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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똑똑한 강아지- 아련하개, 주인 기다리개♡

서울서대문경찰서 2015. 6. 26. 19:13

지난 6월 13일 저녁, 서대문경찰서 홍은2파출소에 유기견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됩니다. 주차장의 한 승용차 밑에 강아지가 앉아 있다는 신고였습니다. 홍은2파출소 이상원 경위와 이신영 경사는 저녁을 먹다 급히 마무리 하고 신고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강아지가 혹시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출발했습니다.

 

신고 현장인 한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흰 색 강아지 한 마리가 약간 탈진증상을 보이며 뒷바퀴 밑에 힘 없이 엎드려 있었습니다. 일단은 주차장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아지의 주인을 수소문 했습니다.
“이 강아지를 아십니까-”
“이 강아지의 주인을 아십니까-”

근처 사는 사람이면 이웃들이 어디 집 강아지인 것 같다- 라는 말도 들을 수 있으련만, 아무도 주인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유기견 관리 센터로 인계하기 위하여 강아지를 밖으로 꺼내야 했습니다. 억지로 꺼내면 강아지가 놀래거나 손을 물 가능성도 있어 살살 불러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불러내도 꿈쩍도 안합니다. 돌부처 마냥 가만히 쳐다만 보거나, 나중에는 아예 무시해 버리더군요. 근처 편의점에서 강아지가 좋아하는 간식도 사서 밖으로 나오길 유혹했지만 전혀 성과가 없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한다....?’
근데 두 경찰관은 나오지 않는 강아지를 꺼내려다 다른 유기견들과는 조금 다른 점을 발견합니다. 유기견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깨끗해 보였고, 목에는 목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앉아있는 차 밑에서 너무 편안하게 있으면서 별다른 저항도 없다는 것이 다른 유기견들과는 달랐습니다.

 

‘혹시...?’
주차된 차량의 소유자가 이 강아지의 주인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차량 앞 유리창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번 차량의 차주 분 되십니까? 선생님 차 밑에 강아지가 한 마리가 엎드려 있는데요- 혹시 이 강아지 주인과 관계가 있으신가 해서 전화드렸습니다.”
“그 강아지 생김새가 어떤가요?!”
“......?”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 다급하면서 반가운 목소리였습니다. 사진을 찍어 보내줄 수 있냐는 물음에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 강아지 사진을 찍어 전송했습니다. 전송하자마자 바로 전화가 오더니,
“저희 강아지에요!”
“네?!”

사건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가족끼리 상암동에 위치한 공원에 놀러가, 아이들 인라인 타는 것을 지켜보다가 얼마 후 강아지가 사라진 것을 알고 애타게 찾고 있었답니다. 무려 5시간 동안이나 공원을 찾고 계셨다는군요. 이 강아지는 주인을 잃어버리고 주인을 찾지 못하니까 혼자 집 근처까지 걸어와 집 근처 주인 차 밑에서 웅크리고 있었던 겁니다. 무려 8km정도나 되는 거리를 말입니다.

 

두 경찰관들은 주인 가족 분들이 오실 때까지 강아지를 잘 지키다가 안전하게 인계했습니다. 그렇게 불러도 차 밑에서 나오지 않던 녀석, 주인을 보자 잽싸게 뛰어나와 꼬리를 마구 흔들더군요. 역시 주인은 주인인가 봅니다.

강아지가 길을 찾아오지 못했더라면, 두 경찰관이 강아지의 주인이 차량 주인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신속하게 판단하지 못했더라면, 이 귀여운 강아지는 유기견 센터에 인계되어 하마터면 주인과 영영 이별할 뻔 했습니다.

똑똑한 강아지와 멋진 두 경찰관의 콜라보레이션! 정말 훈훈하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