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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순찰차로 산다는 것

서울경찰 2013. 9. 23. 17:26

대한민국에서 순찰차로 산다는 것

 

 

 

 

"112신고, 강남구 압구정동 00백화점 앞 폭행, 순00호 출동"

나는 자동차입니다.

 

 

 

자동차 중에서도 길 위의 보안관으로 통하는 112 순찰차입니다.

 

 

 

 

나는 오늘도 두 눈을 부릅뜨며 서울 도심을 누비며 다닙니다.

그러다 112신고가 떨어지면 빛의 속도로 달려가기도 하고

누군가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나의 모든 것을 바쳐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도구가 됩니다.

 

 

 

 

나는 투철한 국가관과 법 집행의 확고한 의지로 무장한 두 명의 대한민국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움직입니다.

내 뒷자리는 때로는 응급차가 되기도 하고, 호송차가 되기도 하며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아이와 노인들에게는 딱딱하지만 편안한 승용차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가끔씩 시험시간에 늦어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에게는 스포츠카가 되기도 하며

도주하는 범인을 쫓아갈 때는 마음만은 8기통의 머슬카(?)가 되어봅니다.

 

 

 

 

리어카를 매달고 가는 내 친구들을 보기도 하고

전동휠체어를 에스코트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 모두 마음 따뜻한 대한민국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런 나.

나는 대한민국 순찰차입니다.

지금부터 나의 일생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매년 경찰청의 입찰조건에 따라 공개 입찰을 통해 경찰이 됩니다.

나는 같은 차종이라도 길 위를 다니는 기존 승용차와는 좀 다릅니다.

내 몸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궁금하시죠?

 

 

 

 

세련된 디자인!

이 디자인은 지난 2006년 경찰 창설 60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디자인한 것입니다.

 

 

 

 

순찰차를 아직도 '백차' 혹은 '빽차'라고 부르는 어른들이 계시는 데

이유는 이렇습니다. 사진의 모습처럼 한국전쟁 이후 차량이 귀한 시절 군용차량을 하얗게 색칠을 해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나는 이런저런 모습을 걸쳐 지금의 세련된 모습으로 태어났습니다.

 

 

 

 

 

나는 실내도 보통 차와는 조금 다릅니다.

 

앞좌석과 뒷좌석을 분리하는 플라스틱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뒷좌석에 타고 있는 사람이 경찰관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게 공간을 분리한 것입니다.

뒷좌석 시트도 직물이나 가죽이 아닌 플라스틱 성분의 조금은 딱딱한 재질로 되어 있습니다.

 

 

 

 

차량 안에는 안과 밖을 항상 촬영할 수 있는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습니다. 순찰차가 시동을 켜고부터 끌 때까지 차 안의 모든 상황은 블랙박스에 저장이 됩니다.

 

 

 

나는 보통차량과는 다른 스마트한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112신고가 떨어지면 차량에 타고 있는 경찰관의 별도 조작 없이도 신고장소가 바로 내비게이션에 표출됩니다. 또한 신고자의 긴급한 신고음성도 들을 수 있습니다.

 

 

 

또 내 몸에는 GPS가 있어 나의 움직임은 112신고센터에서 항시 파악하고 있습니다.

긴급사건이 발생하면 112신고센터는 가장 가까이 있는 순찰차와 인근 순찰차에 출동을 명령할 수 있습니다.

나와 내 친구들은 서로의 위치를 공유하며 똑똑한 순찰과 합리적인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IT 강국의 순찰차 답죠^^

 

 

 

 

또 뒷좌석에 탄 이상 밖에서 경찰관이 문을 열어 주어야 나갈 수 있습니다.

안 쪽에서는 문도 창문도 열 수 없도록 설계되었습니다.

 

 

 

LED 경광등과 서치라이트, 무전기, 안테나 등이 설치돼 있고,

나의 트렁크박스 안에는 검문검색에 필요한 도구와 방탄조끼, 구명조끼 등 비상용품이 항시 비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다른 자동차보다 수명이 짧습니다.

심지어 길 위의 택시보다 수명이 짧습니다.

이유는 짧은 시간 너무 많은 일을 합니다.

나는 평균 3년, 주행거리가 12만 킬로미터가 넘으면 폐차가 됩니다.

 

같은 주행거리라도 저속 운행시간도 많고, 경찰관이 교대로 24시간 나와 같이 근무하기 때문에 나는 하루 종일 쉬는 날 없이 365일 동안 시동이 켜있습니다.

 

 

 

 

내가 쉬는 시간이라고는 경찰관이 근무교대를 하는 잠시의 틈이나, 아니면 검사를 받기 위해 정비창에 들어갈 때가 전부입니다.

 

 

 

 

 

그래도 나는 행복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해 영예롭게 살다가는 대한민국 순찰차이니까요^^

지금 경찰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112를 눌러 주세요!

112는 변하지 않는 나의 전화번호입니다.

나는 늘 여러분과 3분 거리에 있는 대한민국 순찰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