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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이야기/현장영웅 소개

캐디(Caddie) 대디(Daddy)!

서울경찰 2015. 9. 24. 10:11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 싶다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두기만 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

 긴 시간이 지나도 말하지 못했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


 연인들의 대화 같아 보이지만, 가수 인순이가 부른 노래 '아버지'의 가삿말입니다.

 어느 날 TV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시대 아버지가 없다" 라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습니까?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이 아니라,

 가장으로서의 아버지 자리를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시대 아버지는

 돈을 버는 사람, 가족을 위해 무한 희생해야 하는 사람,

 직장에서는 위 · 아래로 치이고,

 가정에서도 자녀와의 대화부족 등으로 왕따가 되고 말았습니다.


출처 : 스브스 뉴스


 필자도 두 아이의 아버지인데요,

 그래서 '아버지'와 관련된 감동적인 뉴스를 보면 눈이 번쩍 뜨이게 됩니다.


 지난 7월 미국 LPGA 마라톤 클래식 우승을 한 최운정 프로 이야기에 많은 사람이 감동을 했는데요.

 바로 프로 골퍼 최운정 선수와 그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최운정 프로가 LPGA 아시아 투어 중에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최 프로 아버지가 경찰관이었던 것은 여러분 다 아시죠?

 평소 최 프로의 아버지와 연락을 주고 받던 동료 경찰관의 도움으로 최 프로와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린 위에서 포돌이를 보고 함박웃음을 짓는 최운정 프로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포돌이랑 사진 찍어도 돼요?"

 포돌이를 엄청 좋아했다던 최 프로를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Q. 먼저 지난 7월 마라톤 클래식 우승 이야기 좀 해주세요!

 A. 꿈만 같았습니다. 언론에 이미 보도됐지만, 제가 LPGA경기 출전 157경기 만에 우승했습니다. 그때까지 준우승만 세 차례 한 것이 전부였거든요!


 최운정 선수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성실 노력형 선수입니다.

 경찰관을 아버지로 둔 최 선수의 연습환경은 그리 넉넉지 않았는데도,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히는 영광이 주어졌으며,

 학창시절 한국에서 골프를 할 때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모 중 한분이 자동차로 경기장 까지 데려다 주곤 하는데, 최 선수는 본인이 커다란 골프백을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방 골프장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투어골프 선수가 얼마나 힘든 직업인지 최 선수의 이야기를 듣고 알았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미국 LPGA경기 32경기 중 31경기나 참가하는 성실함도 보였습니다.

 LPGA경기는 한 겨울철을 빼고는 거의 매주 목,금,토,일 4일간 열립니다.

 일요일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다음 골프경기가 있는 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합니다. 그리고 월요일부터 시합이 열리는 골프코스에 도착해 3일간 연습라운딩과 트레이닝을 한 후 시합에 돌입하는 철인 같은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일반선수는 모든 대회를 참석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20경기에서 25경기 정도 출전한다고 하는데요. 최 선수의 경우는 모든 경기를 참석을 목표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 뉴스엔


 이런 노력의 결과였을까요?

 지난해인 2014년 LPGA 모범상이라고 하는 윌리엄 앤 마우시 파웰상(William and Mousie Powell)을 한국인 선수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상은 LPGA선수들이 자신의 동료 중에서 모범이 될 만한 선수를 직접 투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 선수는 스테이시 루이스, 리제트 살라스 3명의 후보자 중 최종 수상자가 정해졌다고 합니다.



 이 분이 최운정 선수의 아버지 최지연(56)씨입니다.


 Q. 최운정 선수의 아버지이자 캐디로 유명하신대요, 어려운 것 없으신가요?

 A. 처음 제가 딸의 가방을 메고 골프장에 섰을 때 전문 캐디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로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캐디라고 생각들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많은 외국인 캐디와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비결은 먼저 다가가 웃으며 인사하는 것입니다. 웃는 얼굴에 침 뱉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잖아요.


 LPGA경기 중에 가을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있습니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이 대회가 남다르다고 합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외국 캐디와 선수들에게 한국 음식과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끝나면 한국 소주, 잡채 등 한국 음식을 따로 준비해 외국 선수와 나누어 먹기도 하고, 대회가 끝나면 따로 버스를 빌려 서울의 이곳저곳을 소개해 주는 투어 가이드 역할도 한답니다.



 함께 이야기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배려하는 마음이 남 다르고,

 특히 지난 20년간 근무한 경찰에 대한 애착이 남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포돌이 머리를 직접 들고는

 "운정아! 아빠 이 포돌이 꼭 한번 쓰고 싶었다. 나랑 같이 사진 한번 찍자!"

 "탈 쓰고 찍으면 아빠인지 어떻게 알아!" ^^



 Q. 최운정 선수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가요?

 A. 아버지요! 훌륭한 제 캐디죠! ^^ 경기 중에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그래도 아버지는 제 마음을 누구 보다 잘 알아요! ^^


 Q. 아버지가 캐디라서 불편한 점은?

 A. 있습니다. ^^ 아버지가 가방을 무거워 하실 것 같아서 공을 많이 못 넣고 다녀요 딱 6개 넣고 다니고, 티도 많이 넣으면 아버지가 힘들어 할 것 같아서 정말 조금 넣고 다녀요! ^^


 최운정 선수는 아버지에게 LPGA 우승할 때 까지만 가방을 들어 달라고 했고, 지난해 7월 마라톤 클래식 대회 우승 이후, 수 없이 많은 캐디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최 선수는 지난 8월 아버지가 아닌 전문 캐디를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캐디와 함께한 2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하는 쓴 맛을 봤습니다.

 그러자 최 선수는 아버지에게 다시 가방을 들어 줄 것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도 당분간 최 선수의 가방을 들어 줄 것이라고 약속 했습니다.


 Q. 올 해 상금 랭킹은 몇 위 정도 예상하시나요?

 A. 제가 2012년에 20위, 2013년 17위 그리고 작년에는 10위를 했거든요. 올해는 목표가 10안에 드는 것이 목표인데, 10위 안에 들려면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데, 올 해 샷감이 좋아서 남은 경기 우승을 한 번 더 도전해 보려고요. ^^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를 잃지 않은 최운정 선수의 미소에서 올해 꼭 우승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경찰을 좋아하는 최 선수에게 경찰차(?)를 한 대 드렸습니다.

 진짜는 아니고, 경찰차 모양의 USB였는데, 어린 아이처럼 무척 좋아했습니다. ^^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아빠가 전직 경찰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경찰관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투어 경기를 하면서 여러 나라를 다니다 경찰관을 보면, 아빠와 저는 꼭 인사를 해요! 그런데 외국에는 경찰관 하면 권위의 상징인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워요.



 최 선수에게 아빠 말고 진짜 포돌이가 캐디를 하면 어떨까요? 라고 물었더니

 무조건 콜이랍니다. ^^


 그런데 함께 간 포돌이가 최운정 선수 캐디백을 한번 메더니 무게에 살짝 놀라면서,

 사진 한방 찍고 포순이를 보낸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군요. ^^


출처 : 연합 뉴스


 지난 4월, 최운정 선수가 우승 퍼팅을 하고 손을 불끈 올리자,

 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들고 있는 깃대를 홀에 꼽아 넣고 딸의 등을 말없이 두드려 주는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동료 선수들이 뿌려주는 물세례를 피하지 않고 온 몸으로 받으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온화한 미소를 짓던 아버지의 모습!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최운정 선수와 아버지 최지연씨에게 또 한 번 그 영화의 주인이 되어 주십사 부탁을 드립니다.


 최운정 파이팅!

 아버지 캐디 파이팅!

 서울경찰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출처 : 뉴스엔


 ※ 캐디(Caddie)의 유래

 1540년 경 스코틀랜드 '메리(Mary)여왕'이 골프를 즐겨 쳤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 생활하던 메리 여왕은 18세 되던 해에 남편이 죽자 고향인 스코틀랜드로 돌아오면서 함께 건너 온 프랑스 경호 생도들에게 골프 가방과 클럽 등을 나르게 하면서 골프 게임을 즐겼다고 합니다.

 당시 프랑스 생도들은 까뎃(Cadet)이라고 불렀는데, 이후 이 단어가 캐디(Caddie)라는 영어식 단어로 바뀌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습니다.


 ※ 캐디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투어 프로의 경우 한 게임당 캐디에게 지급되는 돈은 대략 1,000달러, 거기다 컷 오프 통과 시 선수가 받는 상금의 5% 수준, 톱 10진입 시 7%, 우승 시는 우승 상금의 10%정도를 받는다고 합니다.

 남자골프 PGA최고 선수의 전담캐디인 경우 한해 수입이 10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하니 대단하지 않나요? ^^



글 : 홍보담당관실 이주일 경위

사진 : 홍보담당관실 박세원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