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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새내기 강력형사의 검거스토리

여기지금 2015. 5. 6. 15:25

 

메롱 새내기 강력형사의 검거스토슈퍼맨

 

저는 베테랑 강력 형사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경찰임용 4년 차이고, 강력팀에 근무한 지 10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형사입니다. 아직은 팀의 막내로서 무엇이든지 닥치는 대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큰 강력사건을 주도적으로 해결한 적은 없지만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는 강력사건의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 해결하는 꿈을 꾸곤 합니다.

그런데 오늘 강력한 사건도 아니고, 사회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도 아니지만, 새내기 형사인 저에게 베테랑 강력형사로 가는 중요한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날이 또다시 온다면 저는 또 해낼 것입니다.

평소 선배 형사들에게 수시로 들었던 얘기는 강력형사는 시간만 나면 눈을 붙여야지 안 그러면 날밤을 셀 수 있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날도 평소처럼 강력당직 근무를 하면서 몇 번의 신고출동을 해서인지 조금은 피곤한 상태였고, 강력팀장은 화장실, 선배 형사들은 흡연실 등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이, 의자에 기대어 잠깐 눈을 붙이려고 한 그때! 잠을 깨우는 전화의 벨 소리가 따르릉~ 하고 크게 울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력3팀 김형주 형사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하였더니 맑고 깨끗한 여직원 목소리로 민원실인데요, 182로 신고전화가 왔는데 받아보세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다시 감사합니다. 강력3팀 김형주 형사입니다라고 하였더니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떨리고 다급한 목소리로 여기 용산역 6‘OO 햄버거 가게인데요,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는데 범인이 멀리 도망치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2015년은 피해자보호 원년의 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의 생생한 목소리!이번엔 내 손으로 범인을 잡아봐야겠다라는 의욕을 불태우며 피해자와의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저는 곧바로 강력팀장에게 뛰어가 보고한 뒤, 재차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OO 햄버거점원에게 내부에 설치된 CCTV를 보고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확인하라고 하였습니다. 도난당한 시간은 4. 22. 14:00경인데 신고를 받은 시간은 14:30경이었기 때문에 현장을 빠져나왔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변을 수소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에게 들려오는 소리는 휴대전화를 훔쳐간 사람은 흑인으로 미국 사람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도난당한 ‘OO 햄버거옆에는 영화관이 있고, 저도 얼마 전에 보았던 미국 할리우드 액션영화인 ‘OO의 질주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습니다. 범인이 흑인으로 미국 사람이라면 그 영화를 보러 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OO의 질주상영시간을 확인하라고 하였더니 지금 상영 중인데 곧 끝날 것 같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다리가 후들거리면서 더 빨리 뛰어가기 위해서 선배 형사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 힘을 기울여서 계단을 올랐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전화를 끊지 않고 계속해서 피해자와 통화를 하면서 피해자를 안심시키면서 꼭 검거할 테니까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긴박한 순간에도 저는 차분하게

 

 

 

저는 피해자와 10여 분간 통화하면서 얼굴도 한 번 본 사실도 없었지만 휴대전화 사이로 들려오는 목소리만으로 그분의 고향, 성품 등을 알 수 있었고, 처음 통화할 때와 같이 흥분한 상태가 아닌 차츰 진정된 상태로 오랫동안 통화하면서 점점 친근감이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피해자에게 곧 현장에 도착한다는 말을 하던 중에, 피해자로부터 범인과 비슷한 흑인이 영화관에서 나와 쇼핑몰 7층 의류 판매점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심장이 더 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제가 팀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헐떡거리며 뒤따라온 선배 형사들에게 범인의 인상착의를 말하고 출입구를 통제하라고 지시하고 주변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와 공조수사로 범인 검거하다

 

그때 쯤 저는 의심 가는 남성 흑인 외국인 1명과 흑인 여자 1명이 다정스럽게 쇼핑하면서 주변을 살피는 외국인들을 발견하고 가로막고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I’m YONG SAN POLICE STATION DETECTOR” 라고 말을 하면서 경찰 신분증을 보여 준 다음 곧바로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에 의해 더 씩씩하고 당당하게 검문검색을 했습니다. 그 흑인 남성 외국인의 바지를 살피는 순간 본인의 들고 있던 휴대전화 말고 또 다른 신형 휴대전화를 발견하는 순간, 계속해서 통화하던 피해자가 불현듯 옆에 다가와 저 휴대전화 제 것입니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말로 강력 형사의 자질이 있는 것일까요?

저는 ‘OO 햄버거에 설치된 CCTV 녹화 영상 중, 범행 장면을 증거물로 내려받은 다음 용산경찰서 강력3팀으로 연행한 뒤, 통역인과 함께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외국인은 필리핀인으로 작년에 3년 기간의 취업비자로 한국에 입국하여 경기도 모처에서 살면서 실리콘 만드는 공장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치 제가 베테랑 강력형사를 꿈꾸듯, 그도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사람인지도 몰랐습니다. 그 필리핀인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피해자는 충남 서산시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서울의 처가에 방문하여 장모님에게 드릴 선물을 사기 위해 쇼핑몰에서 쇼핑하고 가족들과 함께 햄버거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계산대 위에 올려놓은 것을 모르고 햄버거를 먹는 사이 도난을 당한 것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처와 자녀들을 동행한 상태로 거주지도 아닌 서울에서 최신형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는 것에 너무나 화가 나서 흥분이 되었고, 체면이 서지 않았는데 형사들이 신속하게 출동을 하여 차분하고 능수능란하게 범인을 검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만 보아 왔던 서울 형사들은 역시 다르다는 말이 오히려 자신감으로 다가왔고, 조사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악수했던 손에서는 따뜻함이, 미소 짓던 얼굴에서는 나도 얼마 후면 베테랑 강력형사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구나 하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크고 작은 피해를 보신 여러분들! 저 강력형사 김형주에게 맡겨 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