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이제 우리도 할머니의 가족입니다.

2014. 6. 2. 16:12

이제 우리도 할머니의 가족입니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노인들은 반려견의 존재 의미를 가족구성원처럼 중요한 애착의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년에 반려견과 함께 지내면서 외로움을 덜 수 있죠.

하지만 반려견이 해결해 주는 것은 외로움뿐만 아니었습니다.


04:00경 찬 기운이 감도는 적막한 새벽녘에 80세가 넘어 보이는 하얀 백발의 할머니가 잠옷 차림에 맨발로 편의점 의자에 앉아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합니다.

도착해서 보니 “요크셔테리어” 2마리가 할머니의 경호원 마냥 앉아 있다가 다가오는 경찰관을 보자마자 으르렁거리기 시작합니다.
“괜찮아 도와주려고 그래” 말하며 쓰다듬어 주니 이내 잠잠해지네요.

그런 후 할머니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였지만 모른다. 등의 엉뚱한 말만 되풀이하는 상황에 할머니의 주거지, 가족을 찾을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잠옷 차림인 것으로 보아 주거지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으로 판단, 할머니를 순찰차에 태워 찾기 시작한 지 20분이 지났을 때쯤 순찰차 앞에 강아지들이 나타났습니다.

문득, 강아지들을 쫓아가면 집을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개를 쫓아 동분서주 같이 뛰어가 보니 대문이 열려 있는 단독 주택이었고,
대문을 열고 들어간 집은 불이 켜진 채 아무도 없는 빈집이었습니다.

 

 

할머니의 집이 맞는지 확인하고 맨발로 나오느라 더러워진 할머니의 발을 씻겨 드리며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나 그냥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할머니의 주소지와 대조파출소의 연락처 등을 기재해서 할머니의 옷에 넣어 드리고 파출소로 돌아오면서 생각하니 엉뚱한 추리력이라고 웃는 사람도 있겠지만, 강아지들이 아니었다면 치매 할머니의 주거지를 못 찾고 보호 시설로 옮겼을 수도 있었겠구나, 할머니의 강아지들은 가족 그 이상이구나!

이제라도 한 번씩 할머니를 찾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얘들이 할머니의 가족입니다.
아직도 경찰관이 낯선지 으르렁거리지만 언젠가는 꼬리 흔들며 반길 날이 오겠죠?

 

 


 

 


12-07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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