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의 명대사 기억하시나요?
"내가 봤어. 이놈이 밑장 빼는 거 확실히 봤다니까"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마라, 이런 거 안 배웠어?"
확실하지 않은 것에 승부를 거는 만큼 무모한 행위가 또 있을까요?
도박!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파멸시킬 만큼 위험합니다.
그 중 연예인 불법 도박 파문 등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이 이슈화되고 있는데요.
최근 스마트폰 등을 통한 실시간 스포츠 중계방송이 활성화된 점을 이용해 직접 중계방송을 개설하여 불법 스포츠 도박 참여를 유도한 일당이 적발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해외 서버까지 사용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는데요.
다행히도 서울경찰의 끈질긴 추적수사에 덜미를 잡혔고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인한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합니다.
자, 이제부터 그 사건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서울은평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와 '인터넷 실시간 스포츠 중계 사이트'를 운영하여 22개월간 총 10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조 모(38)씨와 곽 모(23)씨를 입건하였습니다.
주범인 조 씨는 2010년 강남 역삼동에 도박 관련 PC방을 운영하던 김 씨에게 컴퓨터 기자재를 공급하면서 친분을 쌓게 되는데요.
2012년 2월경,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마음먹고 당시 호주에 거주 중인 김 씨와 공모하여 도박 사이트 운영에 관한 사업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즉, 조 씨의 컴퓨터 기술과 김 씨의 자금이 밑바탕이 된 것인데요.
조 씨 본인은 한국에서 아르바이트생 곽 씨를 고용하여 도박 사이트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 실시간 스포츠 중계방송을 운영하고 도박 자금의 인출 및 분배를 담당하였습니다.
또한, 공모자 김 씨는 호주에서 도박 참가자 관리 및 일일정산 업무를 담당하는 업무를 분담하였다 하네요.
이들은 일명 '퓨마'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통해 회원(도박 참가자)들에게 유럽 및 미국 등에서 진행되는 각종 스포츠 경기의 승패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도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후
도박 참가자를 늘리기 위해 자신들이 자체 개발한 스포츠 인터넷방송 사이트인 '플러스 티비' 16개 채널을 운영하여 무료로 국내와 유럽, 미국의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여 도박 참여를 권유하였다고 하는데요.
<실시간 인터넷 스포츠 중계 화면>
공중파 방송 및 케이블 방송의 실시간 중계를 위해 실제 거주지에 16대의 스트리밍 서버(멀티미디어 파일을 전송)와 20여 대의 방송용 컴퓨터를 설치하고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돌려 국내외 방송사의 중계화면을 무단 캡처해 송출하였다고 합니다.
이를 본 도박 참가자들은 승패를 예측하여 일정한 판돈으로 배팅을 하는데요.
경기 종료 후, 맞추는 사람에게는 그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지급하고
맞추지 못하는 사람들의 판돈은 조 씨의 계좌로 가져가는 방법으로 약 22개월간 총 10억 원 상당을 취득하였습니다.
이 일당은 도박 참가자들에게 인터넷 실시간 스포츠 중계 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배당금을 꼬박꼬박 지급해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다고 하는데요.
도박 사이트 메인 서버와 인터넷 방송국 메인 서버의 단속을 피하기 위하여 호주와 일본에 각각 서버를 두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또한, 수시로 도박 사이트 주소를 변경해 가며 회원들에게 문자 및 휴대전화 메신저를 이용하여 주소 변경 사실을 통보하였다고 하네요.
이러한 치밀함을 보이며 장기간 수사망을 빠져나가던 일당은 한창 수익을 내기 시작한 시점에서 한 시민의 신고와 수사관의 직감 및 끈질긴 수사로 덜미를 잡히게 되는데요.
3월 17일 00시 25분경,
서울은평경찰서로 한 통의 112신고가 걸려옵니다.
"어떤 사람이 00은행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는데, 그 양이 너무 많아 수상해요. 보이스피싱이 의심됩니다."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은 현장에서 바로 조 씨를 연행하고 은평경찰서 지능수사팀에 인계하게 되는데요.
보이스피싱 관련 사건으로 접수 받은 지능범죄수사팀은 조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주말에 그것도 자정이 넘은 시각에 현금을 다량 인출하는 행위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이 사람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다.' 라고 직감한 지창택 경위.
조 씨 소유 컴퓨터 등 현장 확인을 해봐야 할 필요성을 느껴 거주지 확인을 위해 지능범죄팀장 김수희 경감 등 3명의 수사관은 조 씨와 동행하게 됩니다.
조 씨가 자신의 거주지라며 데려간 은평구 응암동 소재의 허름한 주택.
휑~ 들어갔을 때부터 썰렁하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빈 방.
좁은 방 안에 여기저기 물건들이 널려있고, 빨래들이 수북이 쌓여 있네요.
'보이스피싱 업자가 이렇게 허름한 곳에 살고 있나' 하며 그냥 지나칠 수 있었지만 방을 둘러보던 수사관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한동안 사람이 거주하지 않은 곳이라는 정황을 포착하게 되는데요.
3월이면 아직 쌀쌀한 날씨였는데, 방에는 겨울옷이 하나도 없었으며,
당시 조 씨가 슬리퍼를 신고 있었는데 집 안에 신발이 한 개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바닥에 놓여 진 음료수 병의 유통기한이 상당기간이 지나있는 것을 보아 당시의 거주지가 아님을 확신하고 집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펼친 결과 조 씨의 거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냈는데요.
이후 수사관들은 조 씨를 끈질기게 추궁하였고 각종 통신수사 등을 거쳐 결국 불법 서버가 있는 사무실과 거주지를 찾아내고야 말았습니다.
사전 단속에 대비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위장 거주지를 둘러대고 도박범죄를 덮기 위해 자신은 보이스피싱 인출 아르바이트생으로 위장한 조 씨도 치밀하지만, 이를 간파하고 끈질기게 찾아낸 수사관들!
정말 뛰는 범인 위에 나는 경찰관입니다. ^^
조 씨의 실제 거주지로 파악된 은평구 갈현동 소재 빌라를 찾아가 문을 열어본 순간...
<불법 스포츠 도박 관련 현장>
방 안에 쭉 들어선 컴퓨터들이 보이죠? 마치 PC방을 연상시키는데요.
이곳에는 스트리밍 서버 16대, 방송용 컴퓨터 등 20여 대의 각종 컴퓨터와 노트북 등이 있었으며,
현장 확인 시에도 국내 공중파 방송사는 물론 해외 스포츠 방송이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위장 거주지를 안내하고 거짓으로 일관한 조 씨가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임이 끝내 밝혀지는 순간입니다!
또한, 조 씨를 도와 한 달에 백만 원을 받고 실시간 스포츠 방송을 띄우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곽 씨도 당시 현장에서 검거됩니다.
이 외에도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한 사업계획서, 각 회원들의 개인 정보 및 금융 정보 등이 기재된 각종 서류, 현금 인출 전표 등의 각종 장부가 발견되었는데요.
특히 사업계획서에는 조 씨 일당이 구상한 스포츠 도박에 관한 각종 매뉴얼, 공범자별 업무 분담내역, 환전내역, 수익 예상액 등이 적혀 있었는데요.
그 세심함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조 씨 일당이 앞으로도 월드컵 등 더 많은 경기를 통해 큰 부당이익을 취득하고 더 많은 도박 참가자를 양산하여 사회적으로 파장이 될 수 있는 것을 차단한 것이 새삼 다행으로 여겨지네요.
<출처 – KBS 뉴스>
당시 현장에서 압수한 압수품 사진입니다.
지능범죄수사팀은 총책인 조 씨가 자신이 사용하던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절대 말하지 않고 묵비로 일관하고 있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디지털 증거분석을 의뢰하였다고 하네요.
또한, 도박 참여자에 대한 수사 및 호주에서 도박 사이트 서버를 관리해 온 김 씨등 공범의 행방을 추적하는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라 합니다.
현재 불법 스포츠 도박은 인터넷 게시물이나 휴대폰 문자 등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매체를 통해 광고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접근성이 가장 높은 불법 사행행위로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
통상 알려져 있는 도박과는 달리 스포츠 게임이 접목되어
일종의 가벼운 내기처럼 느껴져 죄의식 없이 호기심으로 시작된 행동이 인생의 파괴를 몰고 올 수 있습니다.
본능적인 직감과 세심한 관찰로
사건을 해결한 은평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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