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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스토리 6화) 아들

서울경찰 2011. 11. 10. 13:01

2010.3.8 의정부경찰서 가능지구대 윤태중 경관


안녕하세요^^

매번 만화는 잘 보고 있구요~

저의 사례를 한번 알려드리려구요.

2008년 노원경찰서 마들지구대에서 근무할 때 있었던 일인데요..


저녁 10시경 식당에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모르는 아저씨가 소주한명 드시고 방바닥에 누워서 자고 있다고..

급히 가보니 식당은 문을 닫으려고 준비하고 있었고 그 문제의 아저씨는 식당 방바닥(신발 벗고 들어가서 앉는 방바닥)에 누워서 인사불성 된 채 바지에 ‘쉬’를 퍼질러 놓으셨구요.. 어흐 냄새..

주머니를 뒤져 보니 오토바이 열쇠와 핸드폰 달랑 두 개..

최근 통화내역은 퀵서비스 센터와 ‘양’모씨라는 분 달랑 두 곳..

‘양’모씨에게 전화를 해보니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은 맞는데 집주소는 잘 모르고 이름은 ‘이경태(가명)’라고 하더군요. 퀵서비스 센터는 전화를 안 받았고..


경찰전산조회로 ‘이경태’를 찾아보니 옆 지구대 관내에 1명이 나왔습니다.

‘쉬’물이 뚝뚝 떨어지는 아저씨를 순찰차에 태워서 그 주소로 가보니.. 그곳은 번지만 있고 호수는 없는 ‘다가구주택’이더라구요..


밤10시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1시간가량 가가호호 방문하여 집을 찾았습니다.

결국은 3층에 방문해보니 아버지 이름이 ‘이경태’가 맞다고 합니다.


아들과 내려가서 아들은 아버지를 업고 우리는 엉덩이를 받쳐서 겨우 3층까지 올려다 드렸죠.

아들은 아버지를 마루바닥에 내려놓고는(아들 등과 마루는 ‘쉬’로 흥건...)

아버지를 한번 쳐다보더니 우리에게 한마디 합니다.

“어? 우리 아버지 아닌데요?”

헉..... 뭔 소리여??


나 : 아니, 아버지가 아닌데 왜 업고 오셨어요?

아들 : 어두워서 몰랐죠... 아버지라고 하니까 그냥 업고 왔죠..

나 : 아니 아무리 어두워도 아버지도 몰라봅니까?

아들 : 경찰아저씨들이 아버지라고 하는데 그런 줄 알았죠.

나 : (머리가) 땡~~~


그 아들이라는 분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서둘러서 그 술 취한 아저씨를 끌고 내려왔죠..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저씨 이름은 ‘이경대’였습니다.

무전기로 들었더니 ‘태’와 ‘대’를 잘못 알아들은거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