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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불륜시약」 믿지마세요!

서울경찰 2013. 10. 7. 14:35

엉터리 불륜시약믿지마세요!

 

미국의 성행동연구소(Archives of sexual behavior)2012년 미국의 기혼남녀 9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배우자 몰래 바람을 피운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의 23%, 여성 응답자의 19%'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외도의 주요 원인으로 고독감과 외로움, 배우자와의 소통단절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통계 결과를 보면 부부의 1/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배우자를 속이고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뜻인데, 솔직한 대답을 하기 어려운 질문의 특성상 어쩌면 실제 그 비율은 더욱 높을 수도 있겠네요...

 

요즘 대한민국에서도 '바람', '불륜'이라는 단어는 드라마, 영화를 비롯해 심지어 뉴스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소재인 듯한데요~

 

드라마에서 '불륜'은 높은 시청률을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소재이고, 요즘은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곤란한 처지에 놓이는 일이 뉴스를 통해 심심찮게 보도되기도 합니다.

 

한순간에 배우자의 신뢰를 잃고 가정의 행복을 깨뜨릴 수 있는 불륜행위가 만연한 요즘 세태를 악용하여 피해자들로부터 약 7천만 원 상당을 편취한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동작경찰서 수사과는 '배우자의 속옷에 정액에 반응하는 시약을 뿌리면 외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인터넷에 광고하여 900여 명의 피해자에게 시약을 판매한 혐의로 피의자 이 모(68) 씨를 검거했습니다.

 

 <피의자가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불륜시약>

 

피의자 이 씨는 2010년부터 '남자의 정액에만 반응하여 붉은색 혹은 보라색으로 변색하기 때문에 불륜이나 외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일명 '불륜시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하며 피해자 900여 명에게 판매해 왔습니다.

 

무려 3년여간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이 시약을 판매해오던 피의자의 덜미가 잡힌 것은 지난 4월이었습니다.

 

지난 4월 초 평소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오던 피해자 전 모(42) 씨는 피의자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85천 원에 시약 한 세트를 구입했습니다.

 

피해자 전 씨가 구입한 불륜시약을 아내의 속옷에 뿌려 붉은색 반응이 나오자 전 씨는 아내의 외도를 확신하고 끊임없이 아내를 추궁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끝까지 결백을 주장하자 전 씨와 아내는 사설기관에 유전자감식을 의뢰하였고, 그 결과 정액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회신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이미 아내와의 관계가 틀어질 대로 틀어져 버린 상황에 전 씨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동작경찰서에 진정서를 접수했습니다.

 

동작경찰서는 수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지난 8월 압수수색을 통해 피의자 주거지에서 불륜시약 완제품 37박스를 압수하는 한편, 3년여간 시약을 구입한 피해자 928명의 명단도 확보했습니다.

 

또한, 시약 성분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한 결과, 피의자가 판매하고 있는 '불륜시약'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페놀레드' 가루와 '에틸알코올'을 섞어 만든 것으로 성분의 특성상 알칼리 성분을 띄는 물질에 붉은색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비누나 계란 흰자 등 알칼리 성질을 띄는 물질이라면 모두 검붉은 색의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특이시약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피의자가 지난 3년간 900여 명의 피해자들에게 시약을 판매하여 편취한 금액이 7천만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동작경찰서는 피의자가 과학적 근거 없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불륜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악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피의자를 사기 및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하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였습니다.

 

동작경찰서는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다른 불륜시약 제조업체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평소 배우자를 신뢰하던 경우에도 저렴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불륜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광고를 접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입을 결정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 평생 서로 사랑하고 의지해야 할 부부관계마저 불신으로 얼룩지는 요즘 사회의 세태를 마주하게 되어 가슴 한편이 씁쓸해지는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