구장에 나오기기 여간 힘든 게 아니랍니다.

 

 

 

 

  오늘도 근무 때문에 많은 경찰관들이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청 농구팀 국보급 센터(?) 이한민 경장은 병가를 냈다고 합니다.

  유일한 대학부 선출(선수 출신)이라 인터뷰를 하고 싶었는데 병환이 심하다더군요.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또 다른 센터 김영훈 경장은 당직 근무라 참석을 못했습니다.

  주전 포인트가드 김남태 경사도 해외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경기가 있던 다음 날 센터 김영훈 경장을 만나러 경기도 평택으로 달려갔습니다.

 

 

 

 

  신장 195Cm 중학교 때부터 길거리농구로 동네를 누비고 다녔던 김영훈 경장 역시 농구가 좋아 경찰이 됐습니다.

  고향 선배인 포인트 가드 김남태 경사가 경찰이 되어 농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경찰이 되어 농구팀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김 경장이 얼마나 농구를 좋아하냐면 근무가 없는 주말이면 당직 근무를 하고 난 후라도 평택에서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서울에 와 농구 경기를 하고 간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농구를 하고 난 뒤 너무 피곤해 기차 안에서 졸다가 평택에서 내리지 못하고 논산까지 갔는데 집에 도착하니 새벽 3시가 되었다는군요.^^

 

 

 

 

게임 시작!

  드디어 KB국민은행과 경찰청팀의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좀 전의 3부 리그 선수들과는 몸놀림이 다릅니다.

  주전 센터가 둘이나 빠진 경찰청팀, 그렇다고 호락호락할 팀이 아닙니다.

 

 

 

 

 

 

 

 

  김영훈 경장을 대신해 골밑을 지킨 강성욱 경사도 농구단 고참급 주전 선수입니다.

  김영훈 경장과 이한민 경장이 있으면 포워드 역할을 했을 텐데, 오늘은 센터 역할을 맡아,

  15득점에 10리바운드와 한 개의 블록슛을 멋지게 성공했습니다.

 

 

 

 

 

 

  매 쿼터 감독 겸 선수인 노장 오원석 경위의 활약도 대단했습니다.

  오원석 경위는 이날 17득점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경기 MVP에도 선정됐습니다.

 

 

 

 

  이날 경기의 일등 공신은 새로운 해결사 심혁보 순경이었습니다.

 

  심 순경이 뛰기 시작하자, 상대팀 선수들은 한결같이

  "야! 10번 막아!"라며 심 순경을 경계했지만

  야생마 심 순경을 전담 마크할 강철 체력은 상대팀에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2쿼터부터 경기에 참석한 신인 심 순경은 3점 슛 4개를 포함 24득점을 올렸습니다.

  오원석 경위의 말이 "오늘 심혁보가 아니었으면 이기기 힘든 경기였다."고 했습니다.

  경찰청 농구팀에 또 한 명의 스타 선수가 나타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날 최종 스코어는 64대 54로 경찰청 승!

  땀에 젖은 유니폼을 갈아입고 선수들은 기쁜 마음으로 각자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음날, 근무 중인 경찰관을 찾아 현장에 갔습니다.

  어제까지 코트 위를 누비던 강성욱 경사는 광진경찰서 형사과 형사로 지금 스마트폰 절도범 검거를 위해 열심히 근무 중입니다.

 

 

 

 

 

 

  감독 겸 선수인 마포경찰서 오원석 경위는 의경들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소대장으로 근무하고, 같은 경찰서 추상원 순경은 교통사고조사 요원으로 변신해 열심히 근무 중입니다.

 

 

 

 

  찰스 버클리를 닮은 서초경찰서 심혁보 순경은 이제 3개월 된 신임 경찰관입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오늘도 순찰차를 타고 관내를 순찰 중입니다.

 

 

 

 

  오원석 경위에게 농구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농구는 오늘을 더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살게 하는 에너지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아마추어 농구팀의 전설로 불리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올 2월에 경찰에 들어온 신임 심혁보 순경이 고참 경찰관에게 묻습니다.

  "우리 이번 시즌에 우승하면 청장님 표창 받나요?"

  "표창은 모르겠고, 우승하면 청장님이 밥 한번 사주시지 않겠나!"

 

  무뚝뚝한 경상도 고참 말속에 15년 전설의 농구팀 내공이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에어 조던'의 화려한 플레이는 아니지만,

  농구, 경찰, 끈끈한 우정과 열정이 만들어낸 우리 동네에만 있을 법한 전설의 이름 LB POL!

  경찰청 농구팀의 뜨거운 열정이 주는 신선한 바람을 느끼고 돌아갑니다.

 

  'Air 폴리스' 파이팅!

 

 

 

 


12-0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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