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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그리고 서울경찰 - 서부경찰서 편

서울경찰 2022. 10. 18. 09:35

대구서부경찰서, 부산서부경찰서, 인천서부경찰서, 광주서부경찰서, 대전서부경찰서,

일산서부경찰서, 수원서부경찰서, 화성서부경찰서, 용인서부경찰서, 김해서부경찰서,

창원서부경찰서, 제주서부경찰서, 그리고 서울서부경찰서!

 

이렇게 전국에는 서부경찰서가 13개나 존재한답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흔한 이름을 지닌 경찰서라고도 할지 모르지만,

모든 서부경찰서들은 나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경찰관서이지요.

 

오늘은 그중 반백년의 역사를 지닌 서울서부경찰서를 소개할까 합니다.

 

서울, 그리고 서울경찰. 그 열여섯 번째 이야기!

오늘은 은평구와 서부경찰서를 찾아갑니다.

 

 

 

 

 

서부경찰서는 서대문경찰서에서 관할하던 은평구 지역의 인구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1969년 2월 12일 서대문경찰서에서 분서(分署), 현재의 위치*에 개서했습니다.

*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흥로 58, 현재의 청사는 2019년 준공된 것

 

재미있는 사실은 은평경찰서(1991)가 오히려 서부경찰서에서 분리 · 개서한 것인데,

자치구 명칭과 일치하는 은평경찰서가 먼저 개서한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현재 서부경찰서의 관할 구역은 은평구 일부로,

6개 법정동(녹번동, 응암동, 신사동, 증산동, 수색동, 역촌동),

9개 행정동(녹번동, 응암1동, 응암2동, 응암3동, 신사1동, 신사2동, 증산동, 수색동, 역촌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부경찰서는 2개 지구대(신사, 응암)와 3개 파출소(응암3, 녹번, 역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소는 아래 표를 참고해 주세요. ^^

 

 

구분 기관명 주소
경찰서 서부경찰서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흥로 58
지구대 신사지구대 서울특별시 은평구 수색로 261
응암지구대 서울특별시 은평구 은평로 171
파출소 응암3파출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응암로 208
녹번파출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흥로 200
역촌파출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연서로 61

 

 

 

 

 

은평둘레길 탐방은 은평구를 온전하게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은평둘레길은 은평구를 둘러싼 5개 코스에 총 길이 24Km의 걷기 좋은 길로,

봉산, 앵봉산, 이말산, 북한산, 백련산, 불광천의 자연경관을 전부 즐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구간이 완만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숲길로 이루어져 있는데,

곳곳에 이시영, 정지용, 김종철, 이육사 등 시인의 작품이 비치되어 시선을 끕니다.

 

은평둘레길은 고즈넉한 매력이 있습니다.

 

등산로가 아니기 때문에 행락객 대신 인근 주민이 주로 이용하고 있어,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하며 느긋하게 걷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 길인데요.

 

가끔은 이렇게 일상에서 탈출해 특별한 목표나 지향점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그리고 마음 가는 대로 걸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습니다.

 

 

 

 

은평둘레길의 5코스는 불광천에서 끝납니다.

 

불광천은 은평구 불광동에서 시작되어 홍제천과 합류해 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으로,

예전엔 연서천(延曙川), 영서천(迎曙川), 연신내 혹은 까치내라고도 불렀습니다.

 

역촌동이 동쪽 산에 가려져 새벽을 늦게 맞이(연서, 延曙)한 데서 유래했다고 하며,

인조반정* 때 거사에 참여한 장단부사 이서(李曙)가 약속장소인 이곳에 늦게 도착해

능양군(인조)을 기다리게 했다(영서, 迎曙)는데서 비롯되었다고도 합니다.

* 광해군 15년(1623) 서인이 광해군을 축출하고 능양군을 왕으로 옹립한 사건(=계해반정)

 

그런데 불광천은 그 이름과 다르게 불광사(佛光洞)가 있는 불광동이 아닌

신사오거리 인근의 응암동 · 역촌동에서부터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건천인 불광천의 상류 부분을 옛 청계천과 같이 도로로 복개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불광천은 생활하수가 흐르던 도시하천을 깨끗이 정비한 사례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오늘날의 불광천은 대규모 축제가 벌어지고 주민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하는 명소이자

청둥오리, 백로, 왜가리 등 조류의 서식지이자 방문지가 되었습니다.

 

 

 

은평둘레길(4코스)에서 본 녹번동

 

 

오랜 역사를 지닌 서울, 그것도 한성부 성저십리에 포함된 지역이었기에

은평구에는 영서천과 같이 유서 깊은 지명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녹번동 역시 그중 하나로, 한약재 산골(山骨=碌磻, 황철석)이 나는 마을로 유명해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넘어오는 고개를 산골고개, 그 인근을 산골마을이라 불렀는데요.

 

현재는 산골마을 서쪽은 행정구역 상 응암(鷹岩)동*에 속하게 되었고

동쪽 산골마을이 포함되었던 녹번동 지명에 그 흔적이 남았습니다.

* 인접한 백련산의 매 모양 바위에서 온 지명, 매바윗골이라고도 함

 

이외에도 수색(水色, 물과 인연이 깊은 동네)동, 신사(新寺, 새 절이 있던 동네)동,

역촌(驛村, 장기 공무여행시 말이 쉬어갈 수 있는 역이 있던 동네)동 등

서부경찰서 관할 지역에서만도 역사적인 지명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답니다.

 

 

 

 

이처럼 곳곳에 역사를 간직하며 이어져 온 은평구,

은평구 녹번동에는 서울의 역사를 기록하는 서울기록원도 있습니다.

 

서울기록원은 서울시와 시민의 기록 · 기억을 전문적으로 보존 ·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서울과 관련된 온 · 오프라인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문화기관의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2019년 5월 15일 개원한 서울기록원은

합산면적 3,084㎡에 달하는 보존서고에 총 길이 33Km에 이르는 서가를 보유하고 있어,

약 100만여 권/점의 기록을 보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록이 보존되는 공간, 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열람실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역시 건물 2층과 3층의 기획 전시를 보는 것이 제일 재미있습니다.

 

또한, 서울기록원은 건물 내 · 외부에 시민을 위해 개방된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지인과 만나 함께 담소를 나누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기록과 기억의 본질에 맞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증산동의 증산종합시장은 1978년 개설된 역사 깊은 전통시장으로,

100개 이상의 점포와 노점이 입점해 있는 건물형 시장입니다.

 

증산종합시장에 방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실내 전통시장이라는 것인데요.

가로변 중심의 전형적인 전통시장과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거기에 더해 실내임에도 실외와 같은 간판이 붙은 음식점이 있는 것도 눈길을 끄는데,

흰 바탕에 고딕 글꼴의 단촐한 구성은 레트로 느낌을 살렸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다만, 시장 내 점포 자리가 비워진 곳도 있어 안타까웠는데요.

증산종합시장도 수년간의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예전보다 시장의 활기가 줄었다지만 다른 시장에서 느끼기 힘든 매력이 있는 만큼,

다시 많은 분이 증산종합시장을 찾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또 하나의 전통시장 대림골목시장에 가면, 응암동의 명물 감자국거리*가 있습니다.

* 표준어는 '감잣국'이나 본 게시물에서는 '감자국'으로 표기

 

잘 우려낸 돼지 뼈에 감자, 우거지 등을 넣고 끓여낸 서민적인 음식, 감자국.

 

응암동에서 유독 감자탕이 아니라 감자국이라 부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탕'은 올림말이라 보다 서민적인 '국'으로 부른다는 설도 있고,

감자국이 더 오래된 명칭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응암동의 감자국 전문점들은 1980년대 초중반부터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유명세를 탄 감자국에 프랜차이즈점이 속속 등장하며 전국적으로 퍼지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어디를 가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식 감자국이지만,

'원조'의 맛은 그 세월이 담겨 더 각별한 법이지요.

 

독자 여러분도 응암동을 갈 일이 생기면 잊지 말고 찾아보세요!

 

 

 

 

 

서부경찰서 본관 1층에는 '서부경찰 1969'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서부경찰서 개서 후 50여 년의 역사적 기록을 모은 곳인데요.

 

서부경찰서의 연혁과 각종 상장 · 기념패를 포함한 주요 기록을

책자 · 경찰장구 · 기장 및 흉장 등 160여 점의 기증품과 함께 전시해 두었습니다.

 

그중 눈이 가는 곳은 왼쪽 벽면의 순직경찰관 추모 공간입니다.

 

2004년 8월 1일 노고산동에서 범인 검거 중 흉기에 찔려 순직한 심재호 경위와 이재현 경장의

모습이 동판에 조각되어 후배 경찰관들에게 용감한 선배 경찰로서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서부경찰 1969'의 주제는 '주민과 함께 열어 갈 백년경찰의 꿈'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과거나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이웃 속으로 걸어가고자 하는 바람을 뜻한다고 합니다.

 

지나온 반백년처럼 앞으로도 서부경찰서가 이웃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며

'백년경찰의 꿈'을 이뤘으면 합니다.

 

 

은평둘레길(1코스) 편백나무숲 전망대에서 본 은평구의 일출

 

 

증산역에서 시작해 서오릉녹지연결로까지 이어지는 은평둘레길 1코스를 걷다보면

팥배나무군락지 인근에 조성된 편백나무숲 전망대를 만나게 됩니다.

 

깔끔한 나무데크 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선을 돌리면 은평구 전역이 한 눈에 보이고,

동쪽으로 시야가 트여있어 특히 일출을 감상하기에 제격입니다.

 

북한산, 백련산 등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풍경인데요.

 

필자에게 있어서 편백나무숲 전망대의 은평구는

사방을 산이 둘러싸고 그 중심에 불광천이 흐르는 '서울 안의 서울'로 보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