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특별한 결혼식
지난 9월 27일 화요일.
서울 강서구에서는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펼쳐졌습니다.
바로 '내 생애 가장 특별한 결혼식*'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 '내 생애 가장 특별한 결혼식'은 서울 강서구청과 강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그리고 다문화가족지원
센터가 공동 주관하고 있는 저소득층을 위한 결혼 지원 복지사업입니다.
어제는 정말 특별한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탈북민 A 씨와 B 씨 부부였습니다.
A 씨는 북한에 거주할 당시 지독한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중국을 오가는 밀무역으로 위태롭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A 씨는 중국 공안에 체포되었습니다.
체포 후 A 씨는 북한으로 압송이 결정됐는데요.
A 씨는 북한으로 가는 압송 열차에서 목숨을 건 시도 끝에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지난 2003년 3월 우리나라에 입국해 일용직 근로자로 살아왔습니다.
역시나 극심한 배고픔과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탈북한 B 씨는
2005년 이후 홀로 지내왔습니다.
혈육도, 고향도 없는 A 씨와 B 씨.
1년 전. 마치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은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서울 강서구의 한 가정집에서
동거하며 부부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강서경찰서 보안과 경찰관이 이들의 딱한 사연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들 부부의 후원자를 팔방으로 알아보던 정문권 경위가,
강서구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합동결혼식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관계기관과의 협의 끝에 마침내 합동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마흔 중반의 나이에 난생처음 순백의 드레스를 입게 된 B 씨.
세월의 질곡에 마디마디 굵어진 손이 이날 만큼은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비록 따뜻하게 안아 줄 부모님도 곁에 계시지 않았지만,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은 분명 기쁨의 그것이었습니다.
"경위님, 정말 고맙습니다. 늦었지만 저도 아내에게 면사포를 씌워줄 수 있게 되었네요.
평생 감사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A 씨는
결혼식이 끝난 후 정문권 경위를 말없이 끌어안았습니다.
하루하루 생사의 경계에 놓였던 이들 부부의 삶.
가까스로 탈북에 성공했지만, 분명 행복보다는 슬픔이 많았던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이 있었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기에
그리고 이들의 아픔을 가슴으로 지켜봐 준 한 명의 경찰관이 있었기에
이날 결혼식만큼은 더없이 행복하고 평범한,
한 남자와 한 여자일 수 있었습니다.
타인의 삶일 뿐이라고...
내겐 공감할 수 없는 가슴 시린 사연일 뿐이라고 여기지 않고,
진심 어린 공감으로 부부의 아픔을 위로해 준 정문권 경위와 함께
부부의 앞날에 행복만이 가득하길 두 손 모아 빌어봅니다.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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