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혜민아! 너를 너무 늦게 찾아서, 우리 어른들이 미안해..

2016. 4. 27. 10:05

 

혜민아! 너를 너무 늦게 찾아서, 

우리 어른들이 미안해..

 

 

아동학대와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이 세간에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부모라면 응당 해야 할 역할에서 벗어나 자식을 학대하고,

심지어 살해 후 유기한 부모들의 무정한 만행이 매스컴에 줄줄이 보도 되었습니다. 

이들을 향한 사람들의 비난은 무책임한 부모로써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아동학대가 새로운 사회 이슈로 떠오르자 

지난해 말 부터 전국 초등학교 장기결석자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되었고, 

정부합동점검팀은 3년 동안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 중학교 취학대상자 이혜민양(가명)의 

소재파악을 요청하며 강동경찰서에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강동경찰서 APO(학대전담경찰관) 한정일 경위의 혜민이 찾기가 시작되었습니다.

 

- 혜민이를 찾기 위한 여정
 
한경위는 혜민이를 찾기 위해 등록주소지인 OO고시원에 방문했으나, 

혜민이는 그 곳을 이미 2년 전에 떠났다고 했습니다. 

성인 한 명이 몸을 눕히면 꽉 차는, 

햇빛도 들지 않는 그 조그마한 고시원 방에서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엄마와 둘이서 생활했다는 

원장의 말을 듣고 혜민이가 더욱 안쓰러워졌습니다. 

어서 빨리 찾아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하게 들었습니다.

 

그렇게 애타게 아이를 찾아 헤맨 지 3일쯤 지났을까.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닌 끝에 고용기록 업체에서 혜민이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었고, 

신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거동이 불가능한 엄마와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져 온 13살 혜민이

 

(사진 : 발견당시 혜민의 방) 

혜민이의 집에 들어갔을 때 처참한 광경에 입을 땔 수가 없었습니다. 

친부의 얼굴도 본적 없는 혜민이는 당뇨병과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친모의 끼니를 책임지기 위해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벽에 붙이고, 

식당에서 술과 음식을 날랐다고 합니다.

3년 전, 관심학생이라는 이유로 일부 교사는 아이에게 자퇴를 강요하였고, 

지자체는 얼굴도 모르는 친부를 주민등록상 기재해야만

수급요건이 된다는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이후 이 아이는 최소한의 생계 지원조차 받지 못한 채

또래 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교육혜택도 받지 못하고 길거리에 방치되어 홀로 사회와 맞서 

왔습니다.


-마음을 다쳐 마음이 닫힌 아이

혜민이를 더 이상 그렇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습니다. 

방역작업과 더불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성내동교회와 연계하여 혜민이가 검정고시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혜민이의 관심사인 미용과 네일아트를 배우기 위한 직업학교도 연계하고, 

강동구청 무료변호사를 선임하여 수급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아이를 다시 사회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많이 다쳤을 혜민이의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른들의 뒤늦은 노력이지만 혜민이는 고맙게도 웃음을 되찾고 있습니다. 

 

매스컴에는 ‘부천 초등생 토막시신 사건’, ‘큰딸 살해 암매장 사건’등 

연일 자극적인 아동학대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생물학적 부모로서 연약한 아이에게 신체적 폭행을 휘둘러 학대하는 것은 

질타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강동경찰서 APO로 혜민이의 사건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의 존재를 몰랐다는 사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부끄러웠고 

숙연해 졌습니다.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도 없이 홀로 길거리에 내팽개쳐진 아이를 방관자로서 지나쳤을 

우리 모두가, 아동학대의 가해자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던 혜민이에게 

"너는 학교에 가지 않고 왜 알바를 하고 있니?"라고 물으며 

관심을 가지는 어른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혜민이가 3년이나 방치되었을까 하는 

자조적인 질문을 하며 혜민이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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