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아주머니댁에 쇠붙이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2015. 1. 26. 09:39

"아주머니댁에 '쇠붙이'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 정성으로 빚은 감동-

살다 보면 항상 발에 채며 귀찮기까지 하던 물건들이 꼭 필요할 땐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는 이상야릇한 경우가 있는데요, 그럴 때면 정말 신에게서 버려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물며 평소에 꼭 필요하게 여기던 것이 하루아침에 '뿅' 하고 사라져 버린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지난 1월 21일. 강서경찰서 공항지구대는 '계량기 위 무쇠를 훔쳐갔다'는 112신고를 접수했는데요, 그 '무쇠'란 신고하신 아주머니댁의 외부에 위치한 '수도계량기'에 지난 몇 년간 올려져 '덮개'역할을 해왔던 쇠붙이였습니다. 다소 황당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다지 가치 있는 물건도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현장으로 달려간 박종훈 경사, 김정우 순경 눈앞의 아주머니는

"이렇게 되면 여기 주차하다가 차가 밟기도 하는데요, 겨울에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정말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경찰관들에게 '쇠붙이'를 좀 찾아달라고 호소를 했습니다.

"거참 아주머니, 이거 여기 플라스틱 덮개도 있고 별로 비싼 물건도 아닌데 뭘 그래요."

라고 말했다면! 아마 급체한 사람 입속으로 찹쌀떡을 욱여넣는 꼴이 되었을 테지만, 박종훈 경사와 김정우 순경! 두 손 두 발 걷어붙이고 쇠붙이를 찾아 나섭니다!

고물상 탐문은 기본, 공사현장, 쓰레기장, 방치된 화물차 등 주변 곳곳을 돌아다니며 쇠붙이의 행방을 물었지만 안타깝게도 쇠붙이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빈손으로 돌아가자니 울먹이는 아주머니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려 발걸음이 떨어지지를 않았는데요,

"자 아주머니 어떠세요!"

"아유~너무 감사해요. 이 정도면 충분하겠어요. 아무것도 아닌 이런 작은 일에도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니 너무 감사하네요."

집 앞에서 만난 아주머니는 박종훈 경사의 손을 부여잡고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종전의 쇠붙이를 찾지 못한 박종훈 경사가 인근 공사현장에서 쇠붙이를 대신할만한 덮개를 얻어서 아주머니댁으로 돌아온 것이었는데요, 덮개 위에 묵직한 돌덩어리들도 척척 올려서 이전보다 오히려 튼튼한 덮개를 만들어 드렸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별것 아니라면 아니었던 신고와 또 대단할 것도 없는 경찰관의 도움이었는데요, 적어도 아주머니에겐 밤잠을 이루지 못할만큼 큰 고민이었기에 큰 감동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고, 세상이 각박해지다 보니 사소한 어려움 앞에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기도 또 도움을 주기도 쉽지 않은 대한민국의 현주소. 문득 번쩍이는 마천루를 자랑하는 지금보다 흙냄새 속에 사람냄새 그윽하던 옛날이 그립기도 한데요,

'민중의 지팡이' 경찰! 조금 더 따뜻한 말, 조금 더 세심한 배려로 메말라가는 이 땅에 따뜻한 대한민국을 꽃피우는 행복의 씨앗을 심어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 묵묵히 선행으로 살아가는 모든 경찰관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힘내세요!

 

 


12-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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