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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이야기/현장영웅 소개

망원파출소의 묘(猫)한 경찰관?!

서울경찰 2013. 10. 15. 13:34

망원파출소의 묘(猫)한 경찰관?! 


 서울 한복판 파출소를 제 집 삼아 살고 있다는 고양이가 있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마포경찰서 망원파출소 

 "실례합니다! 여기가 고양이가 있다는......" 

 "헉!" 



 경찰관들은 바삐 움직이고 있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파출소 의자에 앉아 잠을 자고 있습니다.



 낮은 목소리로 "이 녀석이 망원파출소 고양이 망고인가요?" 



 큰 목소리로 "예~ 이 녀석 우리 파출소 고양이 망고(망원파출소 고양이)인데, 낮에는 매일 저렇게 잠만 자요! 큰 소리로 말하셔도 돼요! 안 일어나요!" 



 진짜입니다. 

 망고는 안 일어나도 정말 너무 안 일어납니다! 

 주변에서 경찰관들이 아무리 큰 소리로 떠들고 

 각종 무전기 소리가 윙윙거려도 

 심지어 신고 출동하는 순찰차 사이렌 소리에도 

 한번 잠이 든 망고에게는 모두 자장가로 들리나 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더 이상 기다리면 취재할 수 없을 것 같아 망고를 깨웁니다.

 "일어나! 망고!" 



 고양이 평균 수면시간이 15시간 정도라고 하는데, 

 망원파출소 경찰관들의 말에 따르면 망고는 하루 20시간은 자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것도 파출소 의자에 대(大)자로 누워서...... 



 망고가 파출소에 살림을 꾸린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 6월의 어느 날 저녁 파출소에 한 청년이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한강둔치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고양이랍니다. 


 그 고양이가 바로 망고입니다. 

 당시 태어난 지 한 달 정도된 어린 망고는 배에 커다란 혹이 달려 있었습니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는 망원파출소 이재기 순경은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유기센터에 고양이를 보내 

 보호자나 입양하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된다는 사실에 자신이 망고의 보호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다음날 관내 동물병원에 망고를 데리고 갔습니다. 

 배에 난 혹은 탈장이라는 의사의 소견과 함께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장이 괴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술비용은 50만 원이 넘을 수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망원파출소(소장 나병남 경감) 경찰관들은 망고후원회(?)를 결성했습니다. 


 십시일반 수술비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이런 사연을 알게 된 동물병원 박영욱 수의사가 망고의 수술비를 

 약품값 정도만 받고 해주겠다고 했답니다.^^ 



 이후, 망고후원회에서 모금된 돈은 일부는 수술비로 쓰고 나머지는 

 망고의 사료비로 지출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망고는 건강한 몸을 되찾게 되었고, 

 파출소를 제집 삼아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망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망고와 똑같이 생긴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와 소파에 앉았습니다.

 "어! 재는 누구예요?" 

 "아! 망고꼬붕이요!"

 ('꼬붕'은 '부하'를 일컫는 일본어로 적절치 못한 표현이나, 실제 해당 고양이를 부르고 있는 애칭이니 양해 바랍니다!^^) 


 망고꼬붕은 2주 전에 망원파출소 왔답니다. 

망고꼬붕 역시 망고처럼 유기된 고양이였는데, 아사 직전의 아기 고양이를 망원파출소에 근무하는 장병세 경위가 망고와 똑같이 생겨 파출소로 데리고 왔답니다. 





 망원파출소의 갑은 망고입니다. 


 망고꼬붕은 망고보다 한 달쯤 늦게 태어나고 몇 달 늦게 전입 온 죄(?)로 

 늘 망고의 괴롭힘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파출소 사무실의 긴 쇼파는 망고의 자리, 파출소 창고 차가운 바닥이 망고꼬붕의 자리입니다. 망고꼬붕은 망고가 잠을 자거나 멀리 마실이나 가야 조심스레 사무실로 나온다고 합니다. 



 망원파출소에는 젊은 경찰관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지, 모두들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근무 나가기 전에 망고와 장난도 치고, 

 사비를 털어 고양의 맛난 간식도 사가지고 온다고 합니다. 


 망원파출소 박기덕 팀장에게 망고 때문에 힘든 점은 없냐고 물었더니, 

 가끔 고양이 털이 날려 '저 녀석들 언제 나가려나' 하다가도 하룻저녁 안 보이면 

 '이 녀석들이 진짜 나갔나? 하고 걱정이 된다고 합니다. 


 망고와 망고꼬붕은 목걸이는 차고 있지만 자유롭게 파출소를 드나듭니다. 

 저녁이 되면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하루 정도는 밖에서 외박도 하지만 

 어느새 파출소 긴 의자에 몸을 늘어뜨리고 자고 있습니다. 


 파출소 경찰관들은 그런 망고를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동물병원 박영욱 원장의 말이 고양이의 평균수명은 15년쯤 된다고 하는데, 

 길양이들은 평균 2년 남짓 살다가 죽는다고 합니다. 

각종 전염병과 교통사고 등이 주원인이라고 하네요. 

 망고와 망고꼬붕은 망원파출소 경찰관들의 보살핌으로 고양이의 평균수명만큼은 거뜬히 살 것이라고 귀띔해 줬습니다. 



 미국 속담에 '주인 없는 길고양이와 친구 되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행운도 그 사람을 비껴가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두 마리의 길양이를 따뜻하게 맞이해 준 마포경찰서 망원파출소 이재기 순경과 37명의 경찰관들에게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