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프로파일링(Offender Profiling) 연구회를 가다!

2015. 11. 25. 15:13


 '프로파일러(profiler)'라는 용어를 아시나요?

 우리나라 말로는 '범죄심리분석관'이라고도 하는데요.


 생소하기만 했던 이 용어는,


 영화 「양들의 침묵」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양들의 침묵」, 「CSI 시리즈」 등 다수 작품에 등장하며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우리나라에 프로파일러 열풍(!)을 몰고 온 것은,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과 강호순, 김길태와 같은 연쇄살인범이 검거되는데 있어 프로파일러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부터였습니다.



 실제로 프로파일러는 이상 동기로 보이는 범죄를 철저히 분석하여 용의자의 습관이나 행동 패턴, 나아가 성격적 특성이나 나이, 용모 등까지 추론해냄으로써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데요. ☞ 프로파일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경찰 뉴스레터 제17호」를 참조하세요. ^^


 하지만,

 '묻지 마 범죄', '연쇄살인'과 같이 동기가 모호해서 프로파일링이 필요한 범죄는 증가하는 반면, 범죄분석요원의 수는 매우 한정적인 상황!!!



 이러한 인력 부족 문제와 더불어 좀 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범죄분석의 필요성과 함께,

 일선 현장 경찰관과의 수사 기법 공유, 학계와의 이론 연구를 통해 새로운 범죄 분석 기법 개발 등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범죄 프로파일링 연구회」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좀 길었죠? ^^


 이번 뉴스레터 57호에서는,

 서울경찰청 「범죄 프로파일링 연구회」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지난 11월 18일 수요일.

 서울경찰청 지하1층 서경어울림 홀에서 「범죄프로파일링 연구회」가 개최됐습니다. 벌써 다섯 번째 열린 이 연구회에 필자 역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참석하게 됐습니다. ^^;;



 지난 6월 5일 「제1회 범죄프로파일링 연구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4회에 걸친 연구회는 '범죄자 프로파일링에 관한 비판적 논의''SCAN 기법을 활용한 자필 진술서 분석' 등 다양한 주제를 비롯해, 실제 발생한 사건을 중심으로 경찰관과 학계 · 전문가 등이 모여 활발한 토론과 소통의 장이 됐는데요.


 오늘 열린 「제5회 범죄프로파일링 연구회」에서도 '사이코패스의 이해와 실제'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탓인지, 그 어느 때보다 열띤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우와~!!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 범죄와 관련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할 때마다 TV속에 자주 등장하는 한림대 심리학과 조은경 교수와 숙명여대 심리학과 박지선 교수님이 보이네요. ^^

 이 두 교수님은 서울경찰청 「범죄 프로파일링 연구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익숙한 얼굴에 반가움이 앞섰습니다.



 조은경 교수는 사이코패스를 진단하는 PCL-R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범죄심리학 전문가인데요.


 출처 : 매일경제


 이날은 '사이코패스 범죄의 이해'라는 주제로 아래와 같이 세 가지의 주제로 나누어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비가 오는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날에 딱 알맞은 강의네요."라며 말문을 연 조은경 교수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개관'을 비롯해 '현장 사례로 본 사이코패스 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내용으로 현장에 참석한 경찰관 및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문가의 영역을 엿볼 기회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강의 후에는 참석자들의 많은 질의가 이어졌는데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풍 씨의 뇌 영상을 정신감정에 활용해 재판에 도입하는 문제를 두고 조은경 교수의 개인적인 소견을 묻는 등 내실 있는 질의·응답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날 두 번째로 강연에 나선 서울경찰청 프로파일러 이주연 경사는,

 국외연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정신질환 범죄 관리와 대응',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이해 및 그들의 조사방법' 등을 함께 공유했는데요.



 실제 정신질환 범죄로 인해 발생한 실제 사례를 언급하며,

 정신질환 범죄가 일반범죄보다 빈도는 낮으나 치명도가 높아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사회적으로 심각한 충격과 불안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히며, 향후 정신질환 범죄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정신질환 범죄자가 심각한 범죄에 연루되기 전 난동, 재물손괴, 경미한 폭행 등 전조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아직 경찰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위험성 평가나 체계적 관리방안이 없는 실정인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주현 경사가 말한 사이코패스 조사 방법 중,



 "이들은 항상 게임을 하려고 한다. 이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은 싸우지 않고, 그들에게 말하지 않고 단지 들어준 다음 자리를 뜨는 것이다."

 "카드게임을 하는 것처럼 상대방이 게임을 하고 싶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그들을 통제해야 한다."라고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요.


 즉, "반응하지 않고(Not react), 무시(Ignore) 하는 게 사이코패스를 조사할 때 우위에 서는 것이다"라는 말에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일곤 살인사건' 사례연구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언론을 통해서도 잘 알려진 이 사건은,

 보복살인을 계획한 김 씨가 피해여성을 납치·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넣은 채 도피행각을 벌이고, 주차장에서 차량에 불을 질러 시신이 훼손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등 끔찍한 양상을 띠어 많은 시민들을 경악하게 했는데요.

 '트렁크 살인사건'으로 명명된 이 사건의 감식과 조사 등을 맡았던 일선 경찰관들의 노력과 수사과정에서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 현재 재판 중인 사건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실제 김 씨를 조사한 성동경찰서 강력팀 서주완 형사는 김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CCTV로 김 씨의 행적을 추적하는 중 그가 공중화장실 안에서 8시간이나 머물러 있었는데, 20~30분 후면 나올 줄 알았던 김 씨가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이미 다른 곳으로 도주한 게 아닐까 걱정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CCTV를 분석한 끝에 행적을 추적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형사들의 끈기와 노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역시 범죄프로파일링 연구회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며,

 김일곤을 조사하면서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고, 프로파일링 연구회가 현장에서 일하는 수사 형사들의 역량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김 씨와 면담을 시도했던 프로파일러 이상경 경사는 면담 중에 있었던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는데요.


 먼저 사이코패스가 자신의 일이 마치 대단한 업적인 것처럼 이야기하기를 매우 좋아하고, 굉장히 빠른 순간 대답하고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며 자세하고 정확하나, 생각 없이 그냥 나오는 대로 대답해 거짓말인 경우가 대부분인 언어적 특징을 가지고 있고,

 상대방을 조정하고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조사장면에서 다루기가 녹록치 않다는 특성들을 언급했습니다.


 김일곤 역시 상대방을 조정하고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해,

 담당형사가 지정한 사각테이블의 좌석에 앉기를 거부하며, 자신이 앉고 싶은 좌석에 앉지 않으면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버티며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는데요.

 면담을 위해 참석한 프로파일러 이상경 경사가 "불안하면, 다른 자리에 앉으셔도 되요"라고 이야기를 했고, "불안하면" 이라는 단어에 불쾌감을 느낀 김 씨가 지정된 좌석에 앉아 조사를 받았다는 일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날 4시간이 넘도록 열띤 토론의 장이었던 「프로파일링 연구회」에는,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는데요.

 광운대 심리학 동아리 회원 김○○양은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어 심리학과 지망을 꿈꾸다 어머니께서 추천해주셔서 참석하게 됐다"며 "한림대 조은경 교수님께서 유영철을 인터뷰했던 경험을 들려주신 것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말했습니다.


 최○○ 군 또한 "사이코패스에 대해 평소에 오해했던 내용을 바로 알게 되었다"고 말했고,

 범죄심리학 석사과정에 있는 김○○ 씨는 "범죄심리학이 점점 주목을 받고 있는 학문인만큼 많은 이들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숙명여대 심리학과 박지선 교수 역시, 실제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함께 사건연구 및 프로파일링 기법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처음으로 참석한 「프로파일링 연구회는」 직업 경찰관인 필자에게도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는데요.


 생명을 구하고 사회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과 시민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는 이들을 보면서,

 더욱 안전한 서울을 기대해 봅니다.


 서울경찰은 「프로파일링 연구회」를 통해 앞으로도 수사 과정 전반에 걸친 프로파일링 기법의 활성화로 수사 역량을 강화에 힘쓸 예정입니다.

 이들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




기사 : 홍보담당관실 이종행 경사

촬영 : 홍보담당관실 박세원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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