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보물 줍는 할아버지

2015. 1. 23. 09:18

보물 줍는 할아버지

- 교차로 폐지 수집 할아버지께 베푼 경찰관의 선행-

더는 때 탈수 없을 만큼 새까만 목장갑. 발이 다치는 것만 겨우 막아주고 있는 듯한 낡은 신발.
백발이 성성한 김 할아버지는 오늘도 길을 나섰습니다.
'박스 할아버지'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그렇게 부릅니다. 할아버지처럼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많은 노인을 우리는 그렇게 부릅니다. 넘쳐 흐를 만큼 수북한 폐지를 끈으로 손수레에 가까스로 동여매고 할아버지는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잿빛 거리를 걸어갑니다.

"어 저거 위험한데?"

교통안전 1팀 문서기 경사와 강석헌 경사는 화곡역 사거리 교차로 근처에서 생활주변 무질서 이륜차 단속 중에 있었습니다. 달팽이 집처럼 커다란 손수레를 끌며 건널목을 건너시던 할아버지는 막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뀐 순간에도 건널목의 중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신호가 바뀐 것에 적잖이 당황한 듯한 할아버지. 하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인지, 더는 힘을 쓰는 것이 힘겨워서인지 할아버지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힘드시죠! 조금 밀어드릴까요?"

행여 채근하면 무안해 하실까 봐, 넘어져 다치기라도 하실까 봐. 순찰차에서 내린 문서기 경사는 조용히 인사를 건네며 손수레 뒤에 섰습니다. 행여나 무질서하게 교차로로 나올세라 다른 차량을 순찰차로 통제하는 역할은 강석헌 경사의 몫이었습니다. 손수레에 체중을 실어 미는 순간, 온몸으로 전해지는 묵직한 폐지의 무게가 마치 할아버지의 삶의 무게인 것만 같았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소탈한 웃음으로 화답하시는 할아버지.

함께 밀며 당기며 그렇게 교차로를 벗어나자, 직진신호에도 한참을 기다려 섰던 차들도 저마다의 갈 곳으로 나아갔습니다.

우두커니 서서 저만치 멀어져가는 손수레를 한동안 바라보았습니다.
하루하루 이토록 위험하고 힘겨운 시간들이지만 얼굴엔 늘 미소를 머금으신 김 할아버지.
작은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었던 것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도 가치 없는 존재는 없습니다.

길거리에 버려진 폐지 하나도 김 할아버지께는 적지만 소중한 생계비가 되어주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어쩌면 그들도 어느 곳, 어느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보물과 같은 존재들일지도 모릅니다. 따뜻한 마음과 배려로 그들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온다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 경찰관들의 이런 작은 선행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작은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12-08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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