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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이야기/서울경찰 치안활동

어려울때 힘이 되는 당신..!! 참 고맙습니다.

서울경찰 2013. 12. 10. 18:20


어려울때 힘이 되는 당신..!! 참 고맙습니다.



3년 전 세상을 떠난 나의 아버지는 장애인이었습니다.  


저 또한 지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고, 설상가상으로 초등학교 때 다리를 다친 뒤로는 

쉰 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하반신을 꼼짝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도와주지 않으면 방에서 움직이는 것도 힘이 듭니다. 

그나마 손발이 되어주던 노모가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몸을 일으킬 수도, 밥을 먹을 힘도 없는 채로 누워 계십니다.


그렇게 며칠이나 지났습니다.

너무나 배가 고팠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도와줄 사람은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먹고 마신 것이 없어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

.............

그렵게 힘겹게 하루를 버티던 중 문득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생각을 하고 나온 말이 아니었습니다. 


본능이었죠. 마지막 힘을 짜내 토해냈습니다. 

“도…도와주세요…!”  문 저편을 향해 연거푸 소리쳤습니다.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탁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죠. 

아무라도 좋았습니다. 


‘그냥 누군가 저의 목소리를 들어줄 누구라도 좋으니......’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쾅쾅쾅!!”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누군가 왔구나!’ 


 “경찰관입니다. 안에 아무도 안계세요?” ‘경찰이다! 살았다!’ “신고 받고 왔습니다. 아무도 안 계세요?” 

 하지만 저는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 소리를 낼 힘도 없었습니다. 

문을 열어줘야 하는데… 


 “아무도 없는 건가…?” 수군거리는 경찰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간신히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몸부림을 쳐 보았습니다. 

몇 십년간 굳어있던 다리에 온 힘을 냈지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몇 분전부터 잠겨있던 목소리를 끌어내보았지만 굳게 닫힌 목소리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만…하자"  

"몇 십년간 행운이란 단어가 내게 어울리기나 했던가,  경찰관들도 이미 돌아갔을 것" 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경찰관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실낱같던 희망마저도 나를 빗겨가 버렸습니다. 

제 몸은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져갔습니다. 


바로 그 때. “아니 선생님, 괜찮으세요?!” 정면에 굳게 잠긴 현관문이 아닌 

뒤쪽에서 아까 들렸던 경찰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 담을 넘어 뒷문으로 들어와 주셨구나!’ 

 “선생님 대답이 없으셔서 급히 뒷문으로 들어왔습니다.

괜찮으세요?” 어둠 속에서도 두 명의 회색빛 점퍼와 모자의 금빛 참수리는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나를 두고 방을 이리저리 살피던 경찰관 들은 

제가 1주일 째 밥을 먹지 못한 것을 알아채고는, 

부엌을 뒤져서 국그릇에 밥과 물을 말아 주었습니다. 


제가 숟가락을 들 힘이 없는 것을 알자, 직접 입으로 떠먹여주기까지 하셨습니다. 

감격한 내 입술에 이내 온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을 공항지구대 소속이라고 밝힌 경찰관들은 기운을 차린 제 앞에 앉았다. 

(부민병원에 입원해있는 어머니와 통화를 하여 사정을 알게된) 더듬거리는 내 말소리와 입모양을 한참이나 살피더니, 

곧바로 강서구청 상황실에 연락하여 사회복지사를 요청해주었습니다. 


올해는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려울 때 힘이 되는 당신신이 있어서요..

감사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