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ED - 디자인으로 범죄를 예방하다!

2014. 5. 16. 10:27

 

 

  C.P.T.E.D

  씨.피.티.이.디(?)

  알고 있는 분도 있겠지만, 모르는 분들에겐 어떻게 읽을지 부터가 고민되는 다섯 글자의 알파벳.

 

 

  바로 범죄예방디자인, 셉테드입니다.

  '디자인으로 범죄를 예방한다고?'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우리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 서울.

  생소하기만 한 셉테드가 이곳 서울에도 곳곳에 적용되어 있답니다.

 


 

'안전' - 도시디자인의 기본이 되다

  이제 안전은 누구나 공감하는 최우선 가치가 되었습니다.

  안전은 행복의 전제이자, 행복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많은 사람이 모여 살아가는 현대 도시사회에서는 '범죄로부터의 안전'이 필수겠지요.

 

 

  이곳은 미국의 세계적인 도시 뉴욕.

  매력적인 도시 뉴욕도 한때는 범죄도시라고 불릴 만큼 범죄 문제가 심각한 곳이었는데요.

  바로 이곳이 셉테드가 태어난 고향이랍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셉테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 많은 도시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영국에는 건축물의 셉테드를 심사하여 인증해주는 '셉테드경찰관'도 있다고 하니, 셉테드의 인기가 실감이 납니다.

  그럼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서울은 어떨까요?

  서울시는 지난 2010년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조례를 개정하여 새로 지정되는 모든 뉴타운에 셉테드를 적용토록 했습니다.

 

 

  실제 2012년엔 범죄예방디자인 시범사업을 선보여 큰 범죄예방 효과를 봤다고 하는데요.

  영국 범죄예방디자인센터(DAC:Design Against Crime)에서도 공동체를 기반으로 구시가지에 셉테드를 적용한 최초의 사례이자, 셉테드의 패러다임을 바꾼 제3세대 셉테드로 명명했다는 서울의 그곳!

  그곳이 어디인지 궁금하시죠??

  그래서!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우리마을 지킴이, 셉테드

 

 

  이곳은 마포구 염리동의 소금길 입구.

  염리동? 소금길? 서울 한복판에 무슨 소금이냐구요?

  옛날 마포나루를 거점으로 한 소금쟁이들이 이곳에 터를 잡아 살아왔다고 하여 불린 이름이 바로 염리(鹽里)동이라고 합니다.

  인심 좋은 주민들이 모여 살던 이곳.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재개발이 늦춰지면서 살고 있던 주민들이 조금씩 떠나게 되었고...

  마을은 점점 흉물스럽게 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때요? 오싹~ 하지 않으세요?

  그래서! 서울시는 2012년 4월 이곳을 '소금길'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장소로 선정하고, 안전한 염리동 만들기에 돌입합니다!

 

 

  마을 입구에 떡 하고 세워진 소금나루!

  예부터 마을 입구에 마을을 지키는 정승들을 세웠다던데,

  이곳 마을의 정승은 바로 이 소금나루인 듯합니다.

  소금나루는 쉽게 말해 이 마을의 주민 사랑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때 달동네까지 수돗물을 끌어 올리던 폐쇄된 가압장이 이렇듯 멋지게 바뀐 것입니다.

 

 

  소금나루는 소금길 곳곳에 노란색 대문을 한 '소금지킴이집' 6가구에 설치된 카메라 영상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평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취약지역을 순찰하는 주민들의 안전한 거점이 되는 24시간 초소이자,

  인근 대학생들이 지역 청소년들에게 1:1 학습을 지원하는 '마을미래학교', '옥상을 이용한 도시공업, 주민 안전교육 등 주민공동체를 위한 개방과 어울림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누가 우리 마을에 들어오는지 볼 수 있도록 벽면도 투명한 유리창으로 만들어져 있네요^^


  자, 이제 소금길로 올라가 볼까요?

 

 

  소금길을 오르기 전 스트레칭도 쭉쭉~

  그 전에 잠깐! 소금길을 보면서 그 속에 숨겨진 셉테드의 원리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셉테드의 기본원리에 대해 잠깐 살펴볼까요?

 

 

  공부는 다 했으니, 이제 올라가 봐도 되겠죠?

 

 

 

 

  소금길은 비좁고 어두워 범죄에 대한 주민들의 두려움이 높았던 핫스팟(Hot Spot) 1.7km을 연결하여 만든 멋진 산책 · 탐방로입니다.

  소금길은 거리에 따라 A코스와 B코스가 지정되어 있는데요.

  1번부터 69번까지 번호등을 설치하여 쉽게 코스를 따라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전 집 담장 위에 있던 무서운 쇠창살이 이렇게 나란히 서서 웃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마치 친근감 넘치는 염리동 주민들이 방문객들을 반겨주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퀴즈 하나.

  담장과 그 위에 설치된 이 조형물은 셉테드의 어떤 원리가 적용된 것일까요?

  너무 쉬운거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문 옆에 세워진 담벼락은 '자연적 접근통제'의 대표적 사례~!

  첫 번째 문제는 쉽게 내는 것이 예의라죠?^^

 

 

 

 

 

 

  와~ 골목 골목이 마치 미술 전시관 같습니다. 정말 예쁘죠?

 

 

  골목길 계단에도 꽃이 활짝 피어 있네요~

 

 

  남자는 허리! 튼튼한 허리를 만들어 주는 소금길~

  번호등에는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가 현재 위치와 코스안내를 해줍니다.

 

 

  불로장생의 계단?

  이 계단을 오르면 수명이 늘어난다네요~^^

 

 

  "댁들도 소금길 구경 왔냐옹~"

  열심히 소금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중 만난 고양이.

  느긋~한 고양이 표정을 보니 이곳 정말 안전하긴 안전한가 봅니다.

 

 

  노란 대문의 이 집은 '소금지킴이집'입니다.

  소금지킴이집 대문 앞에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신고버튼이 설치되어 있고, 주변을 감시할 수 있는 CCTV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CCTV를 소금나루에서 24시간 관찰을 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안심되죠?

 

 

  앗! 이것은??

 

 

  골목 한가운데 추억의 '땅따먹기' 라인이 그려져 있습니다.

  옛 추억을 살려 저도 한번~^^

  이쯤에서 두 번째 퀴즈~!

  이 골목길에 그려진 땅따먹기 라인은 셉테드의 어떤 원리가 적용된 것일까요?

  맞습니다. 바로 활동의 활성화~^^

  사람의 발걸음이 뜸한 이곳에 아이들이 나와 뛰어놀 수 있도록 하여 범죄를 예방토록 한 것이지요.

  이렇게 한 시간쯤 소금길을 걸어 다시 소금나루로 내려왔습니다.

  소금길을 직접 보시니 어떠신가요?

  행여 범행을 생각하던 사람도 이 골목길 오르면서 생각이 싹 바뀔 것 같죠?

  실제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소금길이 시행된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인 지난해 3월에 실시한 조사 결과,

  범죄예방효과 인식은 78.6%, 만족도는 83.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한, 5대범죄 발생률도 2012년보다 감소하였고, 그중 강간사건은 발생 제로, 절도는 12%가 줄었다고 합니다.

  이곳을 산책하는 분들은 소금길을 오르며 건강도 찾고, 멋진 벽화도 관람하며 즐거워하지만, 사실 자신도 모르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답니다.

  바로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골목의 구석구석을 산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곳을 순찰하는 경찰관이 되어 주는 것인데요.

  이것이 바로 소금길에 숨겨진 범죄예방디자인의 핵심원리인 것이지요.

  디자인으로 범죄를 예방한다는 말. 이제 실감이 납니다.

 


 

학교, 셉테드를 만나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강서구의 공진중학교.

  학교는 우리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꿈을 키워가는 아주 중요한 공간인데요.

  안타깝게도 최근 학교폭력 등 청소년범죄가 사회적 문제가 되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과연 셉테드가 그 대안이 되어 줄 수 있을까요?

  셉테드를 선택한 공진중학교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학교 1층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드림 월(Dream Wall)입니다.

  학교의 구석진 공간 등 행여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공간에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해 새롭게 탈바꿈한 후, 그곳에 CCTV를 설치하여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요.

  드림월이 있는 한 이 학교의 사각지대는 없습니다.

 

 

  원투, 원투! 쨈쨈!

  기존 창고로 쓰이던 이 공간은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의 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동아리실 옆 빈 공간을 활용해 만든 댄스홀.

  무대와 함께 설치된 오디오는 스마트폰에 연결해 쉽게 음악을 틀 수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끼를 뽐낼 수 있는 무대가 학교 내에 있다니, 참 부럽습니다~

 

 

  "야, 너 수업 끝나고 학교 뒤편으로 와"

  말만 들어도 덜덜 떨리던 공포의 '학교 뒤편'에는 암벽타기 "드림 그라운드"가 설치되었습니다.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곳에 학생들이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운동공간을 만들어 범죄도 예방하고, 학생들의 넘치는 에너지도 스포츠를 통해 발산할 수 있도록 한 1석 2조의 공간입니다.

 

 

  복도 끝 부분에 그려진 벽화.

  벽화 덕분에 복도가 참 밝아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각 층의 철문에도 칙칙한 회색 대신 밝은 색이 칠해졌습니다.

  학생들의 마음도 문 색깔처럼 밝아질 것만 같은데요.

  실제로 이 학교에 범죄예방디자인이 적용된 이후 학생들의 무질서 인식과 범죄 두려움이 각 7.4%, 3.7% 하락했고,

  시설물 호감도는 27.8% 높아졌다고 하네요^^

  학교 건물에서도 제 역할을 정말 톡톡히 하고 있는 범죄예방디자인입니다.


셉테드, 스파이더맨을 막다!

 

 

  단독주택과 빌라가 밀집되어 있는 이곳은 도봉구 방학2동.

  대문짝만한 현수막에 '특수형광물질을 활용한 도난방지구역'이라고 당당히 경고 해 놨습니다.

  마치 "들어올테면 들어와 봐" 라는 자신감의 표현처럼 보이는데요.

  사실 이곳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빌라 벽면에 설치된 가스배관을 타고 발생하는 침입절도 때문에 여간 골치가 아픈 게 아니었습니다.

  올해 2월 그(?)가 이곳에 부임하기 전까지 말이죠.

 

 

  그가 누구냐고요?

  바로 빌라촌의 침입절도 박멸가, 신방학파출소장 박상춘 경감입니다.

  올해 2월 도봉경찰서 신방학파출소장으로 부임한 박 경감.

  침입절도를 예방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박 경감의 머릿속에 문뜩 부임 전 경기도 구리경찰서에서 근무했을 당시 성범죄예방을 위해 사용했던 '특수형광물질'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이 특수형광물질로 어떻게 침입절도를 예방한다는 걸까요?

  실제 시연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날렵하게 가스배관 구석구석 시약을 바르는 경찰관!

  이렇게 도포된 시약은 평소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것! 특수 제작된 이 손전등에 비춰보면...

 

 

  밝은 형광색을 띄게 됩니다.

  누군가 가스배관처럼 시약이 도포된 곳을 만지거나 스치기라도 했다면! 형광물질은 우리에게 범인이 누구인지 말해줄 것이라는 거죠!

  더 이상 스파이더맨(?)처럼 가스배관을 타는 절도범은 찾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이 특수형광물질을 활용한 범죄예방디자인은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적용하여 그 효과가 이미 검증된 바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기존에 비해 절도범죄건수가 22%, 네덜란드의 경우 무려 65%가 감소되었다고 하는데요.

  이곳 방학동의 경우엔 그 효과가 어떨까요?

  실제 올해 2월, 5건을 기록하던 침입절도건수는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한 3월 6일 이후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니...

  말 그대로 침입절도 제로!

  그 효과, 정말 눈이 부실 지경입니다.

 

 

  이 경고! 메시지는 주민들보다 범죄자들이 더욱 고마워해야 할 충고인 듯하네요.

 


 

셉테드 - 청소년이 만드는 예쁜 골목

  다음 제보를 받고 찾아간 곳은 동대문구 주택가의 한 골목.

 

 

  청소년이 만드는 예쁜 골목이야기??

  으슥한 이 골목길에 그동안 청소년들이 자주 모여 하는 것이 있었다고 하는데...

  물론 이곳에서 학생들이 공부할리는 만무하겠죠?

  바로 흡연입니다.

  청소년들의 상습적인 흡연과 비행으로 인해 그동안 이곳 주민들은 말 못할 불안감 속에서 지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대문경찰이 칼을! 아니 붓(?)을 들었습니다.

  올해 3월, 인근 대학과 고등학교 학생들, 페인트 회사 등과 함께 손을 잡고, 이곳에 멋진 벽화를 그려 흡연 없는 골목길을 만들어 보기로 한 것인데요.

  자, 내 붓을 받아랏~~!!

 

 

  헥헥...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것 같죠?

  자, 학생들과 함께 힘들게 완성한 벽화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없던 흡연 욕구도 끄집어낼 것 같았던 이 담벽이...

 

 

  이렇게 멋지게 바뀌었습니다~!

  담배연기와 싸우는 청소년의 모습을 형상화한 벽화.

  실제로 벽화 밑엔 담배꽁초 하나 보이지 않았는데요.

  칼보다 펜이 더 무섭다고 하던데, 여기에 붓도 포함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집까지 바래다주는 남자친구 - 셉테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취재를 하다 보니, 벌써 밤입니다.

  범죄예방디자인은 밤이 되면 더욱 진가를 발휘합니다.

  여기서 다음 찾아갈 장소 맞추기 퀴즈 하나!

  남자들은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 없는 곳.

  세상 모든 아름다움이 모여 있는 곳.

  그곳이 어디일까요?^^

  정답은??

  바로 여대! 여자대학교입니다~^^ (너무 주관적이다고요? ^^)

 

 

  범죄예방디자인을 찾으러 간 다음 장소! 바로 숙명여대인데요.

 

 

  '그 아름다움 안전하게 지켜드리기 위해 셉테드는 이날 밤에도 그렇게 빛을 밝히고 있었나 보다..'라는 셉테드 시 구절이 자연스레 읊어지는,

  아주 멋진 야광 불빛입니다.

 

 

  용산경찰서에서는 숙명여대 기숙사와 그 부근의 여성전용 하숙집 · 원룸 등이 밀집한 이곳 골목길의 약 300M 구간에 여성안심귀갓길이라는 표지와 함께 쏠라표지병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쏠라표지병이 무엇인지 모르실 것 같은데요.

 

 

  어두운 밤길 이곳을 지나가는 여학생들에게 초록빛 쏠라표지병은 마중 나온 든든한 아버지, 집까지 바래다주는 남자친구입니다.

  자연히 여학생들의 불안감은 해소되고, 범죄자들도 밝아진 조도에 의해 범행심리가 위축되어 범죄가 예방됩니다.

 

 

  여기에 숙명여대 학생들과 부근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원효지구대 경찰관들의 순찰까지 더해지면...

  정말 '물 샐 틈 없다'는 표현, 이럴 때 쓰는 건가요?^^

  우리 여학생들의 밤길 안전을 확인하는 것으로 취재를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길.

  이곳저곳 돌아다녔더니... 제 체력은 이미 방전상태입니다.

  그런데 문뜩 낮에 갔었던 염리동 소금길의 밤이 궁금해집니다.

 


 

셉테드의 밤

 

 

 

 

 

 

  밤길에 찾은 소금길.

  소금길에 찾아오는 어둠은 더 이상 불안함이 아니었습니다.

  두려움도 아니었습니다.

  감상(感想)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셉테드가 있었습니다.

  범죄예방디자인을 통해 서울시 곳곳에 숨어있는 불안감이 감상으로 바뀌게 되는 마법이 계속되길 기대해 봅니다.

 

 

 

 

 


11-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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