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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경찰서/우리동네 경찰서

(강북서) 꾸깃꾸깃 흰 봉투에 담긴 사연

강북홍보 2015. 9. 3. 15:21

꾸깃꾸깃 흰 봉투에 담긴 사연

지난 8우러 20일 오전 번3파출소에 어떤 할아버지가 들어와 넋두리를 늘어놓습니다. 할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근무 중인 이인호 경관은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할아버지는 가족 이야기부터 세상 돌아가는 얘기까지 그동안 가슴에 담아 두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꺼냅니다. 한참을 이야기하고 나서야 ,
“내 얘기를 들어줘서 고맙소.”라는 말과 함께 조용히 자리를 떠납니다.

“웬 봉투가 여기에 있지.”
할아버지가 앉아있었던 자리에 꾸깃꾸깃한 흰 봉투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오만원권 2장이 든 봉투를 뒤늦게 발견한 이 경위는 부랴부랴 할아버지를 찾아 나섭니다.

“할아버지를 어디서 찾는담.”
이름도 전화번호도 알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 파출소는 아파트 단지 가운데 자리 잡고 있던 터라 주민에게 백방으로 물어 어렵게 할아버지의 거처를 알게 됩니다.

어렵게 할아버지와 만난 이 경위는 할아버지가 가족도 없이 홀로 지내며 폐지를 모으며 하루하루 힘들게 산다는 딱한 처지라는 것을 듣게 됩니다. 혼자 외로움과 싸우며 지내는 할아버지는 이 경위를 보자,
“어이구, 경찰관님이 어떻게 이곳까지 찾아오셨나요.”
이 경위를 보자 반가움과 서러움이 교차했는지 금세 할아버지의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제가 아들처럼 자주 찾아뵐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셔요”
 할아버지는 친절한 경찰관이 너무도 고맙고 자식 같다며 손을 꼭 부여잡습니다. 이 경위는 흰 봉투를 할아버지께 돈을 돌려주고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하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옵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단독가구가 126여 만 호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도시에 사는 노부부의 주요 생계수단은 폐지 수집이고요. 하루 내내 열심히 모은 폐지는 고작 3천~5천 원이라고 합니다. (1kg당 70원)

문제는 노인가구 중 10%만이 생활보호법에 의해 최저생계가 보장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법적으로 부양자가 있으면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호적상의 자식일 뿐 생활고, 연락 두절 등으로 부양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습니다. 결국, 노인가구의 절반은 월평균 50만 원 이하의 생계비를 스스로 마련하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제 노인 문제는 가족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이고 사회 차원의 대책에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