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침묵 "으읍!" 얼마나 된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오래된 음식물 쓰레기와 어지럽혀진 방바닥. 할아버지는 그 한가운데 침대 아래에 누워있었습니다. 몸을 일으킬 기력조차 없는 할아버지는 깊이 팬 눈동자를 가까스로 움직여 임복기 경위를 바라보았습니다. 순간 할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는 듯했습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조용하시네...." 지난 27일 오후 12시 30분경. 아랫집에 사시는 아주머니는 아무래도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어제만 해도 윗집 할아버지의 걷는 소리, 물 트는 소리 하나하나가 거슬릴 만큼이나 잘 들렸었는데 유난히도 조용한 오늘입니다. 평소 지병이 있어 바깥출입도 거의 없다시피 하셨던 분인데. 덜컥 겁이 난 아주머니는 조심히 위층으로 올라가 벨을 눌러보고 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