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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이야기/현장영웅 소개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 국과수에 대해 알아보자!

서울경찰 2015. 8. 26. 18:01



 한국에 사는 프랑스인 A 씨는 휴가를 맞아 두 달간 부인 B 씨와 두 아들을 데리고 프랑스로 여행을 떠납니다.


휴가 중 회사 일 때문에 잠시 한국에 입국한 A 씨는 자신의 집 냉장고 문을 열고 깜짝 놀랍니다. 집 냉장고 안에 영아로 추정되는 시신 2구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놀란 A 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누가 아무도 없는 남의 집에 들어가 냉장고 안에 영아 시신을 넣어 두었단 말인가?



수사 시작 한 달여 만에 영아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밝혀졌습니다.


영아의 아버지는 최초 경찰에 신고한 프랑스인 A 씨고,

어머니는 역시 프랑스에 있는 A 씨의 부인 B 씨라는 것입니다.

이 사건이 바로 그 유명한 서래마을 영아살해 사건입니다.


많은 국내 언론과 외신은 이 사건을 주요기사로 다뤘고,

한국 경찰이 어떻게 이런 복잡한 사건을 한 달여 만에 해결할 수 있었는지 놀랐습니다. 

더구나 당시 어머니인 B 씨는 프랑스에 있던 터라 경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잘못하면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의 과학수사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당시 이 사건 뒤에는 대한민국의 자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이 있었습니다.




 과학수사의 요람

국과수는 범죄수사 증거물에 대한 과학적 감정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검거하고자 지난 1955년 3월 설립됐습니다.


올해로 설립 60년이 되는 뜻깊은 해 이기도 합니다.


출범 당시인 1955년에는 국과수 직원 수는 35명, 감정물 처리도 480건에 불과했습니다.


2010년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승격했고,


지금은 2013년 11월에 강원도 원주에 설립된 본원과 서울 등 광역 5개 도시의 지역 연구소를 합쳐 36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에 한 해 동안 34만여 건을 처리하는 명실공히 과학수사 전문기관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저희가 방문한 곳은 국과수 지역 연구소 중 한 곳인 서울과학 수사연구소(이하 서울연구소)인데요.



 이곳은 원주 본원이 생기기 전까지 국과수의 본원으로 사용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수사 감정물을 처리하는 이곳은 지난 한해 12만여 건의 감정물을 처리하여 단연 최고의 업무량을 기록합니다.


과연 국과수는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일까요?

서울연구소 최영식 소장이 저희를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의학박사인 최영식 소장은 법의관으로 국과수에 입문해 현재도 부검을 직접 집도한다고 합니다.


Q. 국과수는 어떤 곳입니까?

A. 범죄수사 증거물을 과학적으로 감정하고 연구하는 곳입니다. 경찰, 검찰, 군의 수사기관과 법원 등 공공기관에서 각종 범죄수사 사건의 감정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업무가 제일 크며, 실험연구와 수사기관 감식요원에 대한 교육활동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Q. 서울 연구소만의 특징이 있나요?

A. 저희가 관할하는 지역은 서울, 인천 경기지역입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사는 곳이지요, 저희는 휴일 없이 365일 부검 업무를 하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주말에만 900여 건의 부검이 이뤄졌습니다.


Q. 365일 검안의가 대기하고 있지만, 인원이 부족하지 않나요?

A. 당연히 부족하지요, 국과수는 앞으로 감정 전문 인력을 현재 285명에서 2020년까지 398명으로 늘릴 계획에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연평균 15.5%씩 부검 업무가 증가하고 있어 의사면허를 보유한 법의관 43명과 간호사 법의조사관 37명 등 부검인력 80명을 증원할 예정입니다. 또 연쇄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유전자 · 독극물 분석인력과 재난 · 사고조사 인력도 보강할 예정입니다.



 국과수는 민간이 직접 감정을 의뢰할 수는 없습니다.

 감정 의뢰기관은 경찰청(33만여 건, 95%)이 가장 많고, 해경 · 검찰 · 법원 · 군에서도 감정의뢰를 하고 있으며, 감정 의뢰 분야는 '유전자 분석'이 18만여 건으로 가장 비중이 크고 약 · 독 · 마약(6만8,951건), 화학분석(3만9,328건)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이 유전자 분석의 대표적인 사건인데요,

 유전자 분석업무를 담당하는 김양정 연구원의 소개로 유전자 분석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DNA 프로파일링(DNA profiling)'이라 불리는 유전자 분석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는데요.

 영국의 유전학자인 알렉 제프리즈 박사(Alec Jeffreys)는 동일한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횟수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개인 식별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영국에서 1983년과 1986년에 두 건의 강간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은 두 사건의 특이한 수법과 정황이 비슷해 동일범의 범행으로 판단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제프리즈 박사가 두 사건의 현장에서 채취한 DNA 분석으로 동일한 인물이라고 확정했고, 

이에 대한 과학적 증거능력이 인정돼 범인을 바로 검거할 수 있었답니다.



이후로 유전자 분석 업무는 과학수사 중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현재 국과수 감정의뢰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현재 정부는 디엔에이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DNA법)을 근거로 재범 우려와 피해 정도가 큰 11개 유형의 범죄자 DNA를 국가가 직접 채취, 보관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살인, 강도, 성폭행 등 범죄와 관련해 정부가 확보한 DNA 정보가 20만 건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DNA가 같은 사람이 태어날 확률은 최소 수치로 3천 억분의 1이라고 합니다.

세계인구가 60억 중에 나와 같은 DNA를 가진 사람은 동시대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돌아가신 분이 몸으로 하는 마지막 말"


누군가가 부검(剖檢)을 정의한 말입니다.

몇 년 전 시청률 20%를 넘었던 드라마 '싸인'이 바로 시신을 부검하여 사인을 밝혀내는 법의관의 이야기입니다.



부검실을 살짝 돌아봤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일반 병원의 수술실과 비슷합니다. 


처음 시신이 들어오면 육안으로 살피는 것 외에 CT 촬영을 통해 골절 여부 등을 확인한 다음,

부검을 한다고 합니다.



 국과수에서 만난 최병하 법의관입니다.


일반적은 병사(病死) 외에 타살의 혐의가 있거나, 명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검사의 지휘로 부검을 하게 됩니다.


Q. 부검이 어떻게 진행되나요?

A. 보통의 경우 부검은 법의관 1명과 법의 조사관 2명, 부검 전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사진사 1명 총 4명이 한 팀으로 근무합니다. 보통 2시간 전후로 부검이 끝나지만 경우에 따라서 여러 명의 법의관이 오랜 시간 동안 부검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Q. 부검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많은가요?

A. 전국에 국과수 소속 법의관 25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국과수에 들어오는 병리 전문의는 평균 1년이 지나야 단독으로 부검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합니다. 국과수에 근무하는 법의관이 일 년에 200여 명 부검을 집도하니, 국과수에 근무하면서 단독으로 부검을 집도하고 있다면 법의관으로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의과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한 번 정도의 인체 해부를 경험한다고 하니 국과수에 근무하는 법의관들의 업무 숙련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부검을 통해 채취된 시료는 약독분석을 위해 마약독성화학과로 넘겨지게 됩니다. 이곳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약사로서 약독을 분석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국과수에서는 마약 성분을 분석하기도 하고, 화재현장의 증거물 및 분석하며 교통사고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분석업무도 하고 있었습니다.


 원주에 있는 국과수 본원에는 서울에서 하고 있는 업무 외에,


 - CCTV, 사진 등 각종 영상물 및 디지털 증거에 대한 분석, 감정 및 연구

 - 영상물 내 인물에 대한 비교 등 생체인식 감정 및 연구

 - 필적, 인영, 문서 위변조, 위조통화 등 문서의 분석, 감정 및 연구

 - 디지털 감정물의 의뢰, 분석이 가능한 원격 과학수사 실험실(U-Forensic Lab)

 - 성문에 의한 화자 식별, 녹음 저장매체의 편집 여부, 음질개선, 변조음복원, 주변음 및 기계음 분석 및 음성 음향학적 감정 및 연구

 - 진술의 진위 여부 감정 및 연구(폴리그래프, 뇌파, 진술 타당도 분석 등)

 -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의 정서, 인지, 성격, 재범 위험성 등에 관한 심리 평가 및 연구

 - 목격자 기억 관련 감정 및 연구 (법최면검사, 몽타주 작성)

 - 범죄 분석 및 연구(범죄 프로파일링)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과수의 수준의 그 나라의 과학수사기술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좋은 하루였습니다.



 지난 5월에 원주에서 열린 국제과학수사박람회에 17개 국가에서 50여 명의 과학수사 담당 고위 당국자가 박람회장을 찾았고,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에 우리나라의 일부 시스템을 수출하는 등 치안 한류에도 이바지했다고 하네요.


 과학수사의 요람인 국과수!

 우리는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을 믿습니다!





취재 : 홍보담당관실 이주일 경위

촬영 : 홍보담당관실 박세원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