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SNS를 통해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주로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귀여운 동물에게 쓰이는 요즘 식의 표현이라고도 합니다.
여기서 떠오른 의문점 하나!
과연, 진짜, 정말로, 세상을 구하는 귀여움이 있을까?!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실제로 그 ‘귀여운 존재’를 직접 만나
그들이 누구인지 또 무엇으로 세상을 구하는지에 대해 탐구를 해볼까 하는데요.
구독자분들도 함께 만나러 가보실까요?
세상을 구하는 귀여움, ‘서울시 반려견순찰대’를 소개합니다!
오색풍경이 장관을 자아내는 11월의 북한산.
가을 행락철이라 그런지 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곳을 향하고 있는데요.
젖은 낙엽으로 인한 낙상이나 부상, 급격한 기온차에 의한 저체온증 등
가을철 산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요인에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북한산을 관할하는 서울은평경찰서에서는
범죄예방 및 선제적 안전 점검을 위한 등산로 순찰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도보순찰 중인 경찰관들과
그 뒤로 보이는 강아지 두 마리!
바로, 서울 은평구 반려견순찰대 ‘가을’, ‘하루’입니다.
21년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치안 활동에 쉽게 나설 수 있을지를 고민한 끝에
전국 최초 반려견순찰대를 시범 운행한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23년 4월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발대식을 갖고
5월부터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으로 순찰대 활동을 본격 시행했는데요.
가을이와 하루도 바로 이때 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반려견순찰대’라고 적힌 형광색 조끼를 입고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강아지들.
등산객들의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는지
반려견순찰대원이 경찰관들과 함께 꼼꼼히 살피는 중입니다.
“매일 하는 산책이 지역 순찰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민으로서 동네 치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어요.”
견주 강민경님은 가을, 하루와 함께 반려견순찰대 활동을 하며
범죄 예방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지역 순찰 활동에 접목시키며
어차피 매일 해야 하는 강아지 산책을 좀 더 의미 있게 하고 있는 것 같아
반려견순찰대원으로서 만족도가 높다고 하셨는데요.
산책 활동을 하며 범죄 의심 상황 등 위험요소를 발견했을 때
112신고로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경험하며,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뿌듯하다고
앞으로도 가을, 하루와 함께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실제로 25개 자치구 총 1,011팀의 반려견순찰대는
발대식 이후 6개월 간 범죄예방 관련 112신고 285건,
무질서·위험방지 등 120신고 1,857건의 활동 성과를 보여주었는데요.
음주운전자 검거에 기여한 성동구 반려견순찰대 ‘초이’와 ‘제니’,
길 잃은 지적장애인을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한 강동구 반려견순찰대 ‘쿠로’,
발달장애아동을 집단폭력 피해로부터 예방한 금천구 반려견순찰대 ‘오이지’ 등
많은 반려견순찰대원들이 자치구 곳곳에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를 제일 잘 아는 주민이
경찰, 자치단체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안전한 동네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반려견순찰대의 취지와 딱 맞지 않나요?
이번에 찾은 곳은 서울 마포구의 경의선숲길.
시민들의 시선을 강탈한 오늘의 주인공들이 모여있는데요.
치안 안전 활동이라는 의미 있는 산책,
혼자도 좋지만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욱 좋겠죠?
그래서 모인 13팀의 반려견순찰대.
본격적인 순찰을 시작하기 전에 서로 인사를 나누고
경의선숲길부터 홍대 레드로드까지의 순찰 경로를 계획하며
오늘의 활동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 꽤나 능숙해 보입니다.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순찰을 시작하는
13마리의 반려견순찰대들을 동행해 보았는데요.
귀여움에 홀린 시민들이 휴대폰 카메라 어플을 켜고
함께 따라오시는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려견순찰대 조끼를 입고 순찰을 하면
시민들의 긍정적인 시선이 느껴져서 좋아요.”
‘다롱이’의 견주 김순옥님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것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며
실제로 다롱이에게 술병을 던진 취객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요새는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좋아져 그런 사람들이 많이 없긴 하지만
반려견순찰대 조끼를 입고 순찰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시는 분들도 있어
대원으로서 활동하는 이 순간이 정말 뿌듯하다고 합니다.
마포경찰서 범죄예방진단 경찰관과 함께
방범용 CCTV를 점검하고 있는 ‘도라’와 견주 김도행님.
반려견과 좁은 골목길 같은 범죄 취약 구역을 돌고
비상벨 등 범죄예방시설물을 점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그러나 보호자 옆에 붙어서 걷는 ‘리드워킹’에 능숙한 모습!
반려견순찰대로 활동하기 위해선 바로 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합니다.
미국 애견협회(AKC)에서 198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반려견 교육 자격증(CGC) 평가 기준을
반려견순찰대 선발 심사에 도입했는데요.
1.리드워킹(따라걷기) 2.보호자 명령어 이행
3. 대인·대물·대견 등 외부자극에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지나가는지를
반려견 전문 훈련사의 평가를 통해 통과된 반려견들과
지역 방범활동 및 반려문화 정착,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반려인들만이
비로소 반려견순찰대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또, 순찰대원들에게 안전 장비 지급과 상해보험 가입은 물론
반려견 행동통제방법 등 안전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안전대책 또한 철저히 시행하고 있습니다.
경의선숲길을 지나 어느새 시민들로 북적이는 홍대 레드로드로 향하는 길.
시민들의 보행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같이 줄을 지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이 질서정연 그 자체네요!
복잡한 길을 통과하면서도 그곳에 범죄 취약 요소가 있는지
시민들에게 다소 위험할 수 있는 교통 위험 지역은 어디인지
꼼꼼히 살펴보는 와중에도
이제 막 반려견순찰대로 활동을 시작하신 견주님께
순찰 노하우를 전수하는 선배 대원들의 모습을 지켜보니
같은 서울 시민으로서 든든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마지막 순찰 코스.
시원하게 물 한 잔 마시며 오늘의 순찰 활동을 되새겨 봅니다.
함께한 13팀의 반려견순찰대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서울시 반려견순찰대들이
산책을 돌며 자발적인 순찰 활동 중인데요.
지역 주민인 견주와 반려견들이 ‘거리의 눈’이 되어 서울을 지키는 일.
이것이 바로, 앞에서 말씀드린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말 그 자체 아닐까요?
반려견 산책이 많은 곳일수록 범죄율이 낮다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사회학과 연구 결과처럼
반려견이 사회에 끼치는 선한 영향력이 무엇인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언젠가 반려인이 된다면 반려견순찰대원으로 활동하고 싶은데요.
그때까지 서울시 반려견순찰대를 응원하며 많은 관심 가지려고 합니다.
서울경찰 뉴스레터 구독자 여러분들도
앞으로 형광색 조끼를 입고 우리 동네를 열심히 순찰 중인 반려견순찰대를 발견하면
따뜻한 말 한마디로 반가운 인사 한 번 건네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