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어느 노숙인에게 온 편지

2015. 6. 30. 17:33

지난 2013년 겨울 폭행사건에 연루되어 교도소에 복역하고
출소한 김 모 씨는 영등포역을 찾았습니다.
비가 오면 가려주고 바람이 불면 막아주는 역사와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줄 노숙자들이 있는
영등포역은 집도 절도 없어 딱히 돌아갈 곳이 없던 김씨가 생각해낸 유일한 안식처였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만만치 않은 곳이었습니다.
이미 자리를 잡아놓은 노숙자들은 이방인에게 배타적이었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는 김씨의 노숙생활을 더욱 힘들게 했지요
그렇게 김씨는 맘의 여유를 잃고 결국 주변 사람들과 다시 다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영등포역 파출소 직원과 김씨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노숙인들끼리 다툼으로 김씨가 파출소를 찾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파출소 직원들은 그를 예의 주시하기 시작합니다.

노숙자 형님으로 유명한 이 파출소 정순태 경위는
그와 대화를 하던 중 무엇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큰 소리로 말을 해도 못 알아듣고 갑자기 정 경위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알고 보니 김씨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다툼이 잦은 이유도 사람들이 말을 해도 잘 못 알아 들으니 큰소리로 말하자
김씨는 이를 자신에게 욕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시비가 벌어졌던 것이지요

 

 

 

정 경위는 아는 지인에게 부탁하여 보청기를 구하여 김씨에게 선물합니다.
이때부터 김씨는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점점 좋아지고
주변의 폐품과 재활용품을 모아 풍족하진 않지만 착실한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올해 초, 영등포역 파출소장으로 부임한 송완춘 경감은 정 경위로부터
김씨의 사정을 듣게 됩니다. 송 경감은 폐품과 재활용 수집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김씨를 위해 파출소 한쪽에 수집을 위한 장소를 마련해주는 등
자활을 위해 노력하는 김씨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온 정성을 쏟습니다.
김씨도 파출소 직원들이 노력에 감동했는지 파출소주변을 정리해주고 화단을 가꾸어 줍니다.

 

그렇게 정이 들어간 지 6개월 송완춘 경감이 지방으로 발령이 나게됩니다.
영등포역 주변에 치안을 위해 노력한 송 경감의 전출에 모두 안타까워하지요.
김씨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송 경감의 전출소식에 파출소로 한 달음에 달려와
인사를 하며 시를 써 선물해 주겠다며 종이와 펜을 요구합니다. 

 

청각장애가 있는 노숙인에게 보청기를 구해주고 재활용품 수집을 위한 장소를 마련해주자
정성이 담긴 편지로 화답하였습니다. 경찰서 주변 정리는 덤이고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진심 어린 배려와 양보는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 냅니다.

 

 

 


 

(금천) 반딧불 길동무 '그린 빛 동행'

2015. 6. 1. 16:42

 

...꽃은 그대 나무 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

그대는 꽃이라서 10년이면 10번은 변하겠지만

나는 나무 같아서 그 10년, 내 속에 둥근 나이테로만 남기고 말겠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길 가는 동안 내가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향기 잃지 않으면 고맙겠다...

 

정말 가슴에 와 닿는 글귀 아닌가요? 글쓴이가 평소 좋아하는 시인데요.

청첩장 문구로도 유명하죠? 이수동 작가의 '동행'이라는 詩입니다.

 

'동행'이라는 시처럼, 바람불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누군가에게 '나무'가 되어 묵묵히 옆에서 길을 걷다 말동무를 해주고, 다리가 아플 땐 업어도 주고

길을 잃었을 때 등대처럼 나타나 나침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분은 바로..

속 어두운 곳 반딧불같이 녹색 형광빛을 내뿜는 우리 동네 경찰관 입니다.

 

 

2015.05.24. AM 10:06

<서울금천경찰서 신광섭 경사·김선환 경장과 길 잃은 할머니>

 

"젊은 양반 옷색이 참 잘 보이네"

 

5월 24일 이른 아침 무더운 날씨 경찰관은 동네 길 문안 순찰을 하던 중 홀로 길을 걷는 할머니를 뵈었고 안부 인사를 드렸습니다. 젋은 양반 옷색이 참 잘 보인다는 할머니께서는 "길을 잃었다. 내가 기억이 깜박깜박한다"는 얘기만 되풀이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걸어서 20분 거리에 사는 아들이 보고 싶어 길을 나섰다가 2시간가량을 길 잃고 이리저리 헤메고 계셨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본인 이름도 아들 이름도 모르셨고 휘청거리는 지팡이를 짚고 무작정 걷고 계셨습니다. 신광섭 경사와 김선환 경장은 할머니의 양 지팡이가 되어 지나가는 자동차를 피해 끝까지 동행하였고 마주치는 동네 주민에게 여쭙고 또 여쭈어 할머니의 아드님 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김선환 경장은 "일단 순찰차에 태워 에어컨 바람이라도 세줘야 하나 걱정이 많았지만, 아드님을 찾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주름진 이마에서 구슬처럼 떨어지는 땀방울을 보며 때아닌 뜨거운 봄 날씨가 원망스럽더라"말했습니다.

 

 

2015.05.25. PM 23:30

<여성안심 귀갓길을 통해 여성을 집까지 바래다주는 서울금천경찰서 김동원 순경>

 

"다음부터는 다이어트 한다 생각하고, 이쪽 큰길로 돌아가세요"

 

5월 25일 금천경찰서 문성지구대 경찰관은 평소와 같이 순찰차를 타고 관내를 돌며 문안 순찰 중이었습니다. 20대 여성이 순찰차에 뛰어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수상한 사람이 자꾸 집 밖을 서성이며 쫓아오는 것 같아요"

서울금천경찰서 김동원 순경은 여성분을 안전하게 집까지 바래다 주기 위해 어두운 골목길을 함께 걸으면서 주변을 구석구석 샅샅이 뒤졌고 여성을 안심시켰습니다.

"다음부터는 다이어트 한다 생각하고, 이쪽 큰길로 돌아가세요"

다음 날부터 여성분이 신고한 장소에는 녹색 형광빛 반딧불처럼 경찰관이 걷고 또 걸었고

별빛도 흐트러진 캄캄한 골목길 어둠 속, 수상한 발걸음 소리를 몰아낼 수 있었습니다.

 

 

2015.05.19. PM 01:30

<서비스센터에서 아들과 통화하는 김서곤 경위와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중인 이성훈 경사>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5월 19일 점심 문성지구대 김서곤 경위와 이성훈 경사는 한적한 골목길을 빙빙 돌며 동네를 살피며 문안 순찰 근무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불안한 얼굴로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아주머니를 발견했습니다.

"아주머니, 무슨 일이 있으세요? 왜 그렇게 안절부절 하세요?"라며 물었습니다.

아주머니의 사정을 들은 김서곤 경위 등에도 식은 땀이 흘렀습니다.

사연은 즉슨,

아주머니와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점심시간에 회사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며 쓰러졌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병원에 긴급으로 후송했고 환자는 뇌출혈로 응급수술이 필요했지만 가족 동의가 없어서 수술을 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김서곤 경위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환자의 주민번호를 전산조회하였으나 2012년도에 안양에서 거주불명된 상태였습니다. 엎 친데 덮 친격 구호자의 핸드폰은 비밀번호로 잠겨있어서 연락처를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잠자코 생각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김서곤 경위는 핸드폰을 가지고 OO 서비스센터에 아주머니와 동행했습니다.

"순서를 안 지켜서 죄송합니다. 저는 경찰관이고 이분의 회사 동료가 생명이 왔다 갔다 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얼마든지 때어주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이 핸드폰 보안을 풀어주십시오. 반드시 가족에게 연락해야 만 합니다."

김서곤 경위는 숨을 헐떡이며 서비스센터 직원에게 사정을 설명했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마침내 청주에 거주하는 작은 아들과 연락이 되어 환자는 응급수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한마디에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던 이성훈 경사도..환자의 지인도..한시름을 놓았답니다.

당시 도움을 요청한 아주머니는 김서곤 경위에게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시에는 당황해서 정신도 없었는데 지금에서야 전하네요"라며  두 손을 꼭 잡아주셨습니다.

 

큰 범죄의 범인을 잡은 것은 아니어 위의 사례들처럼 경찰관의 작다면 작은 행동 하나가 큰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경찰관이 반딧불이 되어 우리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주변을 밝혀주면 누군가에겐 분명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 북한이탈주민의 꿈

2014. 11. 5. 09:07

 

  지난 21일. 경찰의 날을 맞은 동대문경찰서 보안계에 큼지막한 화분이 배달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인, 그것도 탈북 시인이 경찰의 날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요?

 


 

  여성의 몸으로 홀로 탈북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워나간 북한이탈주민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꿈은 바로 '시인'이 되는 것!

 

  북한에서 중국, 라오스, 태국의 3개 국경을 넘나드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그 순간까지. 그녀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던 진정한 '꿈'이었습니다.

 

  2011년 5월 19일. 하나원을 수료하고 당당한 우리나라 시민으로서 한 걸음을 내디딘 후, 그녀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시를 적어 나갔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요.

 

  그녀의 시에 대한 열정을 알아챈 동대문경찰서 보안계 경찰관들은 그녀를 문예인협회에 소개해줬고, 그녀는 2012년 12월 대한문예신문사를 통해 등단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어엿한 시인이 된 그녀.

  이제 그녀는 탈북자 이가연이 아니라 시인 이가연이 되었습니다.

 

  그녀에 대한 경찰관들의 지원은 남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각종 공모전, 대회 등 그녀가 작품을 출품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노력 끝에 2013년에는 시 부문 통일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었고, 급기야 올해에는 그간 집필한 시를 모은 시집 출간을 권유하기까지 했습니다.

 

  시집 출판이라는 새로운 목표는 생겼으니 이제 그 자금을 충당할 계획을 세워야겠죠?

 

  보안계 경찰관들은 또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롯데 장학재단에서 실시하는 특별장학 프로그램에 그녀가 선발되도록 지원했고, 드디어 지난 8월 시집 '밥이 그리운 저녁'을 출판할 수 있었는데요.

 

<출판기념회에서 시를 낭송하는 이가연 시인>

 

  지난 9월 12일에는 중구 예장동에 위치한 '문학의 집'에서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열어 시를 나누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답니다.

 

<이가연 시인을 반갑게 맞이하는 김홍규 경장>

 

  Q. 보안계 경찰관들이 우리나라 사회 적응에 도움을 줬다고 들었습니다.

 

  A. 한국 사회에 대해 궁금하거나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경찰관의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저와 같은 탈북자는 의지할 곳이 없어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경찰관들이 소통 창구 역할을 해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Q. 경찰에 대해 친근한 감정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A. 네. 안보강연 등으로 지방에 출장 가서도 불편하거나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는 주변 경찰서 · 지구대를 찾아가 해결하곤 합니다. ^^

 

 

  Q. 시집에서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시 한 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모든 시가 내 자식 같아 애착이 갑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고향'이라는 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원저자의 설명을 들으며 시집을 찬찬히 읽어보니 이가연 시인이 지닌 고향과 가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북녘에 남겨진 가족들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에서 홀로 누리는 자유와 행복도 괴롭고 힘든 감정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가연 시인의 시는 담백한 언어로 그려냈지만 읽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답니다.

 

 

  Q. 앞으로 삶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살짝 귀띔해주세요.

 

  A. 우리 국어와 문학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로 입학할 예정이고요. 가정형편으로 북에서 하지 못했던 공부를 마음 편히 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이가연 시인은 현재 국제Pen클럽* 탈북망명작가센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바라며 앞으로도 창작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 국제Pen클럽 : 1921년 영국 소설가 도손 스콧에 의해 설립된 권위 있는 국제 문학 단체. 문학을 통한 세계인들의 상호 이해가 설립 목적으로, 전 세계의 모든 문화와 언어권의 공동체들이 읽고 쓰는 문학을 통해 결합하도록 하는 것이 이 단체의 주요 활동이다.

 

<왼쪽부터 허현기 경장, 이가연 시인, 김홍규 경장>

 

  동대문경찰서 보안계 김홍규 경장, 허현기 경장. 탈북 주민의 꿈과 열정을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리고 이가연 시인! 그 창작을 위한 발걸음에 저희 서울경찰이 함께 하겠습니다.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대학생활 만끽하세요. ^^

 

 

 

  • 슬픈이야기 2014.12.29 21:18

    탈북시인 이가연씨를 보고서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이 함께 탈북자들을 도와줘야하는데 이념 사랑 다툼으로 그런걸 해결못하고있으니 2015년에는 진보좌파인사들도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다주었으면 좋겠네요?


12-07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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