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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할머니, 경찰관 그리고 사탕 두 개

여기지금 2014. 10. 27. 16:00

할머니, 경찰관 그리고 사탕 두 개...

 

10월 9일 저녁 9시경 이태원파출소로 전화벨이 울립니다. 수화기 너머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내가 몸이 불편해서 나갈 수가 없어, 우리 할멈이 장을 보러 나간지 한참 지났는데 들어오질 않아.. 찾아 주실 수 있수?”

이에, 할머니의 인상착의를 파악 후 이태원파출소 경찰관 8명은 4대의 순찰차에 나눠 타고 관내 골목골목을 샅샅이 수색하였습니다.

이태원 모든 순찰차가 2시간 동안 수색 중 경장 박진수, 순경 신영빈은 한 할머니가 다리를 절며 걸어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헐렁한 푸른 셔츠에 보따리를 든 모습이 신고 내용과 일치하는 할머니였습니다. 두 경찰관은 할머니와 신고하신 할아버지를 통화하게 해 드렸습니다.

할머니는 고령의 87세 나이에 2주전 신장 수술 후 17일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고, 후유증으로 걸음걸이가 불편한 상황임을 듣게 된 후 이태원 2동 언덕길에 위치한 할머니의 집까지 모셔다 드리기로 했습니다.

할머니의 집 근처에서 순찰차가 더 이상 진입할 수 없게 되자 두 경찰관은 차에서 내려 굳이 마다하는 할머니를 설득해 등에 업고 40여미터를 걸었습니다.

할머니는 “길을 잃고 다리가 너무 아파서 집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젊은 경찰관들 너무 고마워”라며 거듭 인사를 전하고 들어가셨습니다.
두 경찰관은 할머니가 무사히 집에 가시는 걸 보고 안도하며 순찰차에 돌아가던 중 갑자기 할머니가 집 밖으로 다시 나오셔 손짓을 하셨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신가 해서 뛰어간 두 경찰관에게 주머니에 꼬깃꼬깃 넣어두신 사탕 두 개를 꺼내어 손에 꼭 쥐여 주셨습니다.

박진수 경장과 신영빈 순경은 “할머니 괜찮습니다. 경찰관으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입니다.”라고 한사코 거절하였지만 “할머니가 주는 것이니 받으라” 는 말에 사탕 두 개를 손에 꾹 지었습니다.

이태원파출소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신영빈 순경은 “태어났을 때부터 할머니가 계시지 않아 손자가 느끼는 감정을 잘 몰랐는데, 할머니를 돕다 보니 마음이 짠했다”며 “이번에 느낀 감정을 소중히 간직해 경찰관으로서 어려운 분들을 돕겠다”고 전했습니다.

사탕 두 개!! 작지만 아주 소중한 달콤한 선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