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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에 되찾은 이름 - 서울 성동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

서울경찰 2022. 3. 14. 14:47

 

지난 3월 10일.

서울성동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은 귀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그 손님은 약속 시간보다 무려 2시간이나 일찍 오셨는데요.

기쁨을 감출 수 없어서인지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 손님의 정체는 김○○ 씨.

 

김 씨는 지난 1984년 부모님이 이혼한 이듬해,

양육권을 지니고 있던 시댁에서 양자로 보낸 후 행방불명된 상태로 살아왔습니다.

 

어머니로선 사랑하던 아들과 생이별을 하게 된 셈이었는데요.

당시엔 좋은 집으로 입양 갔다는 말에 남몰래 눈물만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양자로 보내졌던 김 씨는 이름도 바뀐 채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라났는데요.

너무 어린 나이에 맡겨진 터라 본인의 원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실종아동이었던 김 씨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간 어머니를 찾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고 유전자 검사를 여러 차례 진행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어린 나이에 일어난 일이라 수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누구나 체념할 만큼 긴 세월이 흘렀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그대로 묻어둘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김 씨의 어머님이 서울 성동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의 문을 두드리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 씨의 어머니도 아들과 헤어진 후 잊지 못하고 수십 년 동안 행적을 찾았으나,

호적이 바뀐 탓에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는데요.

 

살아생전에 꼭 한번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시도로 경찰을 찾아오셨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성동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도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이라 막막하긴 마찬가지였는데요.

가족들에 대한 탐문 수사도, 병원 진료기록도, 각종 사회보장 시스템에 대한 이용 조회도 소용없었습니다.

 

마지막 희망은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한 유전자 분석!

 

어머니의 유전자를 채취해 아동권리보장원에 분석 의뢰를 맡기고

마음을 졸이며 분석 결과를 기다리던 실종팀원들은

모자 관계 성립 확률 99.9999%라는 회신에 본인 일처럼 기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김 씨는 평생을 찾아 헤매던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경찰서에 왔습니다.

 

어머님께 본인이 자라온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앨범을 챙겨 온 김 씨.

담당 수사관들과 같이 앨범을 펼쳐 사진을 한 장 한 장 짚어가며 설명을 하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신나 보입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 끝에 만난 모자.

37년 만의 만남이지만, 둘은 서로가 그리던 피붙이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감히 누가 두 모자의 심정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자리를 함께한 모두는 할 말도 잃은 채

앞으로 그들에게 행복한 일만 일어나길 한마음으로 기원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실종사건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만나야만 하는 사람은 꼭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서울경찰이 더욱 노력하고 보다 세심하게 다가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