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침 · 부황 시술만으로 암을 치료합니다!"
굉장히 솔깃한 문구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기꾼 냄새가 물씬 풍기죠?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암과 같은 난치병을 앓고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절박한 심정에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찾아다니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2팀은 이처럼 난치병을 치료해 준다는 명목으로 불법의료행위를 일삼고 성분 미상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혐의로 장 모 씨(61)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피의자 장 모 씨는 경기 안양시 동안구 소재 오피스텔을 근거지 삼아 작년 8월부터 올해 10월까지 6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불법의료행위를 해왔는데요.
<피의자 검거 현장>
그는 인근에 잠복했던 경찰관들이 들이닥치는 그 순간에도 십여 명의 환자들 앞에서 불법 침 시술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오피스텔 내부에는 인체해부도를 비롯한 각종 의료기기가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어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사람도 오피스텔을 대여한 목적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그는 이 오피스텔에서 어떤 의술을 펼쳤던 걸까요?
담당 수사관에 따르면 피의자는 항아리뜸, 부황, 은침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했는데 특히 장봉 침 분야의 전문가(?)라고 합니다.
직접 제작한 장봉 침으로 반신불수의 중풍 환자를 치료한다는 미명하에 환자의 어깨, 팔, 손목, 다리 등에 침을 이중으로 관통하는 방법으로 시술했는데 무려 105cm 길이의 철사 끝을 갈아 침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1m가 넘는 철사가 팔과 다리를 휘감고 있는 모습은 일견 괴기스럽기까지 하군요.
자칫 철사가 주요 장기나 신경 등을 관통해 지나갈 경우 환자에게 끔찍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고 하니 피해자들은 병 고치러 왔다가 되레 더 큰 병을 안고 갈 뻔했습니다.
피의자는 장봉 침 시술 외에도 불부황을 즐겨 사용했다는데 환자들의 육체가 양약에 찌들어 요산과 어혈이 가득 차있어서 불부황으로 독소를 빼주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합니다.
게다가 장 모 씨의 범행은 불법의료행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수사관들은 수사과정에서 더욱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검거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 중에는 환자뿐 아니라 피의자 장 모 씨에게 의술을 배우고자 하는 제자들도 섞여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피의자가 운영하던 비공개 카페>
장 모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비공개 카페를 개설하는 한편 자신을 대한전통의학연구회 회장으로 칭하며 지인 소개 등을 통해 암암리에 수강생을 모집했는데요.
불부황 시술을 통해 사람 신체 내의 농 덩어리를 피부를 통해 축출한다며 시연을 보이는 방법으로 현혹했다고 합니다.
<피의자가 수강생들에게 판매한 의료기기>
열성적으로 수업을 들은 제자들은 장 모 씨에게서 바이오 메이선(BIO-Meyisun)과 같은 의료기기와 성분을 알 수 없는 건강기능식품 등 약 5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기까지 했지만,
장 모 씨는 실상 2002년까지만 해도 기계공으로 일하던 인물로 의사나 한의사 자격증은 딴 적도 없고 침술은 독학으로 익혔다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서울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2팀>
사건을 담당한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2팀장 이길무 경감은 "장 모 씨가 배출한 수강생들 역시 불법의료행위를 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수강생들을 상대로 의료 행위 등의 여죄를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는데요.
대를 이어 전수될 뻔한 엽기적인 불법의료행위의 연결고리를 조기에 끊어낼 수 있게 되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어 피의자의 오피스텔을 찾았을 환자들…. 엉터리 치료로 인해 그 환자들이 겪었을 절망을 알기에 불법의료행위는 묵과될 수 없습니다.
서울경찰은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 건강 그리고 안전 확보를 위해 검증되지 않은 불법의료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활동을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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