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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제발, 제 딸에게서 구해주세요

서울서대문경찰서 2016. 5. 31. 18:07

제발, 제 딸에게서 구해주세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지적장애인 어머니가 행패를 부린다’는 112신고가 접수 됐습니다. 

장소는 서대문구의 한 가정집. 

신고자인 딸이 

“엄마가 지적장애가 있는데, 지금 또 저를 때리면서 난동을 부렸어요”라며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신고내용에 관해 설명을 했습니다. 

딸이 어머니로부터 폭행당했다며 경찰관에게 보여준 흔적이나 

다른 여러 정황을 보더라도 경미한 사안이었습니다. 

경찰관은 딸에게 가정폭력 피해절차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고 

대화를 통해 신고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의문이 들다!

다음날. 

서대문경찰서 가정폭력전담경찰관인 김혜림 경장은 

신고 이력을 살펴보던 중 전날 발생한 모녀간 사건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어머니가 관련된 신고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두 경찰관의 오감은 단순 가정폭력 사건이 아닐 거라고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좀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사후 관리를 위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는 어머니가 받았습니다. 

말투가 좀 어눌하지만, 장애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신고자의 어머니는 김혜림 경장에게 평소 딸이 폭언과 폭력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통화상이라 자세한 파악은 힘들었지만, 어머니의 말을 경청했고 들어주기 위해 애썼습니다. 

다른 조치 없이 현장에서 마무리했던 신고였지만, 

또다시 가정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했습니다. 

 

전담경찰관의 오감을 발휘하다!

지속적인 관리를 한 덕분인지, 별다른 일 없이 평온했습니다. 

그런 날이 계속될 것 같았던 어느 날.

서대문경찰서로 한 복지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평소 보살피고 있던 시설이라고 했습니다. 

어머니가 딸의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 

어머니는 딸에게 수차례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심상치 않다고 느낀 김 경장은 바로 출발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딸은 없고 어머니만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적 연탄가스로 인해 후천적으로 장애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그 후 주변의 도움으로 성실히 살아갔지만, 

딸은 엄마의 장애를 이용해 자신의 안위만을 챙겼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김 경장에게 예전에 딸이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적이 있다는 얘기와 

방안에 자신의 짐을 가득 채워 앉기도 힘든 좁은 공간으로 만들고, 

어머니를 자주 집 밖으로 내쫓으며 폭행과 폭언을 일삼는 등 

패륜적인 행동을 한다는 딸의 얘기를 늘어놓았습니다.

 

이대로 두어서는 어머니가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은 장애인복지관 담당자로부터 사건을 접수했습니다. 

딸에게는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가정폭력전담경찰관인 김혜림 경장이 어머니 옆에서 안심시키며 그동안의 피해 상황에 대해 

들어주며 곁을 지켰습니다. 

어머니는 딸의 처벌을 강하게 원하지는 않지만,

함께 사는 것이 두려워 떨어져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새내기 전담경찰관의 완벽한 보호와 지원!

김 경장은 피해자인 어머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보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딸의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여성 긴급전화 1366을 통해 

긴급피난처를 연계하여 어머니의 안전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긴급 상황을 즉각적으로 알릴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대여해드리고, 

관내 파출소 경찰관의 주기적인 순찰이 이루어지도록 했으며, 

가해자인 딸에게 경고장 배부 등 어머니의 안전을 위한 모든 조치를 빠르게 진행했습니다. 


※ 여성 긴급전화 1366이란? 

안전사각지대에 있는 여성과 아동의 인권보호정책의 하나로 가정폭력·성폭력 등으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여성들을 위한 긴급전화. 폭력 피해를 본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긴급 구조되어 피신할 수 있는 긴급피난처 운영, 생활용품·숙식·의료 등 지원.

또한, 

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위해 서대문경찰서 여청수사팀에서 직접 진술을 받지 않고 

서울대병원 해바라기센터를 통하여 진술녹화를 하도록 했습니다. 

김 경장은 진술녹화 당일 직접 1366 긴급피난처에서 서울대병원 해바라기 센터까지 동행하고 

진술시간 동안 어머니 옆에서 안심시켜 드렸습니다.

 

앞으로는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라며...

김 경장은 모든 진술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 어머니의 손을 잡고 약속을 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꼭 지켜드리겠다며 두 손을 꼭 잡아 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연신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아직 어머니의 안전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지만, 

새내기 전담경찰관인 김혜림 경장은 앞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피해자들 곁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경찰이 돕겠습니다. 앞으로는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