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겨울 폭행사건에 연루되어 교도소에 복역하고
출소한 김 모 씨는 영등포역을 찾았습니다.
비가 오면 가려주고 바람이 불면 막아주는 역사와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줄 노숙자들이 있는
영등포역은 집도 절도 없어 딱히 돌아갈 곳이 없던 김씨가 생각해낸 유일한 안식처였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만만치 않은 곳이었습니다.
이미 자리를 잡아놓은 노숙자들은 이방인에게 배타적이었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는 김씨의 노숙생활을 더욱 힘들게 했지요
그렇게 김씨는 맘의 여유를 잃고 결국 주변 사람들과 다시 다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영등포역 파출소 직원과 김씨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노숙인들끼리 다툼으로 김씨가 파출소를 찾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파출소 직원들은 그를 예의 주시하기 시작합니다.
노숙자 형님으로 유명한 이 파출소 정순태 경위는
그와 대화를 하던 중 무엇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큰 소리로 말을 해도 못 알아듣고 갑자기 정 경위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알고 보니 김씨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다툼이 잦은 이유도 사람들이 말을 해도 잘 못 알아 들으니 큰소리로 말하자
김씨는 이를 자신에게 욕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시비가 벌어졌던 것이지요
정 경위는 아는 지인에게 부탁하여 보청기를 구하여 김씨에게 선물합니다.
이때부터 김씨는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점점 좋아지고
주변의 폐품과 재활용품을 모아 풍족하진 않지만 착실한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올해 초, 영등포역 파출소장으로 부임한 송완춘 경감은 정 경위로부터
김씨의 사정을 듣게 됩니다. 송 경감은 폐품과 재활용 수집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김씨를 위해 파출소 한쪽에 수집을 위한 장소를 마련해주는 등
자활을 위해 노력하는 김씨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온 정성을 쏟습니다.
김씨도 파출소 직원들이 노력에 감동했는지 파출소주변을 정리해주고 화단을 가꾸어 줍니다.
그렇게 정이 들어간 지 6개월 송완춘 경감이 지방으로 발령이 나게됩니다.
영등포역 주변에 치안을 위해 노력한 송 경감의 전출에 모두 안타까워하지요.
김씨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송 경감의 전출소식에 파출소로 한 달음에 달려와
인사를 하며 시를 써 선물해 주겠다며 종이와 펜을 요구합니다.
청각장애가 있는 노숙인에게 보청기를 구해주고 재활용품 수집을 위한 장소를 마련해주자
정성이 담긴 편지로 화답하였습니다. 경찰서 주변 정리는 덤이고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진심 어린 배려와 양보는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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