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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이야기/현장영웅 소개

의사와 제약회사의 은밀한 거래

서울경찰 2014. 9. 15. 18:14

의사와 제약회사의 은밀한 거래
- 병ㆍ의원 의사들에게 리베이트 제공한 제약사 대표 등 13명 검거-

 

여러분은 약국에서 약을 살 때 뭐라고 얘길 하나요?
“두통약 주세요”, “위장약 주세요”라는 분들도 있지만
“펜0 주세요”, “타000 주세요”라고 직접 특정 제약회사의 제품을 달라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저도 제가 선호하는 제품이 있고 만일 그 약국에서 팔지 않는다면 다른 약국으로 가야하는 불편함도 감수하죠.

 

하지만 병원에서 처방을 받을 땐 다릅니다.
우리에겐 제품 선택권이 없죠.
그저 의사가 처방해준 약을 구매하게 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제약회사에서는 최종소비자인 일반인들보다는 중간판매자라 할 수 있는 의사에게 집중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제약회사는 불법 마케팅, 소위 ‘리베이트 제공’ 작전도 펼치는데요.
최근 병ㆍ의원 의사들에게 9억 원 이상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 대표와 이를 수수한 의사들이 경찰에 검거되었다고 합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의약품 처방, 구매 등의 대가로 전국에 있는 120개소 병원 의사들을 상대로 9억 4,000만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A제약회사 대표 안 모 씨(56) 등 2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료원 의사 박 모 씨(51) 등 11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였습니다.


안 씨 등은 A회사의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약 1,692회에 걸쳐 무려 9억 4,000만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박 씨(51세) 등 11명은 8,6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수수하였습니다.

 

A제약회사는 지난 2011년에도 리베이트 사실이 적발되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7억 6,300만원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합니다.


안 씨는 조금의 뉘우침도 없이 바로 범행수법을 바꿔 지속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해 왔는데요.
기존 수법이 의사들에게 상품권을 직접적으로 지급하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수법은 바로 ‘제품설명회 가장하기’입니다.

 

 

약사법에서는 제약사에서 의약품에 대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개최하는 제품설명회의 경우 의사 1인당 10만원 이내의 식ㆍ음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약사법 시행규칙 [별표2]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등의 범위
<제품 설명회 >
가. 사업자가 국내에서 여러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그 사업자의 의약품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주최하는 제품설명회에 참석한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ㆍ약사 및 한약사(이하 이 표에서 "의사등" 이라 한다)에게 제공하는 실제 비용의 교통비, 5만원 이하의 기념품, 숙박, 식음료(세금 및 봉사료를 제외한 금액이 1회당 10만원 이하인 경우로 한정한다)

 

안 씨는 이러한 제도를 악용했습니다.
한마디로 제품설명회를 개최하지도 않았으면서 개최했다고 한 거죠.
개최 비용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법인카드를 이용해서 의사들의 회식비를 대납하거나 카드깡을 통해 현금, 상품권 등을 지급했습니다.

 

 

< 리베이트 제공 관련 서류>

 

한 영업사원의 품의서 내용을 볼까요?

 


‘개별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아래와 같이 진행을 하고자 합니다’ 라며 60만 원을 청구했네요.
물론 의료기관을 방문한 적도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적도 없습니다.
의사들의 회식비를 대준 후 청구한 금액입니다.


일부 의사들이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품. 예를 들어 냉장고, 노트북, 스포츠 용품 등을 요구하면 판촉물 등을 구입한 것처럼 비용처리를 해서 제공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장보은 경감은
제약사는 리베이트가 영업활동의 일부라고 인식하고 있고, 의사들은 의약품 리베이트가 불법이라는 인식이 미흡한 점에 무척 안타까워했습니다.

 

이런 불공정한 리베이트 관행으로 그 비용은 고스란히 약값에 반영되고,
결국 소비자인 우리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되겠죠?

 

제약회사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도 이번 기회로 깊이 반성하고 돈보다는 시민들의 건강을 생각하길 빕니다.

 

이런 리베이트 악순환을 근절하기 위해
광역수사대는 오늘도 달립니다!!