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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언터쳐블 1%의 우정

영등포홍보 2015. 8. 11. 15:23

 

가진 것이라곤 건강한 신체가 전부인 무일푼 사고뭉치 백수 드리스가
부와 명성 모든 걸 가졌지만,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 백만장자 필립의 간호인으로 고용되어
필립의 집에서 생활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감동 스토리를 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지난 2011년 프랑스에서 개봉되어
프랑스 박스오피스 10주 연속 1위, 누적관객이 1,800만 명이 돌파할 정도로 크게 흥행이 되었는데요
요즘처럼 계층 간 관점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이 시대에
두 사람의 환경을 초월한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였습니다.

경찰관련 블로그에 웬 영화 얘기냐고요?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도 꽃피워 나가는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를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영등포경찰서 대림파출소의 정영호 경위는 본인의 모바일 메신져 프로필사진에
항상 몸이 불편해 보이는 한 남성과 찍은 사진을 올려놓습니다.
그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처음 제가 본 것이 2014년 1월 즈음이었는데요
얼마 전 안부를 물어볼 겸 다시 한번 모바일메신저에 들어가자 찍힌 장소와 복장만 달랐을 뿐
여전히 그 남성과 찍힌 사진을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곤 저는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이분이 누구 신지...
"아 용주? 우리 대부님이야."라며 답변하는 정영호 경위
그리고 정 경위의 프로필에 2년 가까이 올라와 있는 용주씨와 정 경위의 사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현재 동작구 대방동에 거주하는 용주씨는 어렸을 적 소아마비를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 후유증으로 용주씨는 여전히 몸이 불편하고 전동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지요
지금은 아버지와 함께 동작구에 한 아파트에 거주하지만
15년 전 2000년 당시에는 관악구에 있는 2층 주택에 살았습니다.

지금 용주씨같이 도움을 필요한 분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어
지자체에서 저렴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장애인 콜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활동보조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처음 정 경위를 만났던 2000년 당시에는 그러한 지원이 부족했습니다.
2주에 한 번씩 병원진료를 받아야 했던 용주씨는 택시를 타야 했지만, 택시를 잡기가 쉽지 않았고
택시를 타더라도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것도 여간 곤욕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용주씨는 가까운 봉천10동 파출소로 전화를 겁니다.
병원에 가야 하는 데 장애가 있어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기 어렵다고 도와줄 수 있느냐고

 

<위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일 뿐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이렇게 정 경위와 용주씨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정 경위는 흔쾌히 간다고 하였고
근무 날이든 근무가 아니든 용주씨가 병원이 가는 날이 되면 보조인을 자처하며
김씨를 번쩍 들어 자기 차에 태워서 진료를 받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그렇게 2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병원진료를 돕던
정 경위는 인사발령이 나게 되었고 때마침 시행된 장애인 콜택시와 활동보조인 지원 제도로
더는 정 경위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지요.

그래도 2년 동안 쌓인 정은 그들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장애인과 활동 보조인 관계가 아닌 친구가 되어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교류를 해오고 있습니다.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용주씨와 천문대도 함께 다니고
몸이 불편해서 대전 엑스포를 가보지 못해 대전 가보는 것이
용주씨와 대전여행도 함께합니다. (이 여행은 용주씨 스스로 계획한 첫 여행이라고 합니다.)
하루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려는데 용주씨가 천문학 관련 강연을 가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한걸음에 달려가 함께 시간을 보내다 양지바른 잔디밭에서 잠깐 쉰다는 게 깜빡 잠이 들고 말았죠
하지만 용주씨는 2시간 동안 곤히 잠든 정 경위에 곁에서 말없이 기다려 주었지요.

 

<루 게릭병에 걸린 피아니스트와 그의 간호인의 우정을 담은 영화 '유 아 낫유'의 한 장면>

 

지난 2013년 정 경위는 천주교 세례를 받습니다. 대부를 정해야 할 시점
정 경위는 자신보다 어리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용주씨에게 대부를 부탁합니다.

정 경위는 말합니다. 용주는 비록 몸이 불편하지만, 정신은 누구나 맑은 친구라고
어떤 사람이든 딱 5분만 대화를 해본다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긍정의 힘을 믿고 밝게 살아가는 용주씨를 보며
항상 존경심을 느끼곤 한다고 합니다.

그리곤 당부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처한 어려운 환경뿐만 아니라
그릇된 편견과 보이지 않는 차별과도 싸워야 하는 일도 있지요"

"그들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다만, 약간 환경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혹시 주위에 도움을 필요하신 분들을 만나신다면 저처럼
곁에 머물러 대화를 시도하고 경청해 보세요
불편한 몸에 숨어 있는 그들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참모습을 발견하실 겁니다."

 

 


이제 어느덧 그들의 인연이 시작되고 강산이 한번 변할 만큼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의 소중한 인연 앞으로도 이어지길 모두 응원해 주시면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