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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이야기/서울경찰 치안활동

당신의 꿈에 투자하겠습니다

서울경찰 2015. 5. 22. 10:33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백형 경위가 정호(가명)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3월경입니다.

  당시 정호는 절도와 폭행 등 비행을 일삼으며, 고등학교 1학년에 이미 자퇴한 조금 엇나간 친구였습니다.

 

 

  가족 간의 불화로 수개월 전부터 집을 나와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오토바이로 배달 일하며 지내던 정호.

  베테랑 학교전담경찰관(SPO)인 이 경위조차도 전과가 많은 이 아이가 정신을 차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정호의 두 눈에서 앞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읽은 이 경위는 모른 채 지나치고 포기할 수 없었고, 정호의 가족과 친구들을 포섭해 연락을 취하는 등 본격적인 선도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이 경위는 기존 수차례 쌓인 전과와 진행 중인 사건 해결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꾸준히 연락을 취하는 한편,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고 화합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이 경위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길 수개월... 드디어 정호는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예전부터 새로운 출발을 꿈꾸고 있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또 전과가 있어 곤란함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차례의 상담 끝에 이 경위는 정호가 평소 오토바이를 좋아했던 것에서 착안해 오토바이 수리 일을 배우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했고, 정호는 이제껏 가져보지 못했던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말만 꺼내놓고 모른 척 지켜보기만 할 이 경위가 아니죠?

  이 경위는 관내 오토바이 수리점포를 물색했고, 사장님께 사정을 간곡히 설명해 정호가 일을 배울 수 있도록 연결해 줄 수 있었습니다. ^^

 

정호가 수리해 준 오토바이를 시운전 중인 이백형 경위

 

  그때부터 정호는 낮에는 오토바이 수리 일을 배우고, 밤에는 기존의 배달 일을 다니는 등 누구보다도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열정만큼 뜨거웠던 어느 여름날. 정호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야간 배달 일을 하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입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달려간 이백형 경위는 생각보다 크게 다치지 않은 정호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요.

  사고로 오토바이 정비사의 꿈이 꺾일 것이 우려된 이 경위는 또다시 정호와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고, 오토바이보다 덜 위험한 자동차정비사가 되어보는 건 어떻겠냐고 넌지시 제안했습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자동차정비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교 자동차학과로 진학해야만 했고,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정호에게 전문대학교 진학은 너무나 아득한 일이었습니다.

 

  현실적인 벽 앞에 의기소침해진 정호를 보고 이 경위는 또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었는데요.

  주변을 수소문해 청소년 상담센터 선생님과 연계해 검정고시 준비를 돕는 한편 꾸준한 만남과 상담을 통해 정호가 꿈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12일.

  그 노력이 헛되지 않게 정호는 고졸 검정고시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정호가 자동차정비사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소식에 이 경위도 기쁨을 감출 수 없었는데요.

  1년여 만에 마치 다른 사람이 된듯한 변화를 보여준 정호에게 오히려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백형 경위는 "꿈도 정호의 것이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정호의 것이었습니다. 제가 한 일이라곤 그저 곁에서 지켜본 것 밖에 없습니다."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는데요.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아이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준 그에게서 학교폭력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봅니다.

 

  청소년 여러분! 꿈을 향해 걸어가세요!

  서울경찰이 당신의 꿈에 투자하겠습니다. ^^

 

 

 

  취재 : 홍보담당관실 김성은 행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