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5시, 아름다운 동행 프로젝트
학창시절 수련회 때 한 번씩 해보셨죠?
시각장애인이 되어보는 체험~!!
안대를 쓰고 지팡이로 장애물을 감지해가며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한 시간 남짓 아찔했던 기억~!
처음 안대를 썼을 때는 흥미가 생겨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두 눈을 가리고 지팡이와 친구들의 인도에만 의지해서 이동을 하다 보니 두렵고 막막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가장 불편했던 건 '쌩~쌩~ 지나는 자동차에 행여나 치이지 않을까'라는 불안감과 '맨홀 뚜껑에 빠지지는 않을까'라는 걱정, 보이지가 않기에 '누가 해코지라도 하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한 걸음씩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았었죠.
하지만, 제 옆을 든든히 지켜 주었던 친구들의 따스한 손이 있었기에 졸였던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 고마움과 든든함을 잘 알기에 이 따뜻한 사연을 전해보려 합니다.
'따르르르릉~~'
매일 오후 5시 구로경찰서 만탄치안센터에는 어김없이 전화벨 소리가 울립니다.
"횡단보도 건널 거예요, 도와주세요"
전화의 주인공은 바로 시각장애인 김○○씨(42세, 女)입니다.
이 시간만 되면 만탄치안센터 소속 양정규 상경(22) 등 의경 5명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 김 씨를 마중 나갈 준비를 합니다.
바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김 씨의 곁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죠^^
김 씨와 의경들의 첫 만남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선천적으로 시력장애(시각장애 1급)를 안고 태어난 김 씨는 지난해 7월 15일 치안센터 인근 이동통신회사인 S회사에 헬스키퍼*로 취직을 하였고,
※ 헬스키퍼는 기업 등에 설치된 안마시설에서 직원의 건강관리 등을 담당하는 국가자격 취득 안마사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이 제도를 도입했고 북유럽 등의 나라에는 이미 기업 복지 제도로 보편화되어 있다네요.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이 없는 구일역 앞 고척사거리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딸의 안전을 걱정하는 김 씨의 어머니가 고척교 동단의 만탄치안센터를 방문하여 부탁한 것을 계기로 의경 대원들의 안심 동행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따뜻한 손으로 김 씨의 귀갓길을 안전하게 지키는 양 상경의 모습이네요^^
매일 5시면 퇴근하는 김 씨가 마주하는 이곳은 서부간선도로와 겹쳐져 하루 교통량만 20만 대가 오가는 그야말로 위험천만하고 복잡한 곳입니다.
다섯 갈래로 나뉜 이 도로에 잠시만 서있어도 '빵! 빵! 쌔앵'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릴만큼 무섭게 느껴졌는데요.
점자블록이 없어서 더욱 위험했던 김 씨의 귀갓길은 대원들의 도움으로 안전한 귀갓길로 변한 느낌이었어요~^^
일반인에게는 수십 초에 불과한 횡단보도였지만 한 가지 '작전'도 벌여집니다.
대원들이 김 씨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는 동안 만탄치안센터와 교통순찰 직원은 교통 신호와 차량의 흐름을 제어하면서 그들의 여유로운 발걸음이 가능했습니다.
양정규 상경 때문에 가려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저 뒤에 교통순찰 직원이 보이시죠?^^
<집으로 가는 김 씨의 뒷모습>
양 상경의 손을 꼭 잡고 있던 김 씨는 "무섭고, 두려웠는데 보이지 않는 눈을 대신해 앞에 있는 장애물을 알려주고, 왼손을 따뜻하게 잡아준 경찰관의 손길 때문에 너무 든든하다"며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 감사함과 먹먹함이 어떤 느낌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전역이 꼭 7개월 남았다는 양정규 대원^^
싱글벙글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최선임인 양 상경은 "남은 겨울 빙판길이 걱정되지만 김 씨의 퇴근길을 더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며 "후임들도 잘 이끌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참 기특한 대원이었어요~
매일 오후 퇴근길을 지키는 의경들의 모습에 흐뭇함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수개월간 묵묵히 든든한 지팡이가 되어주었던 이 대원들을 칭찬해 주어도 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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