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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스토리 15화) 후임

서울경찰 2012. 9. 26. 09:11

 

 

 

 

2012.9.2.

울산경찰청 울산남부서 생활안전과 옥동지구대

이선태 순경

   

안녕하세요^^

2008~2009년도 울산지방경찰청 작전전경계에서 근무했었던 의경입니다~!

그 당시에 뽈스토리를 즐겨봤었는데

이젠 제가 경찰에 들어와 이렇게 제 이름으로 사연을 보내봅니다~

시간이 참 많이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뽈스토리가 연재되고 있는걸 보니 대단한 것 같네요^^!!

 

때는 2009년 말..

저는 전역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말년수경(병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갓 지방경찰청으로 후임이 한명 발령받아서 왔습니다.

저희는 보통 아침 6시에 후임이 일어나서 내무반 청소 및 정리를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7시쯤에 제가 잠에서 깼는데...

내무반에서 갓 발령받은 후임이 엎드려 코를 골고 쿨쿨 자고 있는 겁니다.

발령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후임이 늦잠을 자고 있는걸 보니

당시에 너무 화가나 일어나라며 약간 충고의 말(?)과 함께 발로 엉덩이를 걷어찼습니다.(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뒤척거리면서 후임이 일어났습니다.

그 순간........

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제가 발로 차서 깨운 사람이 갓 발령받은 후임이 아니라 상황실 당직 직원이셨던 겁니다...!!

서로 너무 놀라 아무 말 없이 눈만 몇 초 마주치다가... (전 직원을 발로차서 놀랬고, 직원은 의경이 자기를 발로 찬 것에 대해 놀란 겁니다 ㅎㅎ)

전 몽유병에 걸린 환자처럼 그냥 제자리로 돌아와서 잠을 자는척 했습니다...

(그땐 너무 놀라고 혼날까봐 당황해서,,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나서 잠도 안오는데 자는 척을 한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다행히 착하신 직원은 별말 없이 그냥 가셨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6시에 일어난 후임이 이불을 개려고 하는데

그 직원이 시끄러운 상황실 옆 휴게실보단 의경내무반이 조용하길래 잠깐 쉬러 오셔서 그 자리에 눈을 붙이고 계셨던 거였구요...

  

전역하고 요즘도 그 때 근무를 같이했던 후임들을 만나는데 술자리에서 이 얘기하면 아직까지 빵빵 터지곤 합니다^^

갑자기 재밌었던 사연이 기억나 이렇게 메일을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