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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웹툰) 뽈스토리 32화 - 대마

서울경찰 2014. 4. 10. 15:58

 

 

 

 

 

2010.8.23

강원 고성경찰서 원현철 순경

 

안녕하세요 뽈작가님!!

재미나게 보기만 하다가 혹시나 소재가 될 수 있을지 해서 보내봅니다.

 

20106월 어느 날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서국석 경사와 함께 순찰 중이었습니다.

 

서 경사는 수사과에서 근무하다 파출소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평소에 궁금하던 것을 이것저것 묻던 중 대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죠.

제가 실제로 자라는 것을 봤으면 좋겠다고 하자 서 경사는 과거 대마사범과 관련해서 조사했던 곳이 있는데 지금도 혹시 있는지 가보자고 하였습니다.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해 조심스레 예상되는 장소인 숲 사이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때 갑자기 숲 사이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서 경사는 뒤돌아보며 ! 누군가 있는 것 같은데!”라며 동작을 멈추었습니다.

저도 동작을 멈추고 혹시!’하며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제 휴대폰 벨소리 아기공룡 둘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와이프였습니다.

저는 순간 당황해하며 전화를 껐습니다.

아뿔사 튀었겠군..’

너무나 허무한 생각에 와이프를 탓하며 기가 죽어있었죠.

 

잠시 고요가 흐른 뒤 바스락 소리와 함께 크윽! 크윽!” 하는 이상한 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상한 소리를 내는군. 대마에 취한 걸까?’

서 경사와 저는 이상한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소리와 바스락 소리와 함께 제 심장소리도 더욱 커져갔고요.

 

잠시 후.. 한참을 소리 나는 쪽을 살피던 제 눈에 보인 것은 고라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무 사이로 움직이는 고리나 등이었습니다.

(고성에는 고라니가 흔하게 다녀요)

 

저는 긴장이 풀렸고 서 경사에게고라니잖아요. 괜히 놀랐네요.”라며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서 경사는 확실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제게 보냈습니다.

저는 고라니에요. 제가 봤어요.”라며 앞서가던 서 경사에게

수사과 출신이 왜 이러세요~”라며 등을 떠밀었습니다.

 

잠시 후 앞서가던 서 경사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조용하게 말했습니다.

....

 

멧돼지다!!!!!”

 

그러고는 어느새 뒤에서 쫒아오던 저를 지나쳐 우리가 들어오던 곳으로 앞서가더니 걸음은 이미 뜀박질로 변했습니다.

정말로 커다란 멧돼지가 우리를 노려보면서 머리로 땅을 파헤치며 !!크윽!크윽!”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어떻게 그곳에서 뛰어왔는지 아니면 날아왔는지 몰랐습니다.

 

순찰차에 승차한 후 멧돼지가 혹시라도 차를 들이받을까 하는 생각에 당장 그곳을 떠나버렸습니다.

 

제가 본 것은 고리나 등이 아니라 멧돼지 엉덩이였습니다.

그 요란한 벨소리를 듣고도 자리를 지키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죠.

고라니는 사람이 다가가면 당연히 도망갔을 텐데..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아찔했지만 하나의 즐거운(?)추억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서 경사는 제게 그럽니다.

!! 거리는 고라니도 있냐? 고라니 멧돼지도 구분 못하는 너랑.. .갑갑하다!!”

 

마지막으로..

너무 자주 전화하는 우리 와이프 조미영 씨! 필요할 때만 전화줘요~~

그리고 국석 형님! 제가 좋아하는 거 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