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4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송문선 경관
설울청 두손입니다...^^
지금은 교통외근부서에서 나와서(?) 다른 부서에 있는데요..
<두손의 교통일기>도 이제는 아련히 접은 지 오래 되었건만..^^
황당한 주취자 이야기가 불현듯 기억나서 한자 적어봅니다..^^
작년에 교통외근부서에 있을 때 있었던 제가 실제 겪은 실화입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장소를 배치해서 음주단속을 하고 있었지요..
제 기억에 그날은 매우 음주운전자가 안 보이는 티 나게 깨끗한(?) 도로사정 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던 차에 제가 서있는 차로에 검정색 2000cc 급 국산 중에서 나름 괜찮은 승용차가 슬슬 다가옵니다..
창문을 쓰윽 내리는데, 이상한 냄새가 코를 확~~~ 덮쳐옵니다...
이상한 냄새는 둘째로 치고 감지기를 들이대는데, 불현듯 들려오는 감지기에서의 삐~삐~삐~ 소리...
운전자에게 일단 내리라고 권유하는데...
운전자 왈
“죄송하지만, 제가 내릴 수가 없거든요...
경찰관님이 조수석에 타시고 제가 옆으로 바로 대면 안되겠습니까?“
두손 왈
“선생님.안됩니다. 일단 내리시지요. 왜 안된다는 겁니까..?”
그랬더니!!!
운전자왈
“실은...제가 지금 설사가 터져서 옷이랑 시트랑 다 설사를 한 상태라 내릴 수가 없어서요..”
쿠쿵....
-_-;;
-_-;;;;;
다시 한번 운전석을 보니... 운전자 양복바지는 무언가(?)로 인해 축축히 젖어있고
이 지독한 냄새....머리가 욱신거리고 순간 속이 역류하는 이 냄새는..
그렇습니다..
운전하며 앉은 상태에서 설사를...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당황. 초 당황....
엄청난 당황을 뒤로 하고...
조수석에 제가 타고 단속장소 바로 옆으로 차를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 약 20초...
그 20초 동안 지옥을 경험하는 그 냄새란....
아무튼 차를 대고...
원래대로라면 운전자를 하차 시켜서 보통 본넷 앞으로 가서 고지하고 음주측정을 합니다만...
어쩔수없이(-_-;) 시동을 끄고, 운전자는 그대로 운전석에 앉힌 채로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모든 과정을 고지하며 음주측정을 했습니다.
모든 것을 고지하는 순간부터, 음주측정기를 입에 갖다대는 순간, 그리고 운전자가 후~~~욱 하고 부는 순간..
그리고 서서히 수치가 올라가는 그 약 3분간의 시간이...
제게는 엄청난 고통이었습니다.
음주단속 하면서, 별의 별 사람들이 다 단속되는 과정에서도 단 한번도 흔들리지 않았던 교통경찰관 두손이...
설사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제발 단속수치만 나오지 말아라 제발...제발 0.05 미만으로 나와라 제발...
만약에 단속이 되면 이 차를 누가 운전해서 경찰서까지 가야 할 것인가...
이미 다른 직원들은...
"단속되면 두손 니가 운전해!" 라는 무언의 경고 메세지를 담은 눈빛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우라질....
신문지를 깔고 갈까... 어디서 골판지를 하나 구해와야 하나...
그래도 해결될 것 같지 않은데..
그렇다면, 다리에 힘을 바짝 준채로 엉덩이를 시트에서 떨어뜨린 상태에서 운전을 해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들과 제발 단속만 되지 말아라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측정 수치를 보고 있는데....
아....다행히도 신은 저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훈방수칩니다!!
운전자에게 앞으로 단 한잔이라도 드시고 운전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의 메세지..
(실은 차안에서 oo 싸지 말란 경고의 메세지를 마음속으로 담아...) 를 남긴 이후에 멀어져 가는 차량을 보며 긴장이 풀렸지요...
지원 나온 의경들 마저 나를 피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저 차량에 앉지 않았다고 무언의 경고메세지를 보내지만, 모든 이들이 날 피합니다..
이랬더 경험이 있네요...
갑자기 속이 안 좋아져서 그 분도 어쩔 수 없이 차량 내부에 실례(?)를 한 것은 마음이 그분도 아프겠지만...
제 변(?) 도 아닌 남의 변(?)을 깔고 앉을 뻔한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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