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성실한 노숙인, 10년 만에 그리운 가족과 재회하다
지난 8월 3일 오후 6시 40경 명동파출소로 명동 일대에서 폐지를 주워서 생활하는 49세 남자 노숙자가 찾아왔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오래전부터 명동에서 폐지를 주워서 열심히 생활하는 성실한 노숙인이었기에 명동파출소 직원들도 익히 그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명동파출소에는 처음 온 그 노숙인은 술에 취한 채 횡설수설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는 것이 외롭고 힘들다, 너무 우울하고 슬프다, 인생이 허무하다’고 말하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명동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맹영선 경위와 정입두 경위가 그 노숙인을 달래고 위로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10년 전 하나뿐인 형과 함께 살다가 헤어졌는데 이제 가족이 정말 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는 가족을 찾아 도움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노숙인의 가족을 찾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가 가출인으로 등록된 것과 10년 전에 청주에 있는 집을 나왔으며 또 그의 형이 10년 동안 애타게 동생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후 형이 아직 애타게 동생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자, 그 노숙인은 이제껏 참고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울었습니다.
가족이 그렇게 그리운데 왜 형에게 연락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는 가족을 볼 면목이 없어서 보고 싶지만, 연락할 수 없었다며 목 매인 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면 지금 형에게 연락하는 것이 어떠냐고 맹영선 경위가 묻자 가족이 정말 보고 싶은데 도저히 연락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서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것이었습니다.
힘들어하는 그를 보면서 두 경찰관은 동생을 애타게 찾고 있는 가족의 마음도 헤아려 볼 것을 설득하자 마침내 형에게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이에 즉시 형에게 동생이 여기 있다는 연락을 하자, 형도 흐느껴 울면서 지금 당상 택시를 타로 올라갈 테니 동생이 어디 가지 못하게 꼭 붙들고 있어 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형이 동생을 만나러 지금 택시를 타고 올라온다는 소식에 그 노숙인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리고 경찰관들과 즐겁게 이야기하고 야식과 커피를 맛있게 같이 먹으면서 형을 기다렸습니다.
얼마 후 형과 형수가 번개같이 빨리 명동 파출소로 찾아왔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하나뿐인 혈육인 동생을 보자 형은 동생을 끌어안고는 아무 말도 못 하고 한동안 울기만 하였고, 이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형수도 눈물만 흘렸습니다. 경찰관들도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렇게 비 오는 날의 8월 3일 일요일 저녁 명동 파출소는 형과 아우의 10년 만의 상봉으로 기쁨의 눈물이 가득한 곳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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