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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경찰서/우리동네 경찰서

(서부) 10년 전 그 날...

서부홍보 2014. 8. 8. 16:44

 

 

 

10년 전 그 날도 오늘처럼 덥고 습한 여름날이었습니다.

200481일 밤 9시를 넘긴 시각.

도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피서를 떠났거나, 남은 사람들은 다가올 월요일에 대한 준비로 벅차 있을 한여름의 일요일 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강력계 형사의 일상에 주말이란 없었습니다. 강간범을 잡기 위해 피서조차 미뤘으니까요.

 

서울서부경찰서 강력계 심재호 형사와 이재현 형사는 그날도 여전히 강간수배범을 잡기위해 하루 종일 티셔츠가 젖는 줄도 모르고 뛰어다녔습니다.

 

마침내 강간범이 피해자와 다시 만난다는 첩보를 듣고 그들이 만나기로 한 카페에 잠복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눈앞에 강간범이 나타났고 두 형사가 그를 체포하려던 순간, 강간범이 미리 준비한 흉기에 찔리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에는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후였습니다.

 

[2004.8.1일자 연합뉴스]

 

아내와 자식을 둔 아버지, 곧 결혼을 앞둔 한 남자...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두 형사의 마지막이 그렇게 끝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1일은 두 형사가 떠난 지 10년이 된 날이었습니다.

 

경찰서에서는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추모식을,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과 지금의 강력계를 지키고 있는 형사들은 국립현충원으로 향했습니다.

 

서부경찰서 1층 복도 한쪽에 자리 잡은 두 형사의 추모관,

작은 공간이지만 그들을 기리는 마음만은 크게 기리고 있습니다.

 

 

"영원한 빛으로 기억되리라"  문구 그대로 당신들은 우리의 빛이 되셨습니다.

 

 

 

매미 울음소리가 유독 서럽게 느껴지는 여름날, 단출한 선물을 들고 동료를 만나러 갑니다.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동료의 허망한 죽음은 마치 엊그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항상 생명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범죄현장과 강력계 형사는 불과분의 관계인것 같습니다. 언제라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동료의 부상이나 죽음을 접하면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느껴집니다.

 

" 이 친구야, 잘 지냈는가..."

가족들은 아직 남편이, 아빠가 옆에 있는 것 만 같습니다.

 

 

예전처럼 함께 사진도 찍어 봅니다. 비록 동료의 이름과 함께이지만 아마 그 곳 어딘가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경찰서나, 현충원을 찾지 못하는 동료들을 위해 사이버경찰청<순직경찰관 추모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곳은 아직 그들을 잊지 못한 동료들과 후배들,

남편을 잃은 아내와,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2004년 8월1일 이전에도, 이후에도

아마 대한민국 경찰 역사상 두 경찰관이 한 장소에서 운명을 달리한 사건은  없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을...

다시 만날 그날까지 편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