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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큰돈을 벌게 해주겠다” … 두 달에 걸친 취준생의 악몽 같은 이야기

강북홍보 2015. 7. 14. 10:18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 두 달에 걸친 취준생의 악몽 같은 이야기

<출처 : 연합뉴스TV>

1월 초 이모 씨(27)에게 검은 조직의 유혹의 손길이 뻗쳤습니다. 이 씨와 가깝게 지내던 선배로부터 안모 씨(33)를 소개받았는데, 안모 씨는 “중국에서 돈을 투자해서 대박 사업을 하려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안 씨는 “한국어로 전화 상담해주는 일을 하면 되고, 한 달에 300만~500만 원은 벌 수 있고, 합법적인 일”이라며 이 씨를 안심시켰습니다. 이씨는 큰돈을 번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1월 17일 중국으로 떠나게 됩니다.

중국에 도착한 이씨가 도착한 곳은 지린성 옌지시 한 아파트에 설치된 콜센터였습니다. 아파트 거실에는 컴퓨터 두 대, 전화 세 대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낙후된 시설에다 어두침침한 분위기에 이씨는 불안감엄습해 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전화로 한국에 있는 사람들을 꾀어 돈을 받아내는 이른바 보이스피싱 조직이었습니다. 콜센터에는 이미 조선족 4명, 한국인 5명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조직은 이씨에게 300위안(약 4만~5만 원)을 주급으로 주며 일을 시켰습니다. 그마저도 받지 못하는 적이 많았고, 거기에는 밥값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씨는 밥값을 아끼려고 대부분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습니다. 이씨는 그날부터 서울중앙지검 지능범죄수사팀 권민재 수사관이 되어야 했습니다.

              

 수법은 간단했습니다. 수사관과 검사 역할로 나눠 “당신의 계좌가 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됐다”고 피해자에게 겁을 주면. 수사관 역할을 맡은 이 씨가 피해자를 꾀어내면 이 씨 뒤에 대기하던 다른 조직원이 “서울중앙지검 이건우 검사”라며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를 묻는 식이었습니다. 조직은 가짜 검찰청 홈페이지까지 만들며 피해자를 안심시켰습니다. 조직원에게 속아 허위계좌에 입금을 하면 다른 조직원이 계좌의 잔액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13명에게서 7200여 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그들은 추적을 피하려고 1~2개월 단위로 콜센터를 옮겨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범죄를 저지른다는 죄책감에 실적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 도망가고 싶었지만 보복이 두려웠고. 실적이 부진하자 조직은 이 씨를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다른 센터에 넘기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잠자리도 마땅치 않아 퇴근 후 의자를 여러 개 붙여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영영 돌아갈 수 없을지 모른다고 생각한 이 씨는 몰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비행기표를 받았습니다. 3월 조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아침, 기회를 엿보던 이씨는 아껴둔 수당으로 택시를 타고 센터에서 30분 거리인 공항까지 갔습니다. 가까스로 탈출해 한국으로 온 이씨는 자신을 속인 안씨가 다시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접근하자 경찰에 제보했습니다.

이씨는 “일확천금에 눈이 멀었던 것을 후회한다”고 하며 현재 취업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화를 걸어 상대를 속이고 돈을 가로챈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로 최모씨(28) 등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과 이 씨를 중국에 보낸 안 씨를 구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