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남쪽에 있어서 강남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지역.
강남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논밭과 수풀이 우거진 여느 농촌과 다름없던 곳이었습니다.
백지와도 같던 완만한 구릉지는 곧게 뻗은 도로와 높게 솟은 마천루로 채워졌는데요.
강남은 광복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인 듯합니다.
서울, 그리고 서울경찰. 그 열두 번째 이야기!
오늘은 강남구와 강남경찰서를 찾아갑니다.
강남경찰서는 서울 남동부의 개발과 인구 급증에 따라 1976년 12월 20일 신설,
흔히 강남4구(강남 · 서초 · 송파 · 강동구)로 불리는 지역 전체의 치안을 담당했습니다.
이후로도 지속해서 증가하는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강동경찰서(1978년 10월 5일), 서초경찰서(1985년 12월 2일),
송파경찰서(1990년 10월 5일), 수서경찰서(1998년 2월 19일)의 순으로
강남경찰서에서 신규 경찰서가 분리 · 개서하며 관할지가 분리되었습니다.
현재 강남경찰서의 관할 구역은 테헤란로 기준 북쪽(남쪽은 수서경찰서 관할)으로,
5.5개 법정동(압구정동, 신사동, 청담동, 논현동, 삼성동, 역삼동 일부),
7.5개 행정동(압구정동, 신사동, 청담동, 논현1동, 논현2동, 삼성1동, 삼성2동, 역삼1동 일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남경찰서는 1개 지구대(역삼)와 7개 파출소(논현1, 논현2, 삼성1, 삼성2, 청담, 신사, 압구정)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소는 아래 표를 참고해 주세요. ^^
구분 | 기관명 | 주소 |
경찰서 | 강남경찰서 |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114길 11 |
지구대 | 역삼지구대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08길 20 |
파출소 | 논현1파출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로 169 |
논현2파출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로 227 | |
삼성1파출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112길 4 | |
삼성2파출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 626 | |
청담파출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로95길 19 | |
신사파출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143 | |
압구정파출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 311 |
끊임없이 오가는 차량과 쉼 없이 내딛는 발걸음으로 번화한 테헤란로.
그 거리에서 불과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선릉(성종왕릉)과 정릉(중종왕릉)이 있습니다.
물론 선대에 왕릉이 자리 잡은 후에 인근이 개발된 것이니 당연한 사실이지만,
현대적인 도시 한복판에서 만나는 왕릉은 시간여행을 하는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선릉과 정릉은 축구장 34개에 해당하는 24만 제곱미터의 넓은 녹지에 자리잡아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의 산책로로도 활용되고 있는데요.
두 왕릉은 조선왕릉의 전형적인 형태에 따라 야트막한 언덕 위에 봉분이 올려져 있고
능침의 남쪽으로 제사를 지내기 위한 정자각(丁字閣)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듯 언덕 위의 능침이 정자각을 내려보는 구조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정자각에서 제를 올릴 때는 자연스레 능침을 우러러보게 된답니다.
이처럼 왕릉은 절대 권력을 지닌 임금조차 자세를 낮춰야 하는 곳인데요.
조선을 지탱하는 충과 효 사상이 집약된 공간이었습니다.
대다수의 왕릉이 서울과 인근 경기도에 있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조선왕릉은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으면 도성 10리 밖 100리 이내에 조성되어 있는데
수도를 비우기 힘든 임금이 자주 참배하며 효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 추존(追尊)·추숭(追崇) 되거나 선왕의 유언에 따르는 경우, 풍수지리적 문제로 이장한 경우 등
선릉과 정릉을 포함해 우리나라에 있는 왕릉 총 40기는
지난 2009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요.
세계문화유산의 등재기준 Ⅲ, Ⅳ, Ⅵ에 해당하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입니다.
- Ⅲ 독특하거나 지극히 희귀하거나 혹은 아주 오래된 유산
- Ⅳ 가장 특징적인 사례의 건축양식으로서 중요한 문화적, 사회적, 예술적, 과학적, 기술적 혹은 산업의 발전을 대표하는 양식
- Ⅵ 역사적 중요성이나 함축성이 현저한 사상이나 신념, 사진이나 인물과 가장 중요한 연관이 있는 유산
강남구에는 왕릉 외에도 역사적인 공간이 여럿 있는데
조선 초기 권신 한명회가 지은 것으로 유명한 압구정(狎鷗亭)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조선시대에는 한강을 경강(京江)이라 했는데, 특히 현재의 마포·서강 부근을 서호(西湖),
지금은 사라진 저자도(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 일대를 동호(東湖)라 불렀습니다.
압구정은 본래 서호(여의도 인근)에 지어졌다가 후에 동호로 옮겨진 것으로,
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워낙 빼어나 명나라 사신들도 찾아오던 명소였답니다.
압구(狎鷗)는 한명회의 호로, '세상일 다 버리고 강가에서 갈매기와 노닌다'는 뜻인데
모든 권력과 부귀영화를 누린 그의 모습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권세의 상징이었던 당대의 압구정은 사라졌지만,
한 시대를 상징한 문화와 풍류는 지명으로 남아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역사적 공간으로 봉은사(奉恩寺)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봉은사는 794년(신라 원성왕 10년) 연회국사가 견성사(見性寺)란 이름으로 창건해
1498년 봉은사로 개칭, 현재에까지 이어진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고찰입니다.
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봉은사는 그 자체로도 문화재라 할 만한데
실제 목조석가여래 삼불좌상(보물 제1819호), 청동 은입사 향완(보물 제321호)을 비롯해
사자도, 칠성도, 십육나한도, 십육나한좌상, 사천왕상 등 다수의 문화재가 있기도 합니다.
이같이 문화재를 다수 보유한 사찰이기에 그리고 도심에서 보기 힘든 고찰이기에
불자가 아니더라도 주말이면 나들이 겸해 방문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요.
코엑스 맞은편에 위치한 덕에 접근성이 좋기도 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경내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 인기 있는 산책로이기도 하답니다.
출근 시간 강남대로는 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해 모여든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찾아 빠르게 흩어집니다.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을 비롯해 각종 금융기관, 법무법인, 회계법인들까지...
그 외에도 강남에는 수없이 많은 기업체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다수의 기업체가 모여 발생하는 시너지에 더해 거미줄처럼 연결된 대중교통망은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기 위한 최고의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활동에서 강남은 더없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요.
주거지 선정의 고려 요소로 강남 접근성이 꼽히는 것도 그것을 방증합니다.
압구정이 조선시대 풍류와 문화를 상징하는 곳이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앞서 이야기한대로 강남이 우리나라의 경제적 중심지이기 때문일까요?
강남이 우리나라 대중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굳이 어렵게 찾아볼 것 없이 압구정동에만 가보아도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K-POP 스타들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늘어선 'K스타 로드'와
패션과 식음료 등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상점이 밀집된 로데오거리를 볼 수 있는데요.
과거 이민 간 친지와의 교류 등을 통해 해외 문화 유입의 통로가 되었던 로데오거리는
이제 우리나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발상지와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또한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와 신사동 가로수길은 이후 전국에 생겨난
유사한 명칭을 지닌 번화가(샤로수길, ○○ 로데오거리 등)의 원조격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무엇이든 '새로운 것'은 강남에서 발생해 주변으로 퍼지는 경향이 있는데,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이 주로 모이는 영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강남경찰서는 다른 경찰서에 비해 관할구역이 넓은 경찰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치안수요는 언제나 최상위권을 자랑하는데요.
강남경찰서에는 예전 '서울, 그리고 서울경찰' 영등포경찰서 편에 소개해드린
중앙지구대에 비견될 만큼 바쁜 지역관서가 두 개(역삼지구대, 논현1파출소)나 있습니다.
두 지역관서가 올해 상반기에만도 각각 일 평균 72.9건과 74.3건의 신고를 처리했다니
업무량도 역시 강남답다 싶습니다.
해가 지고 거리가 각양각색의 빛으로 물들기 시작할 무렵부터
두 지역관서의 본격적인 하루가 시작됩니다.
업무시간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자리 잡은 직장인들
그리고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분들로 강남의 골목길은 불야성을 이루는데요.
강남의 밤거리를 자유롭게 누비는 시민의 모습에서 치안강국의 면모를 엿봅니다.
강남역사거리에서 삼성교사거리까지 약 3.7Km의 거리의 도로명은 '테헤란로'입니다.
테헤란로의 본래 이름은 '삼릉로'로, 1977년 이란의 테헤란시장이 방한해
서울-테헤란 간 도로명 교환을 합의하며 테헤란로라는 이국적인 명칭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는 '서울로'라는 명칭의 도로가 있답니다.
테헤란로는 1970~80년대 강남의 개발과 함께 주요 업무지구로 급부상했고
2000년대 들어 IT산업이 융성하며 벤처기업들이 앞다투어 입주하며
테헤란밸리(테헤란로+실리콘밸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상당수의 IT기업이 판교 등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며 예전만 못하다지만,
테헤란로야말로 우리나라 IT산업의 발상지라 할 수 있습니다.
테헤란로의 붐비는 인파를 보며 끊임없이 발전해나갈 우리나라의 미래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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